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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도시 아이들의 상생을 꿈꾸며

한드미농촌유학센터



점차 고령화되고 활력을 잃어가던 한드미마을. 이곳에서 나고 자란 정문찬 대표는 마을을 살리기 위해 고민했고, 한국농어촌공사와의 협력을 통해 입시 경쟁에 지친 아이들이 자연에서 진정한 삶의 가치를 배울 수 있는 농촌유학센터를 설립했다.





뭔가 색다른 방과 후, 농촌으로 유학을 떠나다


학교가 끝나면 3~4개씩의 학원을 돌며 하루를 보내는 도시의 초중생들과는 달리 한드미마을 아이들은 방과 후 친구들과 마음껏 축구를 하고, 삼삼오오 모여 배드민턴을 치거나, 드럼과 기타를 배운다. 흙과 돌을 재료 삼아 소꿉놀이를 하고 냉이를 캐러 나서기도 한다.

흔히 ‘유학’이라 하면 ‘해외유학’을 떠올리지만, 최근 농촌으로 유학을 떠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아이들은 방과 후에 친구들과 어울려 놀면서 협동심과 공동체의식을 익히고 자연을 몸소 체험하며 스스로 배우고 깨닫는 시간을 갖는다. 농촌에서 마음껏 뛰놀고 생활하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생생한 교육이다.





젊은이들의 귀농·귀촌을 위해 마을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다


농촌체험마을로 유명한 단양의 한드미마을은 15년 전 농촌유학을 마을사업으로 정하고 학생들이 머물며 공부할 수 있는 농촌유학센터를 설립했다. 한드미마을에서 나고 자란 정문찬 대표가 농촌유학센터를 일군 장본인이다.

한드미농촌유학센터가 생기기 전부터 한드미마을은 체험·휴양마을로 유명했다. 하지만 정문찬 대표는 지속가능한 농촌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했고, 각종 체험 프로그램으로 도시민이 찾아와 일시적으로 활력을 되찾는 마을보다는 젊은이들이 돌아오는 마을, 젊은이들이 마을에서 삶의 터전을 가꾸는 ‘귀농·귀촌 마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마을 가꾸기 사업을 하면서 마을이 활성화되고 도시민이 마을을 찾는 빈도가 늘어났어요. 그럴수록 도시민을 응대할 수 있는 사람은 더 필요한데, 마을은 해를 거듭할수록 인구가 줄었어요. 지속가능한 농촌을 위해서는 젊은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정문찬 대표는 후배들을 마을로 불러들여 일을 나눠야겠다고 생각해 그들에게 귀촌을 설득했다. 마을 자체는 좋지만 자식 교육이 걸린다는 답이 돌아왔다. 때마침 인근 초등학교인 대곡분교가 폐교 위기에 몰린 때였다.










한국농어촌공사와 하나 되어 일군 결실, 농촌유학


“어떻게 하면 폐교를 막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주관한 ‘1인1촌 전문가와의 만남’을 통해 건국대학교 김재현 교수를 만나게 됐어요. 교수님으로부터 일본 농촌에서 산촌유학을 통해 마을이 살아난 사례가 있다는 걸 듣게 됐어요. 이후 한국농어촌공사와 농촌유학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함께 이끌어오고 있죠.”

한국농어촌공사는 농촌마을에 활력을 더하기 위해 농촌유학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농촌유학센터의 평가 및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으며, 각종 설명회 및 팸투어, 홍보부스 등을 통해 농촌유학을 홍보하고 있다. 아울러 다큐멘터리, 웹드라마, 홍보영상 등을 제작해 학부모와 학생들이 농촌유학을 바르게 이해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도시 아이들을 농촌으로 불러들일 농촌유학센터를 세우자고 결심한 정문찬 대표는 자신감을 갖고 마을 주민들을 설득했다. 체험객들이 머물던 마을의 시설을 개조해 농촌유학센터를 만들었다. 또 학교와의 협의를 통해 도시 학생들을 위한 유학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설립 첫해에 12명의 도시 학생들을 유학생으로 받아들인 이후 유학생 수는 해가 거듭될수록 늘었다. 특히 2013년부터는 중학과정 유학생을 받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행복하게 공부하는 도시 유학생들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한드미마을의 농촌유학센터는 단번에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농촌유학, 도시-농촌 간 공생발전을 이끌어나갈 희망


한드미농촌유학센터는 초·중학생 아이들이 일 년 정도의 기간 동안 부모 곁을 떠나 농촌의 농가 혹은 센터에서 생활하고 대곡분교와 단양소백산중학교에서 정규 수업을 듣는다. 숙식과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생활지도 교사들이 아이들과 함께 지낸다. 1기부터 15기까지 운영해온 한드미농촌유학센터에 대한 학부모들의 믿음은 크다. 한드미농촌유학센터를 먼저 경험한 학부모의 소개를 받고 찾는 이들이 많은 것은 이를 방증한다.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유학생들이 한드미마을을 해마다 잊지 않고 찾아오고 있어요. 대곡분교 여름·겨울캠프의 보조교사 역할을 자청하고 있죠.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낍니다. 아이들은 이곳이 제2의 고향이자 아지트라고 생각해요. 제게는 정말 뿌듯한 일입니다.”

‘한드미’는 ‘조용하고 한적한 큰 들’을 뜻한다. 주위로 웅장한 소백산맥과 아름다운 계곡이 어우러진 한드미마을은 아이들의 놀이터로 변해 하루라도 조용할 날이 없다. 도시에서 온 아이들을 마을의 공동체가 함께 키우는 한드미마을의 성공적인 농촌유학 시스템은 도농공생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역뿐 아니라 농촌을 바로 알아가는 것이 한드미농촌유학센터의 첫 번째 목표입니다. 자연과 정이 넘쳐나는 시골마을에서 사람과의 따뜻한 관계를 배우고, 더불어 사는 삶을 경험하는 일은 미래 세대에게 꼭 필요한 일입니다. 한드미마을은 자연에 아이들을 맡깁니다. 자연이 훌륭한 스승이 되어줄 거라 믿기 때문이죠.”

자신감 있는 정문찬 대표의 말에서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가 그려진다. 앞으로 더 많은 아이들이 한드미마을에서 행복의 의미를 찾아가기를 기대해본다.










글 : 한율
사진 : 이승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