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낳은 세계적인 슈퍼스타 BTS(방탄소년단)! 글로벌 스타답게 그들이 가고, 먹고, 머문 곳은 모두 다 화제가 되며, 그야말로 BTS 현상을 빚고 있는데, 그 가운데 전라북도 완주가 있다. 산 좋고 물 좋기로 유명한 완주는 BTS가 지난 2019년 영상과 화보 촬영을 위해 방문한 후로 더욱 유명세를 타게 됐다. BTS 다녀간 완주 곳곳은 어느새 ‘BTS 로드’로 통하고 있다.
일명 ‘BTS 로드’ 중 한 곳인 완주 창포마을. 휴가철도 아닌 평일에 찾아서인지 한산한 모습이었다. BTS 화보 촬영 당시 배경이 되었던 ‘용암상회’는 물건도, 손님도 없이 개점 휴업상태인 듯 보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주인분 설명이 작년 이후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단다. 사람에게 정년이 있듯 용암상회도 정년을 채우고 긴 휴식에 들어간 듯 보였다. 하지만 옛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기능은 여전히 하고 있었다. 새 것에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고 옛 시절 상회의 모습을 그대로 하고 있는 용암상회를 보노라니 왠지 ‘그땐 그랬지’라는 노래 한 곡 불러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용암상회 뒤로는 BTS가 비틀스 자세로 사진을 찍었던 하천 다리가 있다. 특별할 것 없는 콘크리트 다리인데, 이곳 역시 BTS의 화보에 등장하며 화제가 되었고 ‘BTS 다리’라는 애칭까지 생겼다. BTS 다리에 서면 1급 하천에 창포가 만들어 내는 초록의 물결이 눈에 들어온다. 이처럼 수생식물인 창포 군락과 그것이 만들어 낸 푸른 물결을 만날 수 있는 완주 창포마을은 자생해 오던 우리 창포를 집단으로 재배하는 곳으로는 전국에서 유일하다고 한다. 왜 창포마을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창포마을에선 창포를 이용한 천연샴푸 만들기, 천연비누 만들기 등 다양한 창포 체험도 가능하다. 경관 좋고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까지 구비된 창포마을은 농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전국의 농촌체험휴양마을을 대상으로 하는 평가에서 전 부문(경관/서비스, 음식, 숙박, 체험) 1등급을 받아 ‘으뜸촌’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완주에는 종남산과 위봉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천혜의 자연경관에 전통 한옥 20여 채가 자리 잡고 있는 오성한옥마을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핫한 곳은 BTS가 다녀간 아원고택이다. 아원(我園)은 경신년에 지어진 경남 진주의 250년 된 한옥을 완주군 소양면 대흥리 종남산 자락 아래 오성마을로 옮겨 이축한 한옥이다.
‘우리들의 정원’이라는 뜻을 가진 아원고택은 우리 고유의 전통 한옥을 중심으로 현대적인 건축을 자랑하는 미술관과 생활관이 공존하고 있다(아원고택은 1층의 현대식 갤러리를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한옥타운이 나타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그야말로 현대와 전통이 함께 어우러져 새로운 공간을 연출해 내는 ‘우리들의 정원’인 것이다.
아원고택의 2층 한옥타운은 ‘만사 제쳐놓고 쉼을 얻는 곳’이라는 만휴당과 안채, 사랑채, 별채로 구성된다. 안채와 사랑채는 진주의 250년 된 고택과 정읍의 150년 된 고택을 이축(移築)한 것이고, 가장 최근 지어진 서당은 조선시대 함평에서 서당으로 쓰던 건축물을 옮겨왔다.
아원고택 측의 설명에 따르면 아원고택이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되는 데 무려 20년이 걸렸다고 한다. 오랜 세월 공들여 지은 공간답게 어느 것 하나 정교하지 않고,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다. 한옥의 멋과 운치에 푹 빠져들게 하는 아원고택은 한옥스테이가 가능하며, 한옥스테이를 하지 않아도 정해진 시간에 관람이 가능하다. 이곳 갤러리는 1년에 2~3회 정도 초대 기획전시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도 알아두자.
천지인(만휴당)
서당
BTS가 다녀간 또 하나의 BTS 로드! 바로 위봉산성이다. 아원고택에서 위봉산 방향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위봉산성이 등장한다.
위봉산성은 숙종 원년(1675)부터 숙종 8년(1682) 사이에 쌓았고, 순조 8년(1808)에 고쳐 지은 대규모의 산성으로 둘레는 약 8,539m, 성벽 높이는 1.8m~2.6m에 달한다. 산성은 보통 변란에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군사 시설이나 위봉산성에는 유사시에 전주 경기전(사적 제339호)에 모신 태조 이성계의 어진과 전주 이 씨의 시조인 이한공의 위패를 옮겨서 보호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이를 위해 산성 안에 행궁을 함께 만들었으며 이외에도 위봉사, 내성장, 장대, 위봉진, 장교청, 군기고 등도 설치하였다고 한다.
