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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식을 담는 곳에서 청춘의 꿈을 담는 곳으로

순천 청춘창고



인생에서 가장 푸르른 때. 그래서 더 아름답고 찬란한 그때. 청춘(靑春). 청춘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어떤 일을 하든, 무엇을 꿈꾸든 “괜찮아”, “잘 될 거야!”라며 응원해 주고 싶어진다. 순천의 청춘창고에서도 같은 생각이 들었다. 옹기종기 모여 주어진 오늘에 감사함을 느끼며 내일의 희망을 만들어가는 청춘들이 모인 곳, 청춘창고의 문을 열었다.



1. 청춘창고에 들어서면 보이는 중앙계단


오래된 창고의 재발견


순천역에서 걸어서 10분이 채 되지 않는 곳에 자리한 청춘창고. 기차에서 내려 부담 없이 걷기 좋다. 청춘창고의 이름을 들었을 때, ‘거기가 어디지?’라며 생소한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청춘창고는 순천에서는 이름난 관광지 중 하나다. 순천을 찾은 관광객들이 꼭 한 번씩 들르는 관광코스라고. 순천만, 와온해변 등 순천은 자연 풍경이 빼어난 곳이 많기로 소문난 곳이라 과연 청춘창고는 어떤 사연을 간직한 곳이기에 유명해졌는지 궁금해졌다.

순천농협 옆을 지나니 모습을 드러내는 청춘창고. 거뭇한 창고 외관에 청춘창고라는 간판을 걸고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왜 하필 청춘창고일까?’라는 의문을 품고 출입문 앞에 들어서는 순간, 그 의미를 알게 되었다.

청춘창고로 탈바꿈하기 전 이곳은 1945년 건립되어 80여 년 넘게 정부의 양곡을 보관하던 창고였다. 식량을 저장해 두던 곳이 청년들의 꿈을 저장해 두는 곳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이제 청춘창고는 청년들의 꿈을 키우는 창업공간이자 청년들의 다양한 문화를 꽃피우는 공간으로 채워질 것이다”라고 적혀진 안내 문구를 보며 청춘창고에 대한 기대를 가득 안고 안으로 발길을 옮겼다.




2. 창고의 외벽을 그대로 살린 청춘창고의 외관
3. 음식을 먹거나 쉴 수 있는 공간




어서 와, 청춘창고는 처음이지?


안으로 들어서니 내부가 한눈에 들어온다. 중앙계단을 중심으로 1층은 음식점 및 상점들이 들어서 있고, 2층은 캔들공방, 향수공방과 같은 공방들이 모여 있다. 미팅큐브 공간에서 별도로 체험도 가능하다. 중앙계단은 쉬거나 음식을 먹는 곳으로 이용된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아기자기한 느낌이 청춘들의 모습과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청춘창고에 입점해 있는 상점의 사장님들 나이는 19세 이상, 39세 미만의 청년들. 청춘의 패기와 젊음을 밑천으로 이곳에서 꿈을 펼치고자 모였다. 초기 자본금에 대한 부담이 적고, 또래 청년들이 모여 장사를 하다 보니 서로 의견을 공유하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차근차근 청춘창고 이곳저곳을 살피다 보니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점심시간 때 즈음 오픈을 해서인지 오자마자 출출한 배를 달래기 위해 음식을 주문해 먹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취향대로 ‘전하다’, ‘안다미로’, ‘이유부’ 등의 음식점 앞에서 전, 필라프, 유부초밥을 들고 자유롭게 자리에 앉아 먹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앞서 말한 메뉴들 이외에도 청춘창고 음식점에서 파는 메뉴들은 젊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것들이 많아 주말에는 장사가 꽤나 잘 되는 편이라고 한다.



4. 맛있는 돈카츠를 판매하는 다원카츠




언제나 ON! 청춘창고


맛있는 음식들로 배를 채웠다면, 2층으로 가 볼 차례.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눈이 즐겁고, 기분 좋은 향기에 발길이 멈춰졌다. 공방들이 자리한 2층은 실제 작가들의 공예 작업 공간이기도 하다. 체험이 목적이라면, 미리 예약을 할 것을 권한다. 공예작가들의 작업실이 대부분 청춘창고 외부에 있어 자리를 비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청춘창고의 또 다른 볼거리는 바로 VR체험관. 청춘창고 주차장 한편에 별도의 공간으로 마련되어 있다. 다양한 VR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꽤 다양한 체험존이 있어서 나이를 불문하고 들러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최근까지 청춘창고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휴관을 하다가 다시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모두가 조심해야 하는 시기였기에, 청춘창고도 잠시 쉼을 선택했던 것. 쉬어가는 동안 청춘창고의 굳게 닫힌 문에 관광객들은 아쉬움을 가득 안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쉼을 깨고 관광객들 곁으로 다시 돌아온 청춘창고는 그 간의 쉼이 생각나지 않게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응모권 추첨 이벤트, 할인 이벤트 등 관광객들과 입점 상점들 모두 즐거운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으니, 정보는 청춘창고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확인하기를 바란다.

1, 2층을 속속들이 돌고 나면 청춘창고의 구경은 끝이 난다. 사실 구경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하지만 꿈과 설렘을 가득 안고 청춘창고를 밝히는 청춘들의 열정 덕분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만 같다. 양곡창고에서 청춘의 꿈을 펼치는 곳이 되기까지. 한자리에서 묵묵히 견뎌온 세월만큼 깊이가 느껴지는 공간, 청춘창고. 이름처럼 사계절 내내 푸르른 기운을 가득 안고 우리 곁에 머물러주길.



5. 공예 매장이 즐비한 2층

6.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가득한 캔들공방
7. 다양한 게임으로 가득한 VR체험존

8. 수십 년 전의 양곡창고 풍경 사진




글 : 임혜경
사진 : 정우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