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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면의 블랜딩

해외 농업 이야기

세계중요농업유산,

세계 농업의 미래가 되다

세계사에 ‘세계문화유산’이 있다면, 세계 농업 역사에는 ‘세계중요농업유산’이 있다. 세계중요농업유산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지정한 세계 유산으로, 세계 각 지역에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농업 방식을 선정해 지정한다. 조상의 지혜를 차세대에 계승하는 취지로 세계 농업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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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농업 시스템에서 배우는 가치

세계문화유산은 ‘유네스코’로 잘 알려진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가 지정하는 반면,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 Globally Important Agricultural Heritage Systems)은 유엔식량농업기구가 지정한다. 다소 낯설지만, 역사는 짧지 않다. 2002년,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세계정상회의(WSSD)에서 전통적 농업시스템의 보전을 목적으로 하는 ‘GIAHS 이니셔티브’를 발족하면서 유엔식량농업기구가 창설한 것이다.

세계중요농업유산의 제정 배경은 대륙별, 지역별로 기후와 토양, 환경, 농사 방식이 확연히 다른 역사 안에서 그곳에 살고 있는 지역민이 어떻게 농사를 지어 먹거리를 생산해 왔는지부터 시작한다. 인류의 전통적 농업 활동과 경관, 생물다양성, 토지이용체계를 선정해 보전하고 이를 후대에도 전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세계중요농업유산의 선정 방식은 꽤 까다롭다. 먼저 국가의 추천을 받아 입후보지를 등록하고, 유엔식량농업기구의 서류 심사와 현지 답사를 거쳐야 한다. 등재 기준은 총 5가지다. 식량 및 생계의 안정성, 농업생물의 다양성, 지역 및 전통적 지식 시스템, 문화·가치 체계 및 사회조직, 마지막으로 육지 및 해양 경관의 특징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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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세계중요농업유산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현황을 보면 2019년 기준 21개국 57지역이 선정돼 있다. 그중 아시아·태평양이 36개 지역으로 가장 많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선정된 곳은 어디일까?

우리나라에는 총 다섯 군데가 등재돼 있다. 구들장 방식을 이용한 관개시스템으로 중심이 된 ‘청산도 구들장 논 전통관개시스템’과 1000년 이상 유지돼 2만 2000㎞ 밭담 경관을 자랑하는 ‘제주 밭담 농업시스템’, 1200년 동안 지속해 온 전통방식 차 재배 지역 ‘하동 전통차농업 시스템’, 그리고 1500년 역사를 지닌 인삼 생산과 유통의 중심지 ‘금산 전통 인삼농업시스템’ 등이 그것이다. 가장 최근에 선정된 ‘전남 담양 대나무밭 농업체계’는 죽순 재배 등 1차 산업부터 대나무 밭 관광 등 3차 산업까지 아우르는 지역민의 주요 생계 수단으로 꼽힌다. 대나무는 소나무 보다 4배 이상이 많은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보여 지속가능한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선정된 이 지역들은 모두 오랜 역사 속에서 환경과 토양의 특징을 살려 지역 농특산물을 재배해 온 곳으로 모두 조상의 지혜와 환경에 대한 순응, 적용이 담긴 소중한 유산들이다. 여기에 더해 현재 우리나라는 제주해녀 어업체계와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 어업체계 등 두 가지 유산을 추가로 등재 신청해 놓은 상태이다.

세계의 농업유산은 인류 생존을 위한 도전과 노력의 산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살아있는 유산으로 존재하는 우리의 농업유산. 그 소중함과 역사성은 대대손손 필히 기억되며 지켜져야 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이어가야 할 것이다.

이아도(농·축산 칼럼니스트) 참고 농촌진흥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