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노랗게 피어난 꽃들이 옹기종이 모여 장관을 이룬다. 발길 따라 이어지는 유채꽃 행렬에 절로 미소가 피어난다. 싱그러운 웃음꽃이 만발하는 이곳은 주남저수지 탐방로다. 약 1만m2의 면적에 유채꽃이 가득 피어난 이곳이 ‘지상 낙원’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마음이 과장되게 달뜬다. 그도 그럴 것이 유채꽃은 극의 주인공처럼 바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주남저수지 입구로 들어와 둑을 따라 5분 정도 걸으면 그제야 얼굴을 보이는데, 그 풍경은 언제나 기대 이상이다.
주남저수지 탐방로는 봄에는 유채, 여름에는 수국, 가을에는 코스모스, 겨울에는 물억새가 피어나 사계절 내내 꽃길 여행을 즐길 수 있어 인기다. 또 주남저수지는 ‘철새의 낙원’으로 불릴 정도로 수많은 철새가 찾아드는, 천혜의 조건을 갖춘 새들의 서식지다. 10월부터는 겨울 철새가, 4월부터는 여름 철새가 이곳을 방문한다.
탐방로에는 람사르문화관도 자리해 있다. 2008년 창원에서 개최된 람사르 총회를 기념하고, ‘습지를 보전하고 가치를 중요시하자’는 람사르협약의 정신을 알리기 위해 설립했다. 주남저수지의 가치를 되새기며 생태 보전의 의미도 새기는 시간을 가져보자.

봄꽃 구경 하면 역시 ‘벚꽃’이다. 연분홍빛 꽃잎을 터트려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 앞에서는 괜스레 가슴이 설렌다. 차디찬 겨울을 지나 완연한 봄이 왔음을 알려주기 때문일까. 언제나처럼 자신의 시간을 견뎌온 자연은 결코 내세우는 것 없이 우리를 따뜻하게 품는다. 그 품속을 제대로 거닐고 싶다면 매년 ‘진해군항제’가 열리는 창원만 한 곳이 없다. 본래 진해군항제는 이순신 장군의 얼을 기리는 추모제였다. 그러다 1963년부터 벚꽃의 아름다움까지 누릴 수 있는 문화예술 축제로 발전을 거듭해 해마다 2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인기 축제로 자리를 공고히 하게 되었다.
그 일등 공신은 단연 ‘벚꽃’. 창원의 여러 벚꽃 명소 가운데 놓칠 수 없는 곳 중 하나가 경화역공원이다. 약 800m의 철길을 거닐며 환상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 여좌천로망스다리 또한 2023년과 2024년 ‘한국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렸을 만큼 눈부신 미관을 자랑한다. 약 1.5km에 걸쳐 하천 위로 펼쳐지는 벚꽃길. 이곳에 있노라면 절로 마음이 맑아진다. 그렇게 벚꽃은 우리의 추억을 더욱 아름답게 새겨준다.

붉은색 철제 다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국 콰이강 계곡에 건설한 철도용 다리와 닮아 ‘저도 콰이강의 다리’라 불리는 이곳은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연륙교(連陸橋)다. 돼지가 누운 것과 같다 하여 이름 붙인 ‘저도’로 통한다. 길이 170m, 폭 3m 규모의 이 다리는 본래 1987년에 건설됐는데, 2004년 차량이 다닐 수 있는 교량을 새로 설치하면서 보행 전용 다리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당시 다리 중앙 바닥에 강화유리를 깔았으며, 착시를 일으키는 트릭 아트 포토 존을 만들어 오랜 기간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무엇보다 화려한 야경 덕에 이 다리를 찾는 이가 많다. 실제로 2020년에는 한국관광공사 ‘야간관광 100선’에 선정됐을 정도. 사랑하는 이의 손을 잡고 다리를 건너면 그 사랑이 이뤄진다고 하니 애인, 친구, 가족 모두 낭만으로 반짝이는 다리 위를 함께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한편 저도 콰이강의 다리 가까이에는 로봇랜드가 있다. 2019년 개장한 세계 최초 로봇 테마파크로, 로봇 체험부터 놀이기구 탑승까지 누구든 신나게 즐길 수 있으니 짜릿한 재미가 가득한 이곳도 놓치지 말자.

꽃은 애석하게도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꽃을 만나는 순간이 사무치게 소중한 것은 이 때문일 터. 꽃구경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결코 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다 보면 꽃구경쯤은 놓치기 일쑤. 만일 그래서 아쉽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바로 대산플라워랜드다. 이곳은 동화 속에 나올 것만 같은 꽃밭이다. 2019년 6월에 개장한 이곳은 약 3만3,000m2 부지에 온통 꽃이 만발해 있다. 꽃양귀비, 피튜니아 등의 꽃 단지와 수세미, 색동호박 등 넝쿨식물 단지로 구성돼 있어 천천히 거닐며 힐링하기 좋은 공간으로 꼽힌다. 낙동강 변에 조성돼 있어 꽃과 하늘 그리고 멀리 한국화처럼 서 있는 산 이외에 인공적인 건축물이 없어 시야는 물론, 마음까지 트인다.
대산플라워랜드가 자리한 대산면에는 최근 유명해진 명소가 하나 더 있다. 2022년 방영한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등장한 팽나무다. 창원 북부리 팽나무로, 같은 해 10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5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팽나무 앞에서는 절로 경탄이 터져 나온다. 잠시 팽나무 아래에서 느긋하게 여유를 되찾아보자. 그것이 자연의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