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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확행 라이프

4인의 조금은 특별한 청춘단상

꽃게 많이 잡는
어업인에서

전문 경영인으로
성장한 봉국 씨

동이 트지 않은 깜깜한 새벽. 가을 꽃게 철을 맞아 분주히 조업을 준비하는 배들 사이로 얼굴이 까맣게 그을린 이봉국 씨가 조업 준비에 여념이 없다. ‘바다의 신선함을 당신의 집까지 가장 빠르고 가장 신선하게’를 모토로 직접 어획한 수산물을 소비자에게 바로 판매하기 위해 오늘도 바다로 나선 봉국 씨의 눈부신 성장에 대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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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장’ 가력도항 전체 어획량 1위

‘길 떠나는 나그네, 꽃게는 쳐다도 보지 말라’는 속담처럼 꽃게의 계절이 돌아왔다. 풍어를 맞아 부안 앞바다에 꽃을 피운 꽃게를 잡기 위해 봉국 씨가 바다로 전진한다.

“1년에 꽃게를 잡는 건 5개월뿐이에요. 다른 어종도 잡긴 하지만 봄과 가을에는 꽃게의 비율이 절대적이죠. 보통 여름 두 달 동안 시행하는 금어기와 꽃게들이 심해로 내려가는 어한기를 제외하고는 연간 180일 동안 꽃게 조업이 이루어져요.”

귀어 5년 차 봉국 씨가 2.97톤 규모의 꽃게잡이 배를 이끌고 남들보다 더 먼 바다로 나간다. 먼바다로 나가는 이유는 꽃게의 품질을 위해서란다. 그렇게 잡은 하루 꽃게 어획량은 300kg. 한평생 바다에서 살아온 다른 선장들에 비해 많이 서툴지만 봉국 씨는 다양한 시도를 하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아 이제는 제법 꽃게 많이 잡는 배로 소문이 났다.

“2018년 봄 1.99톤 배를 임대해 꽃게를 잡기 시작했어요. 주변 어르신들에게 배운 옛날식 방법으로 꽃게를 잡았죠. 그런데 생각보다 어획량이 너무 적더라고요. 이건 아니다 싶어 2019년 2.97톤짜리 새 어선을 건조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며 나만의 방식을 찾았어요.”

봉국 씨가 하는 어업은 ‘연안자망’ 방식으로 전날 투망하고 다음 날 그물을 건져 올리는 방식이다. 그렇게 새로운 어장을 개척하고, 언제 새 그물을 설치하고 어느 때 헌 그물을 설치해야 하는지 깨우치며 자신만의 기술을 터득한 봉국 씨는 2020년 가력도항 전체 어획량 1위를 차지했다. 초보 딱지를 떼고 어엿한 전문 어업인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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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부터 판매까지 6차 산업 라인업 완성

그물을 걷어 올린 봉국 씨가 딸려 온 꽃게들을 하나하나 떼어내 손질을 시작한다. 꽃게가 서로를 공격하다 상처가 나면 상품 가치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제일 먼저 집게발을 잘라내야 한다고. 그렇게 손질을 마친 후 휘민호는 오후 3시가 되어서야 격포항에 입항했다. 꼬박 10시간 가까이 바다에 있었던 것이다. 이제 조금 쉬나 했더니 아니다. 선별장으로 이동해 바로 얼음과 아이스팩으로 포장해 고객에게 보낼 택배 작업을 마친다. 봉국 씨는 귀어 전부터 ‘어선어업(1차)–가공(2차)-유통(3차)’에 이르는 6차 산업을 꿈꿨고 5년도 안 되어 라인업을 완성했다. 직접 고기를 잡아서, 가공하고, 유통과 서비스까지 책임지는 것이다.

“가공시설에서는 꽃게는 물론이고 갑오징어 같은 해산물도 다루고 있어요. 지금 마트에서 파는 오징어를 보시면 대부분이 다 외국산이에요. 저는 우리 바다에서 제 손으로 잡은 수산물을 고객이 집에서 팩으로 받아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싶었어요. 특히 손질까지 다 되어 있어 간편하게 드실 수 있도록 판매하고 있죠.”

봉국 씨의 자사몰 ‘봉선장’에서는 ‘바담은’ 양념게장, 참소라장, 알배기 간장게장, 손질한 갑오징어 등이 판매된다. 재구매율이 높은 봉국 씨의 제품은 꾸준히 매출이 늘어가며 올해만 연 매출 20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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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어 5년, 이제 전문 경영인으로 발돋움

5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성공적으로 어촌에 정착한 봉국 씨는 2019년에 후계경영인으로 지정됐으며 올해는 우수수산업경영인으로 지정됐다. 이렇게 빠르게 우수수산업경영인이 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한다. 어민에서 전문 경영인으로 성장한 봉국 씨는 ‘봉봉이네수산협동조합’을 더 큰 회사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토대로 청년들이 어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기술과 교육 등을 지원하고 싶다고.

“귀어하면서 힘들었던 것은 귀어 초기에 소득과 어업 기술을 터득하는 문제였어요. 귀어를 위한 자금은 다양한 정부지원사업을 통해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지만 어업 기술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 직접 가르치는 것이 필요합니다.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어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기술을 지원하고 싶어요.”

또한 봉국 씨는 부안군 일대로 귀어하는 청년들로부터 수산물을 매입하거나 봉선장이 운영하는 쇼핑몰을 통해 판매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선배 귀어인으로 청년들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직장생활하며 보낸 10년의 세월을 뒤로하고, 인생 항로를 바꿔 2017년 전북 부안 격포항으로 귀어한 이봉국 씨.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봉국 씨의 성장은 눈부시기만 하다. 바람이 차갑게 불던 올해 2월, ‘봉봉이네수산협동조합’ 수산물 가공공장을 이제 막 설립해 운영하던 봉국 씨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전진한다. 그의 꿈은 그를 품은 바다처럼 넓고 깊다. 무엇이든 걷어 올릴 수 있는 무한대로 펼쳐진 그의 꿈은 이제 다시 시작이다.

올해를 돌아보며 내년의 나에게

“언제나 가장 잘 할 수 있고 가장 자신 있는 것은 끈기와 도전이었다. 이런 마음으로 5년을 버텼고 나 자신도 놀랄 만큼 성장했다. 올해가 정말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회사의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는 만큼 ‘봉봉이네수산협동조합’을 잘 운영해 귀어를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힘이 되는 경영인이 되고 싶다. 함께 꿈을 꾸고 함께 성장해 함께 잘 사는 ‘봉봉이네수산협동조합’을 기대해 달라.

이선영 사진 홍승진 영상 전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