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터절기로 읽는 농어촌

소한(小寒)
한파 대비하고 영농 계획 세우는 시기

대한이 놀러 왔다가 얼어 죽는다는 소한.
새해에 맞는 첫 절기이자 ‘정초한파’라 불리는 강추위가 집중되는 시기로,
추위에 대비하고 한 해 농사 계획을 세우는 시기다.
글 이정은 | 참고 도서 <한국세시풍속사전>(국립민속박물관)
대한보다 더 추운 소한
소한(小寒)은 24절기 중 스물세 번째 절기로, 양력으로 새해에 맞는 첫 절기이기도 하다. 동지(冬至)와 대한(大寒) 사이에 들며, 양력으로는 1월 5일 전후에 해당한다. 2024년에는 1월 6일이다. 소한이라는 이름은 겨울 한기가 조금씩 가라앉는다는 뜻으로, 대한보다는 추위가 약해진다는 의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소한이 대한보다 더 춥다. 정초한파(正初寒波)라 불리는 강추위가 몰려오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소한이 대한보다 더 추울까? 24절기는 우리나라가 아니라 중국 황하 유역을 기준으로 정해졌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 옛날 중국 사람들은 소한부터 대한까지 15일간 5일씩 끊어 3후(候)로 나누었다. 초후(初候)에는 기러기가 북으로 날아가고, 중후(中候)에는 까치가 집을 짓기 시작하며, 말후(末候)에는 꿩이 운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1년 중 가장 추운 시기에 소한이 들어 있어 대한보다 추운 것이다. 그래서 ‘대한이 소한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소한 추위는 맵다. 그러나 추위를 이겨냄으로써 그 어떤 역경도 감내하고자 했기에 ‘소한 추위는 꾸어다가도 한다’라고도 했다.
농사가 주 산업이던 우리나라에서 절기는 농사 시기를 알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우리 조상들은 소한부터 입춘 전까지 혹한기에 대비해 음식과 각종 필요한 물품 등을 미리 준비했다. 특히 눈이 많이 내리는 산간 지방에서는 외출이 어려우니 땔감과 음식을 충분히 준비하던 풍습이 있다. 한파가 계속되기 때문에 소한에는 따뜻한 음식을 먹었다. 특히 쌀·콩·밀·찹쌀·보리·삶은 달걀·소금 등으로 만든 ‘소한죽’을 먹었는데, 이 죽을 먹으면 한 해 동안 건강하고 풍요롭게 살 수 있다고 믿었다.
소한에 준비하는 농사
소한은 봄 농사를 준비하는 절기이므로 이 시기에 영농 교육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영농 교육을 통해 영농 설계와 영농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감자와 고구마 종자를 보관하고 있다면 얼지 않게 철저히 관리하고, 남부 지방의 경우는 일찍 심을 고구마 모종을 준비한다. 또 옥수수 종자와 자재를 준비해놓고, 논보리를 재배하는 곳은 눈이 내린 다음 갑자기 찾아오는 추위에 냉해 입는 것을 대비해 물이 잘 빠지도록 배수로를 정비한다. 시설 원예는 비닐하우스의 보온력과 함께 난방기를 정비해 에너지 효율을 높여 난방비 절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 하우스 주변 배수로를 정비해 눈이 녹아내릴 때 배수가 잘되도록 대비한다.
축산의 경우 조류인플루엔자와 구제역 등 전염병으로부터 감염되지 않도록 방제를 철저히 한다. 약용작물은 재배사 보온 시설 보완 등 월동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우리 조상들은 소한부터
입춘 전까지 혹한기에 대비해
음식과 각종 필요한 물품 등을
미리 준비했다.”
소한 농사력
식용작물 ㆍ새해 영농 설계 교육 참가
ㆍ새해 영농 계획 수립
ㆍ영농 자재 소요량 파악 및 구입
ㆍ지역에 맞는 고품질 품종 종자 확보
ㆍ모래논 찰흙 객토
ㆍ보리밭 동해 예방
ㆍ밭작물 우량 종자 자율 교환
ㆍ감자·고구마 저장고 온습도 관리
*감자: 3~4℃, 80~85%
*고구마: 12~15℃, 90~95%
원예작물 ㆍ촉성 재배 하우스 관리 및 반촉성 재배용 못자리 설치
ㆍ시설 환경 관리 개선으로 난방비 절감
ㆍ강풍·폭설·저온 대비 시설 및 작물 관리
ㆍ과일 저장고 관리 및 선별 출하
ㆍ포도 시설 재배 하우스 관리
ㆍ폭설 대비 과원 방조망 걷어두기
ㆍ시설 화훼 보온 관리 및 병해충 방제
축산

특용작물
ㆍ축산 연간 경영 설계
ㆍ조류인플루엔자 차단 방역과 가축 전염병 예방
ㆍ닭의 점등 관리 상태 점검·임신 가축 비타민·광물질 첨가
ㆍ대설 대비 축사 시설 정비 및 보온 관리
ㆍ약용작물 월동 관리
ㆍ버섯 재배사 단열 시설 보완
농기계

생활 자원
ㆍ보관 중인 농기계 점검
ㆍ연료나 오일이 새는지 살펴보기
ㆍ장기 보관 농기계는 시동 걸어 배터리 재충전
ㆍ농기계 냉각수를 빼거나 부동액 주입 확인
ㆍ새해 생활 설계
ㆍ지난해 영농 가계부 진단
ㆍ수입·지출 계획 수립
ㆍ폭설 등 재해 대비 철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