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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면의 블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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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따옴 토마토농장 이종현+오한솔 부부

한 해의 농사를 마무리 짓고 새로운 1년을 준비하는 농한기라지만 이종현·오한솔 부부는 방울토마토를 수확하느라 그 어느 때보다 바쁜 겨울을 맞고 있다. 3년 전만 해도 대기업에 다니던 이종현·오한솔 부부가 평생 직장으로 농업을 택하고 드디어 수확을 시작했다. 이들 부부의 달콤한 도전기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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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직장인에서 농부가 된 부부

이종현·오한솔 부부에게는 “안 돼!”, “실패하면 어쩌지” 하는 주저함이 없다. 1993년생, 1994년생 부부에게는 “일단 해보자!” 만 있을 뿐이다. 은행에서 IT 업무를 담당했던 입사 4년 차 이종현 씨와 LS엠트론에서 설계, 원가 등 업무하던 입사 6년 차 오한솔 씨는 함께 퇴사를 결심했다. 그리고 3년 전 귀농하게 된다.

“회사에 다니며 안정적인 생활을 누렸어요. 그 대가로 거의 모든 시간을 남의 일을 하는 데 보내는 느낌을 받았고요. 한 번뿐인 인생인데 평생을 살기에는 너무 아쉬웠어요. 하루라도 빨리 우리 일을 시작해 보기로 결심했죠.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남편과도 생각이 일치했어요.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지 않게 무작정 앞만 보고 퇴사를 결심했죠.”

누군가 귀농한다고 하면 주변 사람들은 걱정부터 앞선다. 안정적인 소득은 있을 것인지, 노동의 정도는 어느 정도인지 막연함에서 오는 두려움 때문이다. 그런데 부부에게는 ‘응원’과 ‘지지’만이 있었다. 농기계회사에 다니던 오한솔 씨 동료들은 본인들도 은퇴 후 귀농을 생각한다며 응원했다. 부부의 부모님들도 앞으로의 계획을 듣더니 직장 생활보다 나을 수 있다며 귀농을 지지해 주었다.

부부의 발목을 잡는 우려와 걱정은 단 하나도 없었다. 마음에 걸리는 소리마저 이들의 도전을 막을 수는 없었다. 사실 처음부터 귀농을 결심하고 퇴사한 건 아니었다. ‘우리 사업을 해보자’는 막연한 생각이 물꼬를 틀자 농업이라는 길이 보였다. 농사를 지어본 적도 없는 부부는 2021년 5월, 농협중앙회에서 운영하는 ‘청년 농부 사관학교’ 수료를 시작으로 11월, 경기도 여주시에 땅을 구입한 뒤 하우스 시공을 시작해 2022년 8월에 공사를 마무리 짓고 9월에 대추방울토마토 농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드디어 11월, 방울토마토 첫 수확이 이루어졌다. 불과 1년 만에 제대로 농부라는 직업에 안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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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으로 키운 달콤한 방울토마토

부부는 단순히 농사지으며 시골에서 살겠다는 영화 같은 리틀 포레스트를 계획한 것이 아니다. 농업을 사업으로 시작한 것이기에 확장을 생각했을 때 여러모로 유리한 여주시를 귀농지로 선택했다. 퇴사한 지 8개월 만에 퇴사 전 미리 받아둔 대출금과 그동안 모아둔 자금으로 본격적으로 그들만의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제대로 일을 냈다.

“몇 년간 귀농을 결심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저희는 모든 게 일사천리로 진행됐어요. 사실 땅을 이렇게 빨리 매매할 줄은 몰랐는데 땅을 보는 순간 안 사면 후회할 것 같더라고요. 고민한다고 해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요.”

귀농 3년 차 부부는 여주시에 1,000평 땅을 매입해 방울토마토 스마트팜 시설을 짓고 농사를 시작했다. 전통 관행농법에서 벗어난 스마트팜으로 인공 토양에 물과 양분을 공급해 작물을 재배하는 양액재배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 이종현·오한솔 부부.

“기후변화는 점점 심해지고 인건비는 상승하고 있잖아요. 우리처럼 시작하는 농업인이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스마트팜이 해답이라고 생각했어요. 기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작물에 적합한 환경을 직접 관리하고 만들어 제공할 수 있으니까요.”

부부는 비록 초기 투자 비용은 많이 들었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변수와 리스크를 줄이고 생산량을 높이고 품질을 유지해주는 스마트팜을 선택하길 역시 잘했다는 결론이다.

그렇게 지은 스마트팜에서는 방울토마토가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다. 부부는 ‘방울따옴 토마토농장’이라는 브랜드명으로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 채널에 농장 과정을 업로드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 역시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판로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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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작이자 다시 힘찬 ‘시작’

농사를 전혀 모르던 부부는 청년 농부 사관학교에 다니며 농사를 차근차근 배우고 땅을 매입했다. 시공업체를 선정하고 온실을 구축하며 집을 구했고, 지원 사업 계획서를 쓰는 등 하나부터 열까지 맡을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막연한 꿈이 아닌 현실이기에 종종 어려움에 부딪히기도 하지만 두 사람은 그런데도 농사가 즐겁다. 지금 생활에 100% 만족한다.

“귀농 전에는 늘 똑같은 일상이었어요. 아침에 일어나 출근해 회사에서 일하고 퇴근하면 같이 밥을 먹고 TV보다 잠이 드는 반복되는 일상이었죠. 그 삶도 나름 평화롭고 괜찮았어요. 지금은 아침 일찍 농장으로 출근해 밤 10시에서 12시까지도 일을 해요. 일하는 시간이 더 늘어났어요. 그런데 이상하죠. 힘이 나요.”

자연이 주는 건강함도 있었다. 매일 하늘과 산을 보고 변하는 계절을 온몸으로 느끼며 부부는 ‘살아 있다’는 안도감을 얻었다.

“우리 부부가 여주시로 내려오고 부모님도 이곳에 오셔서 집 짓고 살고 계세요. 그전에는 한 달에 한 번 가족들 얼굴 보기도 쉽지 않았는데 이제는 같이 모여 밥을 먹고, 함께 일하는 든든한 응원군이 바로 지척에 있어 너무 행복해요.”

부부는 다시 시작이다. 방울토마토 첫 수확을 시작했으니 농업인에 정식 발을 들였다. 이제 시작인 만큼 수익에 대한 욕심보다는 올해 6월까지 토마토를 잘 키워 수확할 거라는 부부의 계획에는 희망찬 기운만이 가득하다. 새해의 기분 좋은 에너지가 아닐 수 없다. 새로운 명함에 새겨진 ‘농부’라는 이름처럼, 부부의 길도, 시작도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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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따옴 토마토농장

경기도 여주시 점동면 성주로 657-40

이봄 사진 홍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