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면의 블렌딩

브라보 귀농귀촌

뚝심 있는 품질 우선주의
최상급 백향과로 영글다

햇살농원 정영현 대표

경기도 평택에 자리한 햇살농원 정영현 대표는 8년째 백향과를 재배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소한 백향과의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일념으로 뚝심 있게 농사에 임하며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했다. ‘브랜딩은 곧 품질’이라는 믿음 아래 혁신을 거듭하며 고품질을 구현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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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인 홍보로 장벽을 허물다

아열대 과수인 ‘백향과(白香果)’는 백 가지 향이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영어 이름 패션프루트로도 불린다. 새콤달콤한 맛이 극대화되어 음료, 청, 샐러드 토핑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으며, 달콤한 향기가 주는 매력에 향수의 원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온실 하우스에서 재배하면 1년에 두 번 수확하는데, 익으면 저절로 땅에 떨어지는 자연 낙과가 특징이다.
햇살농원 정영현 대표는 블루베리를 주요 작물로 재배하다 지인의 추천으로 2016년 처음 백향과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당시 백향과는 생소한 작물로 여겨져 판로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수확한 양에 비해 판매되는 양이 적은 터라 고민이 깊어졌다. 정영현 대표는 농장을 찾은 손님마다 백향과를 맛보게 했다. 농장 안에서 무료 시식회를 진행한 셈이다.
“대중화된 작물이 아니다 보니 홍보가 쉽지 않았어요. 농장에 방문해 블루베리를 구입하는 소비자가 많았는데, 한 명 한 명에게 백향과를 주며 시식하도록 했습니다. 맛과 향을 먼저 경험하게 한 거죠. ‘동남아 여행을 가서 먹어본 건데 우리나라에서도 재배된다고요?’라며 놀라는 사람도 있었고요. 1년 6개월 동안 이를 지속하니까 서서히 판로가 열렸습니다. 우연히 백향과를 접한 손님들이 지인에게 선물하고, 선물 받은 이들이 구입하면서 소비량이 점차 늘었습니다.”
안정적으로 판매되다가 지난 몇 년간 팬데믹으로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꾸준히 품질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며 고품질을 유지해 다시 매출을 회복할 수 있었다.
현재는 하우스 6동에 걸쳐 1,200여 주를 심어 수확하고 있다. 주요 소비층은 개인 소비자다. 희소하면서도 풍부한 백향과의 맛과 향의 진가를 알아본 소비자들의 재구매율이 높은 편이다. 이 밖에 카페와 지역 내 로컬푸드매장로 납품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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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황으로 재배 기술 고도화

정영현 대표는 끊임없이 재배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농장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집중했다. 백향과 나무는 다년생이지만, 처음 식재한 후 3년이 지난 당시 크기가 작은 소과로 맺어지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다시 모종을 심기보다 농법을 변경해 보기로 했다. 유황을 활용해 관주하고 엽면시비를 하자 품질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유황의 살균 작용을 통해 병해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또한 유황은 작물에 직접 흡수되어 작물 체내의 유기물질 구성을 돕습니다. 다른 영양분의 물질 운반 역할까지 도맡고요. 유황을 통해 생산량을 늘리는 동시에 품질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약제 사용 또한 줄어들어 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효과가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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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를 이끄는 제1의 법칙, 품질

햇살농원은 백향과와 블루베리로 연 매출 1억 5천만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햇살농원이 ‘믿고 먹는 브랜드’로 통할 만큼 소비자로부터 탄탄한 신뢰도 얻었다. 생으로 먹어도 안전하고 건강한 과일을 수확하기 위해 혁신적인 재배 방식 도입과 철저한 품질 관리를 이어온 정영현 대표의 노력이 값진 결과로 찾아왔다.
“지금껏 철칙으로 지켜온 것이 백향과 고유의 맛과 향을 지키는 일입니다. 과일이 비대해졌다고 미리 수확하지 않습니다. 공백과가 생기거나 당도가 낮은 과일이 나올 수 있거든요. 완숙된 채 자연적으로 떨어진 과일만 출하합니다. 내 입맛을 만족시키는 맛과 향이라야 소비자들 또한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죠. 농부는 스스로 ‘칼자루를 쥔 농사’를 이어가야 합니다. 외부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농부로서 양심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좋은 가격에 과일을 판매할 수 있으니까요. 이 밑바탕은 바로 품질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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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전파로 농가 상생 실현

정영현 대표는 농업인 지도에도 앞장서고 있다. 백향과 농사를 시작하는 이들이 찾아올 때마다 재배 기술을 비롯해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한다. 블루베리를 처음 재배할 당시 매뉴얼이 없어 7~8년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던 어려움을 잘 아는 까닭이다. “농사는 끊임없이, 함께 배워나가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하는 그가 진정으로 꿈꾸는 것은 농가의 상생이다. 자신의 기술을 나눔으로써 백향과 생산량이 늘어나면 시장 규모가 커지는데, 결국 이는 백향과의 대중화를 불러오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초보부터 베테랑까지 다양한 농사 이력을 지닌 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는 정영현 대표는 백향과가 귀농·귀촌인들이 재배하기에도 좋은 작물이라고 전했다.
“다른 작물에 비해 회복성이 높달까요. 백향과는 1년에 두 번 수확하므로 한 번 실패한다고 해서 좌절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시 도전하면 되니까요. 재배 방법 또한 까다롭지 않고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100%의 열정입니다. 농부는 농사를 잘 짓는 것뿐만 아니라 판로 개척도 스스로 해야 하는 만큼 뜨거운 열정과 의지를 바탕으로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정영현 대표는 백향과와 블루베리 외 현재 시험 재배 중인 애플망고도 본격적인 궤도에 올려놓을 계획이다. 또한 높은 소비자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며 신뢰를 지속적으로 쌓아갈 것이다. 백향과 대중화를 위해 밝은 미래를 선도하는 작지만 강한 농부, 햇살농원 정영현 대표의 앞날 또한 풍성하게 영글길 응원한다.

김주희 사진 봉재석 영상 장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