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농업 철학을 이어받은 외동딸
하늘과 맞닿은 김제평야 위로 가을볕이 내려앉았다. 건강하게 자라는 벼를 바라보며 올해 농사도 풍년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유지혜 씨. 이제는 어엿한 농부가 됐지만 본래 농부를 꿈꾼 건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농부인 부모님을 보며 자라왔어요. 부모님 곁에서 일손을 돕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죠. 그렇지만 농부가 되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었는데, 대학 진학을 앞두었을 때 부모님이 같이 농사를 짓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하셨지요.”
결코 가벼운 제안이 아니었다. 부모님은 누군가는 사명감을 갖고 농업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 식량을 책임지고,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일이기 때문에. 본래 농업에 자부심이 있던 부모님이었다.
“늘 성실히 일하신 부모님을 존경해왔지만 제가 농부의 길을 걷는 것은 다른 문제였죠. 미래를 거는 일이기에 쉽게 결정할 수 없었어요.”
고민이 깊었던 지혜 씨는 잠시 선택을 미룬 채 대학에 진학했다. 아무것도 경험해보지 않으면 훗날 미련이 남을 것 같다는 생각에 유학도 가고, 직장 생활도 했다. 그런 지혜 씨가 다시 고향에 돌아온 것은 주도적인 삶을 살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었다.
“한 회사의 ‘구성원’으로 남는 것보다 제 삶을 스스로 일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모님의 철학을 이어가고 싶다는 마음도 강했고요.”
농부가 되기로 마음을 굳힌 지혜 씨는 바로 농사일을 배웠다. 이앙기부터 콤바인까지 농기계 교육도 받았다. 어깨너머로 주워들었는데도 모두 처음인 것처럼 낯설었지만, 그럴수록 더욱 열심히 농사에 매진했다.
“흔히 후계농들은 기반이 갖춰져 있어 편하겠다는 이야기를 듣곤 해요.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닐 테지만, 그 기반을 지키는 데는 큰 책임감이 필요하죠. 경력으로는 부모님 발밑도 따라갈 수 없는데, 부지런히 배우는 모습에 부모님도 저를 신뢰했어요. 그렇게 저 스스로를 ‘농부’라고 소개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어릴 때부터 농부인 부모님을 보며 자라왔어요. 부모님 곁에서 일손을 돕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죠. 그렇지만 농부가 되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었는데, 대학 진학을 앞두었을 때 부모님이 같이 농사를 짓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하셨지요.”
결코 가벼운 제안이 아니었다. 부모님은 누군가는 사명감을 갖고 농업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 식량을 책임지고,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일이기 때문에. 본래 농업에 자부심이 있던 부모님이었다.
“늘 성실히 일하신 부모님을 존경해왔지만 제가 농부의 길을 걷는 것은 다른 문제였죠. 미래를 거는 일이기에 쉽게 결정할 수 없었어요.”
고민이 깊었던 지혜 씨는 잠시 선택을 미룬 채 대학에 진학했다. 아무것도 경험해보지 않으면 훗날 미련이 남을 것 같다는 생각에 유학도 가고, 직장 생활도 했다. 그런 지혜 씨가 다시 고향에 돌아온 것은 주도적인 삶을 살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었다.
“한 회사의 ‘구성원’으로 남는 것보다 제 삶을 스스로 일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모님의 철학을 이어가고 싶다는 마음도 강했고요.”
농부가 되기로 마음을 굳힌 지혜 씨는 바로 농사일을 배웠다. 이앙기부터 콤바인까지 농기계 교육도 받았다. 어깨너머로 주워들었는데도 모두 처음인 것처럼 낯설었지만, 그럴수록 더욱 열심히 농사에 매진했다.
“흔히 후계농들은 기반이 갖춰져 있어 편하겠다는 이야기를 듣곤 해요.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닐 테지만, 그 기반을 지키는 데는 큰 책임감이 필요하죠. 경력으로는 부모님 발밑도 따라갈 수 없는데, 부지런히 배우는 모습에 부모님도 저를 신뢰했어요. 그렇게 저 스스로를 ‘농부’라고 소개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