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군은 올해를 ‘2023 세계유산도시 고창 방문의 해’로 선포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일곱 가지 세계유산을 보유한 고창군의 매력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목적이다. 그래서일까. 고창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전에 없이 뜨겁다. 지난 10월 말 열렸던 ‘고창모양성제’가 역대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웠을 정도다. 그 흥행 기록의 배경이 된 고창읍성으로 향했다. 고창읍성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도 뽑힐 만큼 고창 방문의 해가 아니더라도 꼭 가봐야 할 명소 중의 명소이다.
읍성은 삼국시대부터 관청과 민가를 보호하기 위해 쌓은 방어 시설이다. 고창읍성은 조선시대 고창현의 읍성으로서, 장성 입암산성과 함께 호남 내륙을 방어하는 전초 기지의 역할을 하였다.
읍성의 축조 시기는 확실치 않으나, 성벽에 “계유년(癸酉年)에 호남의 여러 고을 사람이 축성하였다”라고 새겨져 있는 것으로 보아 조선 단종 원년(1453) 왜침을 막기 위하여 전라도민들이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축성한 석성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고창읍성은 모양성(牟陽城)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고창 지역이 백제시대 때 ‘모량부리’라 불린 것에 유래한다. 성의 둘레는 1,684m, 높이 4~6m, 면적은 165,858㎡로 동, 서, 북문과 3개소의 옹성, 6개소의 치성을 비롯하여 성 밖의 해자(垓字) 등 전략적 요충시설이 두루 갖추어져 있다. 성내에는 동헌, 객사 등 22동의 관아 건물이 있었으나 전쟁 때의 화재로 소진된 것을 1976년부터 복원해 오고 있다. 현재 북문 공북루, 서문 진서루, 동문 등양루와 이방과 아전들이 소관 업무를 처리하던 작청, 동헌, 객사, 풍화루, 내아, 관청, 향청, 서청, 장청, 옥사 등 일부가 복원되었다.
고창읍성의 북문 공북루는 정문에 해당한다. 고창읍성을 지키는 첫 문인 공북루는 낮은 기단 위에 전면에는 자연석 주춧돌을 사용하고, 배면은 화강석 돌기둥 위에 둥근 기둥을 세워 만든 2층 문루이다. 2층 문루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방어에 매우 유리하게 축조된 성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공북루에서 시계방향으로 돌아 등양루(동문)로 향하는 길에 ‘치’를 만나게 된다. 치는 성벽 일부를 돌출시켜 성벽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접근하는 적을 탐지·공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인데, 고창읍성에는 총 6개의 치가 있다.
등양루에서 성 안쪽으로 방향을 틀어 일반 대나무보다 굵고 크다는 맹종죽이 있는 곳, 맹종죽림으로 향한다. 맹종죽림에서 만나는 울창한 대나무와 그 사이를 뚫고 자라는 소나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다음으로 발길이 닿은 곳, 고창읍성의 서문인 진서루다. 진서루는 읍성의 다른 문들에 비해 누각에 판문이 달려 있는 것이 특징인데, 이 판문을 통해 활과 조총을 발사했다고 한다.
진서루에서 아름다운 성벽 길을 따라 올라가면 남치가 나온다. 남치에서 보는 풍경이 또 장관이다. 남치에서 동남치 사이에선 노동저수지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니 이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할 감상 포인트다.
고창읍성은 ‘답성놀이’로 유명하다. 답성놀이란 여자들이 머리에 손바닥만 한 돌을 이고 성곽을 도는 놀이로 “윤달에 돌을 머리에 이고 성곽을 3회 돌면 무병장수하고 극락 승천한다”는 전설에 따른 것이다. 과거에 이어 지금도 음력 윤달이면 고창읍성에서 펼쳐지는 부녀자들의 답성 행렬을 볼 수 있다. 이 성 밟기 풍습은 한 해의 재앙과 질병을 가시게 하는 기양의식(祈禳儀式: 복을 비는 의식)의 하나로도 볼 수 있는데, 그만큼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 매년 장관을 이루며 계속되고 있다.
고창읍성은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고창읍성의 동문 등양루에서 촬영되었는데, 등양루는 답성놀이 하는 여인들이 문루에 올라 창문을 세 번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무병장수와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곳이다. 또 영화 〈왕의 남자〉에서 주인공 공길이가 대나무 숲에서 말을 타고 달리며 쫓기는 장면이 이곳 맹종죽림 사적에서 촬영되었고, 영화 〈사도〉는 조선시대의 관아라고 하는 고창 객사에서 촬영되었다. 이 때문에 고창읍성은 아름다운 성곽길을 가진 관광명소일 뿐만 아니라 영화와 드라마 촬영의 메카로도 꼽힌다.
