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터미래의 발견

그린 투어리즘으로 농촌의 미래를 열다 프랑스 오통마을

지속 가능한 농촌의 대안으로 떠오른 그린 투어리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프랑스의 생태마을로 유명한 오통마을이다.
글 이인철 사진 오통마을
승마 체험 중인 어린이들
마을에서 수확한 농산물로 만든 음식
주민은 300명 남짓, 방문객은 6만 명 넘어
프랑스 파리에서 차로 2시간여를 가면 노르망디의 서정적인 농촌 풍경이 펼쳐진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노르망디상륙작전으로 유명한 이 지역에 오통(Le Tilleul Othon)마을이 있다. 이 마을은 1050년 무렵 생성됐고, 천혜의 자연환경에 전형적인 노르망디 전통 양식 농가들이 어우러져 프랑스 농촌 사회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주민이 380명 남짓한 작은 시골 마을이지만, 이 마을을 찾는 방문객은 연간 6만 명이 넘는다. 이렇게 많은 방문객이 찾아오는 비결은 바로 그린 투어리즘이다.
녹색 관광으로도 불리는 그린 투어리즘은 농촌의 자연경관과 전통문화, 생활 체험을 매개로 도시민과 농촌 주민 간 교류 형태로 추진되는 체류형 여가 활동을 말한다. 프랑스 정부의 도농 상생 정책이기도 하다. 프랑스도 우리처럼 농촌 공동화현상을 겪으며 농촌이 위기에 몰리자,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농촌 관광을 정책적으로 추진했다. 도시민은 농촌 체험 활동을 통해 쉼을 얻고, 농촌 주민은 체험 관광을 통해 소득을 얻는 상생 정책의 일환이었다. 이를 위해 프랑스 정부는 학생들의 농촌 체험을 의무화하며 그린 투어리즘을 적극 지원했다.
오통마을은 농촌 체험으로 유명하다.
가족·어린이 체험으로 한정, 농촌다움과 자연을 교육
이 마을의 그린 투어리즘 방식을 보자. 오통마을에는 ‘농민적 환대’란 뜻의 ‘아쾨유 페이장(Acceuil Paysan)’이란 농가가 있다. 아쾨유 페이장은 농촌 교육 체험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곳으로, 프랑스 전역에 400여 곳이 있다. 오통마을도 이들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다른 지역과 차별점은 개인의 재미보다 공익적 측면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도시민에게 농촌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 미래를 위해 꼭 지켜야 할 삶의 터전임을 일깨워준다. 오통마을의 체험 프로그램이 가족과 어린이로 한정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체험 프로그램은 농촌과 자연, 생태적 삶에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유치원·초등학교 교사들과 공동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만든다. 빵 만들기, 버터 만들기, 곤충채집, 승마, 캠핑 등 모든 프로그램은 오통마을의 자원을 활용한다. 지역 자원을 활용해 어린이들이 ‘농촌’과 ‘자연’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오통마을에서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체험 활동은 토끼, 염소, 햄스터 등 다양한 동물과의 만남이다. 이 역시 어린이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담겨 있다. 사람의 손길이 닿아도 위험하지 않은 동물을 마을 곳곳에 배치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동물과 교감할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다. 마을의 특성을 살리고 체험 활동 대상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한 노력 덕에 오통마을은 프랑스 그린 투어리즘의 대표적 마을이 됐다. 특히 프랑스 학생들의 농촌 체험 마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마을의 성공 사례에서 힌트를 얻기 위해 전 세계 농어촌 정책 관계자들이 찾아오기도 한다. 마을 전체를 자연 체험장, 생태 체험장으로 활용해 도시인에게 자연과 농촌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오통마을의 사례에서 농촌의 미래, 지속 가능한 농촌 모델의 힌트를 얻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염소, 닭, 토끼 등 다양한 동물 체험을 할 수 있다.
마을 전체가 자연 체험장인 오통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