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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조차 이겨낸 열정,
국내 최초의 콩 초콜릿을 개발하다

농업회사법인 DMZ드림푸드 주식회사 공지예 대표



판문점에서 불과 18분 거리에 위치한 산업단지, DMZ드림푸드의 공지예 대표는 파주의 수화통역사였다. 죽기 전 마지막으로 떠난 여행에서 맛본 콩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 파주 특산물인 장단콩 초콜릿을 개발한 그녀. 이제는 사회적기업으로 파주의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건강한 달콤함을 전하고 있다.




죽기 전 마지막 여행에서 만난 콩 초콜릿


2004년 사회복지학과를 다니던 공지예 대표는 파주시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통역사로 근무를 했다. 주말에는 경기도 문화관광해설사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파주를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파주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기도 했다. 그러던 중 갑작스럽게 암을 발견하게 됐다. 2008년 1월에 수술을 마치고 11월까지 항암치료를 받았다. 담당의는 5년 안에 생을 마감할 확률이 절반이나 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죽기 전 마지막 여행’이라는 생각으로 호주로 배낭여행을 떠났다.

“호주에는 콩으로 버무린 초콜릿이 있더라고요. 파주도 장단콩이라는 특산물이 있는데, 그걸 초콜릿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봉사활동을 하면서 파주를 대표하는 기념품이 없다는 게 무척 안타까웠거든요. 그래서 죽기 전에 장단콩으로 초콜릿을 만들어보자고 다짐했어요.”

한국으로 돌아온 공지예 대표는 파주 장단콩으로 초콜릿을 만들었다. 초콜릿을 맛본 그녀의 지인들은 먹고 끝낼 것이 아니라 팔아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렇게, 언제 죽을지 모르는 시한부였던 그녀는 회사를 창업했고 올해로 11년이 흘렀다.



다양한 인증을 받은 DMZ드림푸드


사업장을 둘러보는 공지예 대표


새로운 식품을 연구하고 있다


대기업 연구소에서도 개발을 문의하고 있다




준비되지 않았던 창업, 끊임없는 공부


아무런 준비도 없이 2009년에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자금이라고는 암보험비로 받은 1억 원 가운데 앞으로의 치료비와 생활비를 제외한 2,000만 원 정도였다. 그러나 막상 사업을 시작하니 쉬운 거라곤 하나도 없었다.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식품위생법, 사업자등록 등 사업과 관련된 공부도 처음부터 하나씩 해나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비용이 계속해서 발생했고, 1억 원의 보험금을 모두 사업에 써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무작정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국내 최초의 콩 초콜릿이었기에 사람들은 무슨 맛인지도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 마케팅이 절실한 상황이었는데 사업 자금은 여유가 없었다. 그러던 중 2010년 세계여성발명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수상을 하고 나니 일간지에 조그맣게 우리 회사와 제품이 소개됐어요. 학연도 없고 지연도 없는 우리 회사가 살기 위해선 상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공지예 대표는 제품 홍보를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며 제품 개발에 몰두했다. 2010년 ‘녹색농업CEO대학’, 2011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글로벌리더과정’, 2012년 두원공과대학교의 전문경영자과정, 농식품공무원교육원의 ‘여성농업인CEO아카데미’ 등의 교육을 이수했고, 자격증도 매년 1~2개씩 취득했다. 농사를 위한 포크레인 자격증, 화물 관리를 위한 지게차 자격증 등 다양한 자격층을 취득했고, 올해도 평생교육사 자격증과 청소년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할 예정이다.

장단콩 초콜릿으로 시작한 DMZ드림푸드는 현재 서리태와 백태, 청태, 오렌지 약콩 등을 활용한 초콜릿과 볶음 제품 등 다양한 제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아울러 대기업 연구소에서 제품 개발 문의가 들어와 캐슈넛 초콜릿, 청국장 초콜릿 등의 새로운 제품 개발도 대행하고 있다. 제품 개발에 있어 공지예 대표의 사업 철학은 ‘국내산 농산물로 건강한 먹거리를 만드는 것’이다. 그녀가 개발한 제품 가운데 이러한 철학에 위배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직업훈련을 하던 장애인까지 품다


2015년 공지예 대표는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사실 그녀의 부모님은 장애인이었고, 그 영향을 받아 사회복지학과에서 장애인복지를 전공했다. 이 때문인지 그녀는 파주에 위치한 장애인학교 학생들의 직업훈련을 꾸준히 지원해왔다. 그런 학생들이 졸업하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걱정하던 그녀는 학생들이 졸업하면 자신의 회사에 취업을 시켜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현재 장애인과 저소득층, 경력단절 여성 등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일하며, 한세대학교 사회적경제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물론 쉽지만은 않다. 주요 판매 대상이 관광객이었는데, 작년부터 돼지열병과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객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그 해법 중 하나가 바로 청소년 체험장이다. DMZ드림푸드는 진로체험 인증, 농촌자유학기제, 청소년수련활동 인증 등 청소년 교육을 위한 인증을 받았다. 2011년에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주관한 창조관광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장단콩 초콜릿 체험 프로그램’으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를 토대로 DMZ 스토리텔링, 진로체험, 평화기행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관광체험교육 차량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공지예 대표


그녀는 6차산업 인증도 받았다. 이 인증을 받기 위해 6차산업 공부를 꾸준히 했는데, 덕분에 6차산업지도사 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었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과 관련해서 전문성을 가지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바로 프로 정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녀의 꾸준한 노력은 2016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스타상품 선정, 2018년 파주시관광기념품 공모전 대상 및 동상 등 수많은 수상 실적으로 보상을 받았다.


수많은 상장과 인증서가 걸려 있는 사무실


DMZ드림푸드의 다양한 제품들




길은 내가 만든다


DMZ드림푸드 사무실 한편에 ‘길은 내가 만든다’라고 적힌 현판이 걸려 있다. 공지예 대표의 좌우명이다. 호기심이 많아 몸이 힘들 때도 있지만 그것이 바로 삶의 원동력이라고 말하며 웃는 공지예 대표. 암조차 이겨내게 만드는 도전정신이다.

“도전할 거면 확실하게 하고, 시작했으면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일은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하는 것입니다. 내 손으로 직접 백 번, 천 번 해본 뒤에 판단해야 합니다.”

공지예 대표의 다음 관심사는 문화관광사업이다. 과거 문화관광해설사로 일했던 경력을 살려, 내년에는 문화관광 콘텐츠를 개발해보고 싶다고. 지금 하고 있는 청소년 체험 프로그램을 잘 운영하면서, 지역의 관광 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콘텐츠 개발도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관광객이 오기를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찾아오게 만들고 싶다는 공지예 대표. 그녀가 만들어갈 새로운 길이 궁금해진다.





DMZ드림푸드

주소 : 경기도 파주시 파주읍 성현안길 142
홈페이지 : dmzdreamfood.modoo.at
문의 : 0507-1364-1236







글 : 염세권
사진·영상 : 고인순, 이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