성 초입 광장에 전통 놀이 무료 체험 공간과 전통 의복 무료 대여소가 있다. 본격적인 읍성 투어에 앞서 투호, 굴렁쇠, 제기차기 등의 전통 놀이로 가볍게 몸을 푸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리고 투어가 끝난 뒤에는 전통 의복을 빌려 입고, 사극 속 주인공의 모습으로 기념 컷을 남겨보자. 읍성 방문이 웃음으로 시작해 웃음으로 끝날 것이다.
성곽길은 일부 구간을 제외하곤 대체로 평탄하나, 폭이 좁고 난간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높고 좁은 길이 아무래도 걱정된다면 그 아래에서 산책을 즐기는 것도 방법이다. 성곽길을 대신해 수백 년의 세월을 견뎌낸 아름드리 소나무가 산책의 즐거움을 안겨줄 것이다.
고창읍성의 매력은 해가 진 뒤에도 끝날 줄을 모른다. 성곽길을 따라 걸으며 노을 지는 풍경을 볼 때의 감상은 아름답다는 말론 부족하다. 또 해를 대신해 오렌지빛 조명이 비추는 읍성의 야경은 신비롭고 멋스럽기 그지없다. 노을과 야경이 멋진 고창읍성은 12월의 밤을 더 특별하게 해줄 것이다.
고창읍성 관람료는 성인 기준 3,000원인데, 관람료를 내면 2023 세계유산도시 고창 방문의 해(2023. 01. 01.~2023. 12. 31.) 기간 동안 관람료 전액에 해당하는 고창사랑상품권을 지급받게 된다. 무료 아닌 무료 관람이 되는 셈이다. 이왕이면 올해가 가기 전 떠나보자. 고창방문의 해를 맞아 한층 더 넉넉한 품으로 관람객을 기다리는 고창읍성으로 말
이다.
글 이행림 사진 봉재석 영상 장시우
조선시대의 성곽으로 1965년 4월 1일 사적으로 지정되었다. 고창읍성에서는 돌을 머리에 이고 성을 밟으면 병없이 오래 살고 저승길엔 극락문에 당도한다는 전설 때문에 매년 답성행사가 이뤄지고 있다. 성내에는 1871년에 세운 대원군 척화비가 있고, 읍성 앞에는 판소리의 대가인 신재효의 생가가 있다.
도솔산 북쪽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선운사는 김제의 금산사(金山寺)와 함께 전라북도의 2대 본사로서 오랜 역사와 빼어난 자연경관, 소중한 불교 문화재들을 지니고 있어 사시사철 참배와 관광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특히 눈 내리는 한겨울에 붉은 꽃송이를 피워내는 선운사 동백꽃은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다.
고창 고인돌 유적은 단일 구역으로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군집을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식의 고인돌이 한 지역에 분포하며, 고인돌 축조 과정을 알 수 있는 채석장이 있어 동북아시아 고인돌 변천사를 규명하는 데 귀한 자료가 되고 있다. 고창 고인돌 유적은 2000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운곡람사르습지 주변의 물은 다양한 물줄기로 운곡습지에 모이며 대상지 주변 일대의 수계는 크게 고창천에서 인천강으로 흘러들어 북쪽 곰소만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운곡람사르습지 내 크고 작은 둠벙(물웅덩이)은 주변 생태연못 등으로 흘러 습지 생태 자원들의 서식처로서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다.
겉만 화려했지 맛은 그저 그런 식당들이 많은데, 히트맛집은 정확히 그 반대다. 겉은 낡고 허름하지만, 맛은 기대 이상이다. 불향 은근히 밴 매콤달달한 고추장불고기도 맛있지만, ‘겉바속촉’을 제대로 구현한 돈까스는 놀랍기까지 한다. 속살이 그냥 촉촉하기만 한 게 아니라 매우 부드럽기 때문이다. 신선한 안심으로 돈까스를 만든다고 하는데, 그 외에 또 다른 비법이 있을 것만 같은 특별한 맛! 이 때문에 돈까스는 고추장불고기와 함께 히트맛집에서 연일 히트를 치고 있는 중이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을 것 같지 않은 좁은 길을 따라 산중으로 들어가다 보면 핑크뮬리와 어우러진 광활한 녹차밭이 펼쳐진다. 이 녹차밭과 마주하고 있는 연다원은 손수 재배한 녹차를 이용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며 방송(MBC 생방송 오늘 저녁)에도 소개될 만큼 화제가 되었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도 커피류가 아닌 녹차 가루가 들어간 유기농말차라떼다. 넓고 푸른 차밭 풍경을 보며 유기농말차라떼의 풍미에 빠져들고 싶다면 고창 연다원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