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터미래의 발견

100년 뒤를 내다본 작은 마을
가와바의 비밀

마을 인구가 3,100명뿐인 일본의 작은 산골 마을 가와바.
유명 관광지도, 100년 이상 된 맛집도 없는 이 마을에 25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이유.
글 제민주 | 사진 가와바무라 홈페이지
“안 온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오는 사람은 없다”
일본 도쿄에서 기차로 2시간 정도 떨어진 일본의 전형적인 산촌 가와바(川場). 별다른 자원도 없고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이 시골 마을에 매년 25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심지어 재방문하는 사람이 절반이나 되기에 이 마을 사람들은 “가와바에 안 온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오는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지역 소멸을 걱정하는 이 시대에 가와바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가와바는 농업과 관광을 결합한 사업을 추진한다는 점에서는 다른 지역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마을 기업 ‘전원 플라자’를 중심으로 지역 특산물을 파는 파머스 마켓, 지역 농산물로 만든 음식을 내는 식당, 빵·치즈·요구르트·수제 맥주 생산 공장 등이 들어서 있다. 전원 플라자는 국도 변에 위치한 일본 전체 1,450개 휴게소 중에서 방문객이 가장 선호하는 휴게소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원 플라자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생산한다. 특히 지역 특산물의 가치를 높여 이 지역에서만 살 수 있는 고급 상품, 수출 상품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아예 특산물을 기획할 때부터 어디에도 없는 제품을 추구했기에 이제는 도쿄에서 가장 번화한 긴자의 백화점 식품 코너에도 가와바 치즈가 유통되고 있다.
마을 기업 ‘전원 플라자’를 중심으로 지역 특산물을 파는 파머스 마켓, 지역 농산물을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식당, 빵·치즈·요구르트·수제 맥주 생산 공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농업+관광=100년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
이곳이 다른 지역과 크게 다른 점은 4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도시와 관계 맺기 사업이다. 가와바는 1981년 도쿄에서도 부촌으로 알려진 세타가야구와 ‘제2의 고향 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가장 눈에 띄는 프로젝트는 세타가야 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들의 농촌 체험 이동 교실이다. 세타가야구 내 61개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5학년이 되면 2박 3일 동안 가와바에서 농촌 체험 활동을 한다. 학교 수업의 정규 과정에 포함되어 세타가야구 5학년생 6,000여 명이 대부분 참여한다.
마을이 발전하면서 가와바에는 전원 플라자, 고향공사 등을 비롯해 다양한 일자리가 많아져 청년들이 마을로 돌아왔다. 청년들이 들어오니 신생아 출산율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처럼 농업과 관광의 융합, 도농 교류에 기반한 가와바 마을의 프로젝트는 소멸될 위기에 처한 지역 마을을 살린 대표적 사례다. 민간 혁신 프로세스와 디자인 역량을 과감히 도입한 관의 결단력과 직원 150명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새로운 공간 경험. 앞으로 가와바 마을의 100년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를 지켜보는 일도 흥미로울 것이다.
가와바는 청년들이 마을로 들어오면서 신생아 출산도 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