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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지사 박진미 과장의

추억 송송, 이야기 한 스푼



‘친정엄마’라는 말은 어쩐지 촉촉한 느낌이 난다. 아마도 결혼하고 나면 엄마에 대한 마음이 더 애틋해지기 때문이 아닐까. 친정엄마와 서천시장에 얽힌 박진미 과장의 애틋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한 스푼 떠 드려 본다.



친구와 함께 가던 시장 나들이

“진미야! 장바구니 잊지 말고 챙겨!”

어려서부터 같이 시장 나들이를 다니던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장터 구경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서천시장에 5일장이 설 때면 나를 꼭 불러서 함께 장 구경을 다니곤 했다.


“보고 가셔유~!”

시장 상인들의 열띤 목소리와 왁자지껄한 분위기. 어쩐지 시장에서는 마음이 들뜨곤 했다. 친구는 딱히 살 것도 없으면서 이런저런 잡동사니를 구경하는 걸 좋아했다. 시장 구경을 좋아하는 친구를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나는 함께 손을 잡고 다녔다.


“뻥이요~!”

뻥튀기 아저씨가 소리를 지르면 친구는 내 귀부터 가려주었고, 장터에서 상인들이 파는 따끈한 오뎅이나 꽈배기 같은 것을 사서는 내게 먼저 양보해주곤 했다.






다시 서천시장에 가고 싶습니다

단짝 친구처럼 나와 늘 붙어 다니던 친구가 작년에 치매에 걸렸다. 서천시장 나들이를 좋아하는 그 친구는 바로 우리 친정엄마다. 서천시장은 여전히 5일마다 한 번씩 장이 서는데, 엄마와 나는 이제 시장 나들이를 하지 못한다. 치매 때문에 몸도 정신도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엄마! 오늘 서천시장 장날이야! 우리 구경 가야지!”

나는 지금도 서천시장의 장날이면 엄마의 기억이 돌아올까 싶어 물어보곤 한다. 그러면 엄마는


“장날…? 장날이 뭐야?”

하고 대답하신다. 예전에는 친정엄마와 가는 시장 나들이가 귀찮을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빨리 건강이 회복되어 함께 시장에 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만약 그날이 다시 온다면, 이번에는 내가 먼저 엄마에게 맛있는 음식도 쥐여주고, 뻥튀기 소리에 귀도 가려주고 싶다.




글 : 서천지사 박진미 과장
일러스트 : 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