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왕산 자락에 둘러싸여 마치 신선의 세계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주는 주산지. 사계절의 색을 고스란히 품고 있어 언제나 아름답지만, 울긋불긋 단풍이 드는 무렵에는 환상적인 풍경으로 여행객을 불러들인다. 자생하는 왕버들의 수려함에, 투명한 물 위로는 가을 하늘까지 담기니 그야말로 절경이다. 2013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05호로 지정된 것이 이곳의 가치를 증명한다. 주산지 주변 약 1km 길이의 탐방로를 따라 낙엽송이 우거진 길을 걸으며 가을 향기에 취해보자.
주산지는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저수지다. 조선시대인 1720년 8월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착공해 이듬해 10월에 준공한 저수지로, 약 300년의 시간이 깃들어 있다. 긴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마른 적이 없어 농민들에게 든든한 의지가 되어주었다. 농민들의 노고를 모두 다 알 수는 없지만, 농촌에서 청송사과를 직접 따보며 농작물의 소중함을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 주산지 가까이에 있는 주왕산사과마을에서 11월 10일까지 사과따기체험을 운영하고 있으니, 방문해보자.

수백 년 역사를 품은 아름다운 고택이 자리한 덕천마을. 마을을 감싸는 평화로운 고요가 마음을 톡 건드리는 이곳은 경북 최초 국제슬로시티로 지정된 청송의 자부심이자 자랑이다. 청송 심씨가 대대로 살고 있어 전통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고, 숙박도 가능하다. 전통 한옥의 넉넉한 품에 안겨 깊은 밤 풀벌레 우는 소리를 들으며 평온한 하루를 보내보자. 국가민속문화유산 송소고택, 송소고택과 담으로 이어진 경북 문화재자료 송정고택, 향토문화유산 찰방공종택 등 여러 고택에서 옛 선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마을에서는 다채로운 체험 행사도 진행한다. 천연 염색 체험, 선비 예절 체험, 떡메 체험 등 전통의 즐거움이 가득하다. 마을 뒷산으로 난 산책로 ‘아침햇살길’을 걷는 것도 추천한다. 단풍이 지는 가을에는 더욱 다채로운 멋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폐교한 신촌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현대적 감각의 미술관으로 다시 태어난 군립청송야송미술관. 2005년 4월에 개관한 미술관에는 청송 출신 화가 야송(野松) 이원좌(李元佐) 화백이 소장하고 있던 한국화와 도예 작품 350점, 국내외 유명 화가와 조각가의 작품 50여 점, 미술 관련 서적 1만여 권이 전시돼 있다. 수많은 미술품 중에서도 놓쳐서는 안 되는 작품이 바로 이원좌 화백의 대표작 ‘청량대운도(淸凉大雲圖)’다. 청량대운도전시관에 전시된 작품의 크기는 가로 46m, 세로 6.7m로 무려 전지 400장 정도에 달한다. 한국화 사상 초대작(超大作)으로 경북 봉화군의 청량산을 배경으로 그린 실경산수화다. 위용을 뽐내는 산세와 운무가 흐르는 봉우리. 이를 보고 있으면 그림에 압도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실감하게 된다.

지질학적으로 뛰어난 청송은 2017년 5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다. 주산지를 비롯해 여러 지질 명소가 있는데, 백석탄계곡은 하얀 바위들이 이룬 신비한 풍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하얀 돌이 반짝거리는 개울’이라는 뜻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비경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또한 암석에 발생한 항아리 모양의 오목한 구멍, 포트홀도 있는데, 어릴 적 과학 시간에 배운 ‘침식’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흥미롭다.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해설을 예약하면 된다. 다른 지질 명소도 함께 둘러볼 수 있어 알차다. 그런 뒤 백석탄계곡에 자리 잡은 백석탄골부리체험마을에서 가을 캠핑을 즐기는 건 어떨까. 풍경 좋기로 소문난 마을에서 가을의 정취에 한껏 취해보자.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해설 예약

문의 054-870-6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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