기록에 남아 있는 성문터 4곳 중 3곳이 확인되었으며, 이 중 전주로 연결되는 서문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 돌을 차곡차곡 쌓아 만든 서문의 일부인 아치형 석문도 BTS의 화보(2019년 BTS 썸머패키지) 속 배경으로 등장한다. 그러면서 BTS 팬클럽 아미들의 성지가 되었고, 인스타 포토존으로도 유명해졌다.
위봉산성 동문 쪽에는 위봉폭포가 있다. 위봉폭포는 위봉산(높이 524m)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60m 높이의 바위 절벽으로 떨어지며 형성된 2단 폭포로, BTS로 인한 위봉산성에 대한 관심이 점차 주변으로 확대되면서 더불어 주목받게 된 곳이다.
도로에서 폭포 아래까지 이어지는 목재 계단이 좀 가파르긴 하지만, 5~10분이면 폭포 앞에 당도해 힘 있게 쏟아지는 폭포수를 바라보며 ‘물멍’도 하고, 시원한 물에 손 발 담그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완주를 방문했다면 위봉폭포도 꼭 들려볼 일이다.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 시원한 폭포수가 어우러진 위봉폭포는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역사적 가치 또한 뛰어나 2021년 6월 9일 명승으로 지정되었다.
글 이행림 사진 봉재석 사진제공 아원고택 영상 장시우
완주 위봉산성은 포곡식(包谷式)으로 험준한 지형을 이용하여 축조되었고, 평면 형태는 대체로 남북으로 긴 장방형 모양을 하고 있다. 산성의 둘레는 약 8.6㎞에 달하는 대규모 석성(石城)이다. 지역 및 경계 방어를 위한 군사적인 목적보다는 행궁을 지어 유사시 태조 이성계의 영정과 위패를 모시기 위해 축성된 조선시대 행성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위봉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60m 높이의 바위 절벽으로 떨어지며 형성된 2단 폭포이다. 물줄기가 마치 명주실을 늘어놓은 것과 같은 풍경을 자아내며, 폭포 주변으로 참나무, 서어나무, 단풍나무 등의 식생 군락들이 폭포와 어우러져 경관을 만들고 있다. 조선 후기 판소리 명창 중의 한 사람인 권삼득(權三得, 1771~1841)이 득음을 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사계절이 모두 아름다운 대둔산은 완주의 자랑이자 보물이다. 곳곳에 드러난 화강암 암반이 기암괴석을 이루고 있고, 빼곡한 숲이 첩첩으로 쌓여 있어 예로부터 ‘호남의 금강산’ ‘작은 설악산’으로 불려 온 곳이다. 마천대에서 북쪽 능선을 따라 낙조대에 이르는 구간은 특히 장관으로 이 낙조대에서 바라보는 일출, 일몰 광경이 일품이다.
완주군 삼례읍 후정리의 남쪽 언덕 위에 세운 정자이다. 〈완산지 完山誌〉에 의하면 이 정자는 1573년(선조 6)에 무인(武人) 최영길(崔永吉)이 건립하였으며, 그 후 철거되었다가 1752년(영조 28)에 관찰사 서명구(徐命九)가 중건하였다고 한다. 예로부터 이곳은 기러기가 쉬어가는 곳이라 하여 ‘비비낙안’이라 하였고, 완산 8경 중 하나이다.
완주 ‘고산미소 한우’는 196개 한우농가가 운영하는 생산자 직매장으로 질 좋은 한우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는 곳이다. 1층은 정육 판매장, 2층은 식당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2층 식당의 인기 메뉴는 단연 ‘갈비탕’이다. 한우 갈비가 듬뿍 들어간 갈비탕은 하루 한정 120그릇이라 서두르지 않으면 맛볼 수 없다. 갈비탕은 평일에도 영업 개시 10~20분만에 매진이 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오성한옥마을의 명소 중 하나인 소양고택 한옥 스테이 내 자리 잡은 두베카페는 경치 좋은 ‘풍광카페’로 유명하다. 음료 가격이 기본 8천 원 이상으로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맑은 물 위에 돌다리가 징검다리처럼 놓인 입구부터 카페 안에서 바라보는 고택과 정원, 운치 있는 소나무 등 힐링포인트가 많아 가보기를 추천한다. 음료는 깊고 부드러운 쑥 향, 쑥 맛이 느껴지는 쑥크림라떼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