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 네이버 블로그 바로가기 한국농어촌공사 유튜브 바로기기 한국농어촌공사 페이스북 바로가기 한국농어촌공사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이런 나서기

도시와 농촌 그 어딘가의 「사 : 이」에서

작고 정겨운
시골동네로 가자

시골에서의 일상은 도시 생활자에게는 힐링을 선사하는 한편 당혹스러움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 이물감은 낯설지만 또한 더없이 신선하다. 작고 정겨운 시골 동네의 정취를 마음껏 느끼면서, 취향에 맞게 취사 선택이 가능한 다양한 대중문화 콘텐츠를 소개한다.

양어장 고양이들의 일상 보기 유튜브 채널 <haha ha>

시골에서 양어장을 운영하는 한 청년에게는 물고기들에게 줄 사료 포대에 구멍을 내는 동네 고양이들이 골칫덩이였다. 이들과의 공생의 길을 모색하던 그는 붕어, 잉어, 장어 등을 조리해 고양이들에게 호사스러운 식사를 제공하는가 하면 특유의 ‘금손’ 실력을 발휘한다. 스케일이 거대한 캣타워 등 말도 안되는 고퀄리티의 아이템을 뚝딱 만들어내며 각종 편의를 제공한다.
마치 예능 프로그램 < 최소한의 자막을 넣어 영상을 편집하는 것을 비롯해 저작권에 구애받지 않는 시그니처 BGM <Cha Cappella>가 아니면 별다른 대사도 음향 효과도 없다. 고양이들의 야옹거리는 소리, 뚝딱거리며 무언가를 만드는 소리 등 시골의 야외가 주무대인만큼 자연스레 들리는 소리만 나온다. 유튜브 채널 <haha ha>는 지난 2015년 첫 업로드 후 햇수로는 8년, 구독자 수 118만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별다른 극적 스토리가 없음에도 ‘마당냥이’로 자유롭게 사는 한 마리 한 마리 고양이의 개성이 남다르다. 멍하니 보고 있으면 시간이 훌쩍 지나버리는 진정한 마성과 힐링의 콘텐츠가 아닐 수 없다.

시골 중딩들의 꿈을 찾는 여정 드라마 <라켓소년단>

와이파이도 안된다, 중국집 배달조차 불가능! 도시에서의 일상에 익숙한 열여섯 살 소년 ‘해강’(탕준상)은 아버지 생업을 따라 땅끝 해남의 주황 지붕 집으로 이사 온다. 야구선수가 꿈이지만 우여곡절 끝에 중학교 배드민턴부에 입단한다. 처음에는 배드민턴부에 비협조적이던 해강이었지만 어느덧 순박한 부원들과 우정을 쌓으며 소년 체전 우승에 도전하기에 이르는데… 마을버스가 한 시간에 한 대만 운행되는 농촌. 이곳의 배드민턴부 청소년들의 꿈과 도전의 여정을 그려낸 드라마 <라켓소년단>은 막장 전개가 없는 ‘착한 드라마’의 저력을 과시하며 지난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 드라마는 또한 해남 농촌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서브 스토리 라인으로 담아낸다. 도시의 삶에 지쳐 죽으려 마음을 먹고 귀농한 도시 부부는 해강이 만든 ‘백종원 카레’를 먹고 살아보겠다는 쪽으로 마음을 돌린다. 도시에 사는 손자와의 영상통화만이 삶의 낙인 이웃의 노부부는 해강이와 친구들이 시시때때로 방문해 와이파이와 먹을거리를 축내도 내심 기쁘다. 마을에 몰래 쓰레기를 버리고 떠나는 사람들 때문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한다. 농촌의 일상을 그린 드라마가 거의 맥이 끊어진 근래, 보기드문 장면들 덕분에 더더욱 애청하게 되는 <라켓소년단>. 2번, 3번 보아도 알찬 재미가 보장되는 드라마다.

농촌 선남선녀들의 하트 시그널 웹드라마 <어쩌다 전원일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제작한 드라마 <어쩌다 전원일기>는 농촌 전원을 배경으로 청춘 남녀들의 러브 스토리를 담아냈다. 농촌 인구의 평균 연령대가 상승일로인 점을 생각했을 때, 한창 피끓는 청춘들이 농촌에서 거주하고 생활하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이색적인 드라마 소재가 되기에 충분하다. 원치않게 대도시에서 시골 마을 ‘희동리’로 이사 온 수의사 ‘한지율’(추영우)은 까칠한 도시남의 전형으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는 빠질 수 없는 단골 메인 캐릭터다. 희동리 파출소 순경이자 넉살도 사회성도 최고인 마을 인싸 내지는 오지라퍼인 ‘안자영’(박수영)과는 엎치락뒤치락하는 새 시나브로 정이 싹튼다. 한편 희동리 이장의 장남이자 영농 후계자 ‘이상현’(백상철)은 농촌에서 보기 드문 훈남에 매력남. 그 역시 안자영에게 어느 순간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워라밸의 보장은커녕 부녀회원의 자격으로 남의 집에 거리낌없이 드나드는 이웃 주민들, 주구장창 믹스 커피만 마시게 되는 농촌 라이프에 직면한 청춘의 당혹스러움이 유쾌함을 선사한다. 동시대를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서로 다른 가치관이 공존하는 도시와 농촌. 두 세계의 발란스를 맞춰 나가는 과정 또한 이 드라마를 보는 재미다.

임수민(대중문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