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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확행 라이프

귀농, 그 오해와 편견

그래도, 그럼에도

유기농

그래도팜 원승현 씨

농업·어업·식품 산업 전반에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현재, 그래도팜 농장은 ‘땅을 살리는 농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 땅과 건강한 먹거리를 지켜야 한다는 신념으로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땅을 살려 친환경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그래도팜 농장의 원승현 씨를 만나 보았다.

브랜딩을 만난 유기농법

강원도 영월군의 평범한 농촌 길을 지나 골목 안으로 400m쯤 걸어 들어가면 탄성이 나온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전혀 다른 분위기의 공간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농장 너머로 깔끔한 흰색과 싱그러운 주황색이 어우러진 건물이 나온다. 친환경 유기농 토마토 농장 ‘그래도팜’과 그래도팜의 소비자 경험 브랜드 ‘Tomarrow(토마로우)’다.

그래도팜 원승현 씨의 아버지인 원건희 씨는 1983년, 유기농·친환경이라는 말조차 낯설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유기농법을 고집스럽게 이어오고 있다. 강원도 영월에서 40년간 농사를 짓는 동안 강산은 수차례 옷을 바꿔 입었지만 유기농 농사를 짓는 아버지의 뚝심만은 변하지 않았다. 그렇게 아버지 뒤를 이어 유기농으로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원승현 씨는 “유기농이라고 하면 약을 치지 않으면서 농사를 짓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근본적으로 땅을 살리는 농업”이라며 의미를 강조했다. 브랜드 디자이너로 일하던 그가 어쩌다 토양을 살리는 농사를 짓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부모님이 하고 계시던 농장의 브랜드를 하나 만들어 드려야겠다는 생각에 부모님을 인터뷰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인터뷰에서 나온 내용들이 너무 생소하고 의미 있게 다가왔죠. 아버지가 유기농을 고집하는 이유와 그리 했을 때 농산물의 차이까지 전부 브랜드 가치로 다가왔어요. 무엇보다 아버지가 재배한 토마토는 풍미가 남달랐어요. 경쟁력이 있다고 확신했죠.”

그렇게 아버지가 있는 영월로 귀농해 ‘그래도 사람이 먹을 음식인데’ ‘그래도 해봐야지’를 되뇌며 유기농을 고집하던 아버지의 철학을 담아 ‘그래도팜’이라는 농장의 브랜드를 만들었다.

사진
소비자와 만들어 가는 브랜드 가치

그래도팜의 대표 작물은 대추방울토마토 ‘기토’이다. 특별한 홍보가 없어도 이름있는 셰프와 입맛 까다로운 소비자들은 ‘그래도팜’의 ‘기토’를 기가 막히게 찾아온다. ‘기토’를 먹어본 사람들은 이름에 대해서도 저마다의 해석을 쏟아낸다.

“제 토마토를 맛본 고객들이 ‘기똥차게 맛있다’ ‘맛이 기가 막히다’ ‘기적 같은 맛이다’라고 하세요. 어떤 분들은 ‘기다려서 먹는 토마토’라고도 하시고요. 이런 소비자의 후기에서 착안해 ‘기토’라는 브랜드를 만들었죠.”

‘기름진 토양에서 기발한 기술로 기차게 자란, 기막힌 향과 기똥찬 맛을 가진 기적의 토마토’란 뜻이 담긴 브랜드 ‘기토’는 지난 수십 년간 일궈온 땅의 기록이자 결실이다. 원승현 씨는 비옥한 땅에서 맛있는 토마토가 자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토양이 건강하지 못하면 영양을 공급해도 뿌리에서 양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시간을 들여 땅을 살리는 모든 일이 농부의 역할이자 의무라고 강조한다. 그래도팜 농장에선 참나무 부산물인 수피와 미강, 미생물 등을 투입해 숙성 발효한 퇴비로 땅을 살린다. 이처럼 어렵고 힘든 길을 가는 이유는 건강해진 땅에서 자란 유기농산물은 건강하고, 안전하기 때문이다.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서는 토양에 대한 이해와 학습, 투자와 다양한 시도가 필요해요. 땅이 망가지면 농업을 지속할 수 없어요. 품종이 사라지면 땅이 있어도 재배할 수 없고요. 이런 기본 원리를 바탕으로 환경을 살리는 농업을 이어가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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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내일의 토마토

원승현 씨가 운영하고 있는 농장 면적은 400평 정도. 특히 승현 씨가 도입한 ‘에어룸 토마토’는 씨를 직접 받고 화학 비료 등을 쓰지 않아 ‘착한 과일’로 유명하며 크기와 맛이 균일한 하이브리드F1 종자 토마토와 달리 각양각색의 모양과 맛을 보여준다.

“청년 농업인들에게 강의를 하러 다닐 때 ‘부모가 가꿔놓은 땅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농사를 시작하면 좋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요. 저에게도 중요한 이슈로 다가왔어요. 그 해답을 찾고 싶어 아버지로부터 독립해 땅을 구입한 뒤 2018년 창업농인이 되었죠. 특히 단순히 친환경 농가를 꾸리는 게 아니라 나만의 품종을 찾기 위해 노력했어요.”

농부라고 농사만 짓는 것이 아니다. 승현 씨는 자신의 직업을 ‘브랜드 파머’라고 부르며 농사철에는 농사에 집중하고 남은 시간에는 브랜드 기획 일을 하고 있다. 그 이름에 맞게 그래도팜에서는 땅과 농사, 소비자가 선순환을 이룰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래도팜의 소비자 경험 브랜드 ‘토마로우 인사이트 트립’이 그것이다. 지속 가능성을 상징하는 내일의 의미를 담은 ‘Tomorrow’와 다양한 토마토를 상징하는 ‘Tomato’ 두 단어의 합성어로 이루어진 토마로우에서 펼쳐지는 ‘인사이트 트립’은 다양한 에어룸 토마토에 대해 배우고, 직접 맛보며 또 이를 활용해 나만의 피자까지 만들어볼 수 있다.

“그래도팜 토마로우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통해 소비자들이 땅의 소중함과 유기농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농부와 농업에 대한 가치를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농민은 땅을 살리고, 살아 있는 땅은 농작물을 이롭게 키우며, 이롭게 자란 농작물은 사람을 건강하게 살린다’는 아버지의 말씀에 따라 ‘그래도’ 가치를 지켜가고 있는 원승현 씨. 우리의 땅을 지키기 위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이어가기 위한 용기 있는 걸음이다.

원승현 씨의 귀농 귀띔

근본적으로 땅을 살리는 농업을 해야합니다. 건강해진 땅에서 자란 유기농산물은 건강하고, 안전합니다. 시간을 들여 땅을 살리는 모든 일이 농부의 역할이자 의무입니다.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서는 토양에 대한 이해와 학습, 투자와 다양한 시도가 필요합니다. 기본 원리를 바탕으로 환경을 살리는 농업을 이어가야 합니다.

그래도팜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서강로 159-26

010-3457-6289

www.tomarrow.com

이봄 사진 홍승진 영상 전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