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터미래의 발견

농촌 여행의 로망이탈리아 토스카나

이탈리아의 보석 같은 여행지 토스카나. 아름답고 평화로운 농촌 풍경이
펼쳐지는 곳으로 농촌에서 즐기는 힐링 여행, 그린 투어리즘의 대표적 장소다.
한때 소멸 위기를 겪던 이 마을은 어떻게 세계적 여행지가 됐을까?
글 임산하
평화로운 모습의 토스카나
포도밭 앞에서 이탈리아 가정식을 맛보는 여행객들
소규모 농가를 살린 아그리투리스모
드넓은 평원 사이로 사이프러스나무가 줄지어 있어 목가적 풍경을 자아내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이탈리아 중서부에 자리한 이곳은 세계적인 와인 생산지답게 포도밭이 끝없이 펼쳐지고, 어디를 가나 올리브나무를 만날 수 있어 평화로운 농가 모습을 보여준다. 발길 닿는 곳마다 고요한 전원의 향기가 풍겨오기 때문에 특히 도시의 소음에 지친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다.
토스카나를 매력적인 여행지로 만든 것은 바로 ‘농가 민박’이다. 농가 민박은 ‘아그리투리스모(Agriturismo)’라고 불리는데, 이는 농업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아그리콜투라(Agricoltura)’와 관광을 뜻하는 ‘투리스모(Turismo)’의 합성어다. 단순히 농가에서 하룻밤 보내는 것뿐 아니라 포도 농장, 올리브 농장에서 농촌 체험을 하거나 직접 재배한 식재료로 요리한 가정식을 맛보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한적한 농촌 생활을 만끽할 수 있어 인기지만, 아그리투리스모가 자리를 잡기 전 토스카나에는 위기가 있었다. 농업의 기계화로 전통 방식을 고수하던 농민들이 경쟁력을 상실해 도시로 이주하는 상황이 반복된 것. 이에 이탈리아 정부는 소규모 농가를 살리는 방안을 내세워, 오래된 농가를 숙소로 개조하는 농가 민박을 지원했다. 아그리투리스모는 농민들에게 농업 생산 외 수익을 가져다줘 농촌 소멸을 막는 데 도움을 주었다.
농촌 민박과 함께하는 와이너리 투어
마을 주민들이 생산하는 기념품
전통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농촌 민박 실내
와이너리 투어로 아그리투리스모를 발전시키다
사실 아그리투리스모는 이탈리아 전역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여행 방법이다. 그런데 ‘아그리투리스모=토스카나’라고 공식처럼 불리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단순히 아그리투리스모가 토스카나에서 시작되었고, 이곳의 자연환경이 농촌 체험에 적격이었다는 점 때문만이 아니다. 여기에는 마을 주민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이탈리아 2대 와인 산지 중 하나인 토스카나에는 여전히 전통 방식으로 와인을 생산하는 작은 농가가 많다. 이들은 대대로 이어온 가문의 노하우를 지키는 데 앞장서며, 아그리투리스모에 와이너리 투어를 접목했다. 주민들이 직접 투어를 진행해 와인의 역사와 주조 과정 등을 설명하고 지하 저장고도 소개한다. 주민들의 노력은 더 많은 여행객을 불러왔고, 농가 생산품 직거래와 마을 일자리 창출로 지역 경제 발전에도 기여했다. 수익과 규모는 대규모 와이너리를 따라갈 수 없지만, 전통을 지키려는 농가의 힘은 결코 작지 않았다. 농가들은 전통의 가치를 드높여 마을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다.
목가적 풍경을 배경으로 즐기는 농촌 민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