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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비우고

행복어 사전

도리깨

보리·콩·깨·조 등 곡식의 이삭이나 껍질을 두드려 그 속에 있는 알곡을 떨어내는 데 사용하는 탈곡 연장을 말한다.

도리깨는 나무로 만든 타작용 농기구입니다. 예부터 곡식을 두드려 알갱이를 떨어내는 데 사용했습니다. 도리깨는 인간이 사용한 가장 오래된 농기구 중 하나로 꼽히며 약 5000년이 넘도록 사용했다고 전해집니다. 첫 도리깨가 언제부터 유래했는지 명확하지는 않습니다만, 고대 이집트에서도 사용됐다고 합니다. 이집트에서 도리깨는 왕조의 상징으로 사용돼 권력의 징표이자, 무기의 역할도 지녔습니다. 우리나라는 15세기 이전부터 사용했다고 전해집니다. 오랜 시간만큼 도리깨의 이름은 여러 가지입니다. 고로, 연가, 도리, 도리편, 도루깨, 돌깨, 도깨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타작 시기가 되면 농촌 곳곳에서 도리깨질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도리깨는 기름한 작대기나 대나무 끝에 구멍을 뚫어 꼭지를 박아 돌아가게끔 만듭니다. 끝에는 약 1m쯤 되는 가늘고 긴 나뭇가지인 휘추리 서너 개를 나란히 잡아맨 형태로 공중에서 흔들면 휘추리가 돌아갑니다. 추수한 곡식을 바닥에 놓고 두 손을 이용해 도리깨를 어깨 너머로 넘기고 돌리면서, 위에서 아래로 휘둘러 가며 내리치면 곡식의 껍질이 벗겨지면서 낟알이 걸러지게 됩니다.

도리깨질은 생각보다 쉽지가 않습니다. 혼자서 하기엔 작업이 힘들기 때문에 예부터 보통 서넛이서 함께 했습니다. 주로 한 사람은 메기고 다른 두어 명은 도리깨질로 곡식을 두드리는 협동 작업을 했습니다. 함께하는 즐거움은 삶을 생기 있게 만듭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는 위로하고 격려하며, 서로를 보듬고 품으며 기운을 채워 줍니다. 9월,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의 초입에 들어섰습니다. 일년 내내 자란 곡식과 열매를 수확해 소중히 거둘 때이기도 합니다. 풍성한 계절처럼,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는 든든한 존재로 밀도 있는 관계가 되길 바라봅니다.

정수희 일러스트 권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