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면의 블렌딩

건강 리포트

여름 두통의
원인과 예방법은?

두통은 ‘현대인병’이라고 불릴 정도로 일상에서 흔히 느끼는 증상이다. 특히 두통은 기온이나 날씨의 변화에 의해 잘 생긴다. 추운 겨울에 편두통이 심해지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이는 추운 날씨로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올라가면서 뇌압이 증가해 생기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더운 여름에는 괜찮을까? 무더운 여름 햇빛에도 두통이 유발될 수 있다.

쨍한 날과 흐린 날의 두통

더운 여름에 햇빛 아래에 있으면 체온이 높아지는데, 우리 몸은 열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혈관을 확장시킨다. 이때 순간적으로 뇌로 이동하는 혈액이 감소해서 어지러움과 두통이 생긴다. 평소 혈압이 낮거나 심장이 약한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 햇빛은 집안에서 본인이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예방이 가능하다. 그런데 흐린 날에 유독 두통이 심한 사람들이 있다. 특히 비가 오기 직전에 두통을 느끼거나 비가 오는 중에 두통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평소 맑은 날보다 흐린 날에 머리가 유독 아파지는 이유는 뭘까? 이것은 기압과 연관이 있다.
흐린 날에 기압과 기온이 낮아지고 산소가 부족해 인체의 자율신경계인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우위가 바뀌면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긴장을 유발하는 교감신경이 평소 우위에 있지만, 흐린 날이 되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부교감신경이 우위가 되면 혈관이 확장되고 혈류가 촉진돼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부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무기력함을 느끼게 된다. 비가 오면 관절에 통증을 느끼는 이유는 기압이 낮아져 관절 내의 압력이 상대적으로 올라가는 것인데 두통은 다른 기전인 셈이다. 흐린 날에 두통을 예방하려면 에어컨 통풍 등을 통해 실내 환경을 조정하는 것이 좋다. 실내 기온은 18∼20℃, 습도는 45∼60%로 맞춰줄 때 인체는 가장 쾌적하다.

두통은 어떻게 완화·예방할 수 있을까

두통 양상이 자주 반복되는 경우 한 번쯤은 뇌의 구조적인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두통이 처음 시작되거나 △갑자기 심한 두통이 시작되거나 △두통이 점차 악화되거나 △평소에 두통이 있었더라도 짧은 시일에 두통 빈도가 잦아지면서 강도가 심해지거나 △두통의 양상이 이전과 다르게 변한 경우 등은 병원에서 확인이 필요하다. 그리고 50세 이상의 성인, 암 환자, 면역억제상태 환자, 또는 임신부에게 새로 두통이 발생한 경우에도 병원을 찾는 게 좋다.
두통이 지속적으로 느껴진다면 우선 하루 6∼8시간 정도 충분히 자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 잠자리에 들기 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등의 습관은 고쳐야 한다. 수면이 부족해지면 인체는 ‘뭔가 잘못됐다’는 판단을 내린다. 이로 인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이 상승해 스트레스 수치도 높아진다. 이러한 변화들이 두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평소 두통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 6시간 이상 공복을 피하는 식습관 패턴을 만드는 것이 좋다. 공복이 길어지면 혈당치가 낮아지고, 이에 대한 보상작용으로 뇌혈관이 수축한다. 그 뒤 두통이 시작될 수 있으며 수축 이후 뒤따르는 혈관 팽창에 의해서도 두통이 생긴다.
두통을 유발하는 식품인 초콜릿, 치즈, 레드와인 등은 피해야 한다. 이러한 음식들에 포함된 티라민 성분은 뇌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오르게 하고, 이후 혈관을 확장시키면서 두통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커피’ 역시 카페인이 들어 있기 때문에 두통을 자주 느끼는 사람이라면 피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을 섭취하면 뇌혈관이 수축한다. 지속되면 인체는 이를 정상으로 여기게 된다. 그러다가 카페인 섭취량을 갑자기 줄이면 거꾸로 혈관을 확장시켜 두통이 발생한다. 뇌혈관 수축 효과 때문에 커피는 일시적으로 두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나 장기적으로는 그 의존도를 높여 오히려 두통을 악화시킬 수 있다.

두통 예방법

하루 6∼8시간 정도 충분히 자는 것이 좋다.

수분 섭취도 충분히, 휴식 시간도 충분히 갖자.

6시간 이상 공복을 피하는 식습관 패턴을 만들자.

이진한(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