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농사는 가지치기와 수분, 수확까지 일손이 많이 필요한 작물이다. 그런데 일손 걱정 없이 비교적 손쉽게 사과를 재배할 수 있는 기술이 도입됐다. 사과나무를 직각 벽 모양으로 키워 노동력을 줄이고, 수확량은 늘리는 방식이다. ‘벽면형 재배 방식’으로 불리는 이 같은 방식에 농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과다축재배
일반적인 사과밭이 사방으로 가지를 뻗은 나무들이 촘촘하게 들어선 숲과 같다면, 사과 다축 과원은 각각의 나무를 평면으로 자라게 해 직각 벽이 줄지어 서 있는 모양이다.
10a 당 심을 수 있는 사과나무 수는 △세장방추형 190주 △키큰세장방추형 285주 △2축형(다축형) 277주 등이다.
세장방추형과 키큰세장방추형은 현재 과수농가 대부분이 재배 중인 사과나무의 모양이며, 굵은 원줄기가 2개인 2축형부터 다축형으로 분류한다. 2축형은 원줄기가 여러 개인 다축형으로 키워 나아갈 수 있다. 키큰세장방추형이 2축형보다 식재 사과나무 수가 다소 많지만, 다축형은 원줄기가 많아 나무를 더 많이 심는 효과가 있다. 이에 따른 수확량은 세장방추형이 10a 당 3∼4톤, 키큰세장방추형 5톤, 2축형은 6톤에 달한다.
사과 다축 과원은 또 수고를 3m 안팎으로 키워 사다리나 고소 작업 차 등이 필요치 않아 농업인들이 추락 위험 없이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다. 양립한 나무 사이 농기계 투입도 용이하기 때문에 기계화율은 60%까지 높아지며 노동력도 크게 절감된다. 세장방추형이나 키큰세장방추형은 수고 및 수형으로 인해 사다리·고소차 등이 필요하며, 기계화율은 35% 안팎에 불과하다. 사과 다축 과원은 이와 함께 가지와 잎이 겹치지 않도록 가지치기를 하는 만큼, 방제 약제 양이 10a 당 350∼400ℓ로, 기존 400∼500ℓ에 비해 적다. 10a 당 투입 노동 시간은 100시간으로 세장방추형·키큰세장방추형에 비해 37시간가량 적고, 농약·비료 등 재료비 투입 비용은 10∼20% 경감할 수 있다.
사과 다축 과원은 이밖에 △고른 햇볕 투과 △착색 증진 △통풍성 우수 등으로 과실의 품질도 높일 수 있다. 충남도 농업기술원은 올해 5억 1,000만 원을 투입해 사과 다축 과원 8개소를 조성하고, 15개소(4.3㏊)를 대상으로 현장 컨설팅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는 재배 매뉴얼 개발 및 기계화·자동화 연구, 현장 기술 지원 등을 통해 사과 다축 과원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장정식 도 농업기술원 원예축산팀장은 “도내 과수농가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이라며 “사과 선진국인 이탈리아와 뉴질랜드 등에서 적극 활용 중인 사과 다축 과원은 이 같은 문제점을 덜어주고, 생산비 절감과 수확량 증대 효과를 올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어서 “앞으로 사과 다축 과원 보급을 확대하고, 지속적인 현장 기술 지원을 통해 더 많은 농가들이 신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참고자료충청남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보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