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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먹거리에 대한 고집으로 21년,

유기농 김치로 성공을 일구다
담채원



‘유기농’이 그저 비싸기만 한 농산물 취급을 받던 시절부터 21년간 유기농김치만을 고집해온 담채원. 담채원 박대곤 대표는 지난해 제8회 농촌융복합산업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이 주최하고 한국농어촌공사가 주관하는 농촌융복합산업 우수사례 경진대회는 농업 경영체 간의 벤치마킹 기회 제공과 국민들의 농촌융복합산업 공감대 형성을 위해 매년 하반기 개최하고 있다.







급식실에서 숙성하던 김치


담채원 박대곤 대표는 원래 농산물 유통을 하던 사람이다. 1989년부터 태안재래시장에서 농산물을 유통해왔다. 그러던 중 어느 고등학교에 급식 납품을 하러 갔는데 식당 한쪽에 700kg의 김치가 쌓여있는 것을 보았다. 학생들이 일주일 동안 먹을 김치를 식당에 놓고 숙성을 시키고 있는 것이었다.

“그 많은 양의 김치를 학교 급식실에서 일주일 동안 숙성시키면서 학생들에게 먹이는 거예요. 얼마나 관리하기가 힘들겠어요. 그날 먹을 김치를 그날 배송해준다면 얼마나 편할까 생각했어요. 학생들도 더 맛있고 건강한 김치를 먹을 수 있게 되겠죠.”

이러한 생각으로 박대곤 대표는 2000년 태안김치라는 사명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그리고 2001년부터 관공서 및 서산, 태안 지역에 급식용 김치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농산물에는 40년, 김치에는 20년 인생을 쏟아 부은 것이다.



1- 직원들이 절인배추의 물기를 빼는 작업을 하고 있다
2- 전국으로 택배발송되는 담채원 김치



3- 담채원은 청결을 유지하며 김치를 생산하고 있다




유기농에 대한 고집이 성장의 발판으로


박대곤 대표는 유기농만을 고집했다. 학생들이 먹는 것이기 때문에 정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한때는 고지식하다는 평가도 받아야 했다. 중국산 고춧가루를 쓰면 김치 단가가 현저히 낮아져 판매가 더 쉬워지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산 김치 10kg 한 상자가 7,500원이면 국산 김치는 4만 원이었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니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없었다. 김치가 왜 이렇게 맛이 없냐는 소리도 들었다. 유기농에 대한 인식이 부족할 때였다.

“2008년에 김치공장을 그만두려고 했어요. 사업이 너무 어려워서 농협에 취직하려고 강원도까지 올라갔어요. 면접 끝에 농협의 마케터로 합격했는데, 문득 여기서 그만둘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던 중 2008년 6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유기가공품 인증을 처음으로 시행하기 시작했고, 담채원이 최초로 유기가공품 인증을 받았다. 유기가공품 인증이란 유기농 농산물의 재배, 구입 및 운송 내역, 가공 등의 전 과정을 국가기관이 송장 및 영수증까지 엄격하게 검사하여 유기농 제품이라는 것을 인증해주는 제도다. 이러한 제도가 생겼다는 것은 유기농에 대한 국가기관 및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였고, 화학농약을 사용한 저렴한 김치에 대항할 수 있는 경쟁력이 생겼다는 것이기도 했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


하지만 인증을 받은 후에도 사업은 쉽지 않았다. 담채원은 친환경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친환경 농산물을 들이고 있었는데, 계약재배란 유기농 배추, 무를 재배해달라고 미리 농가에 계약금을 선납하는 방식이다. 일반 배추나 무는 시장에서 언제든지 구매할 수 있지만, 유기농 농산물은 화학 비료, 화학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을 인증받은 필지에서만 생산할 수 있었다.

“이러한 유기농 농가에 배추 2만 포기를 계약했는데 100만 원도 매출이 안 나올 때도 있어요. 유기농 먹거리에 대한 인식이 없었기 때문이죠.”

덕분에 매년 수억 원의 손실을 볼 수밖에 없었다. 박대곤 대표는 함께 운영하고 있던 농산물 마트를 팔아가면서까지 사업을 유지했다. 정직한 김치를 만드는 이 사업이 잘 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고, 화학 비료, 화학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건강한 김치를 어린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일을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후 2014년에 친환경 농산물 관련 제도가 시행되면서 상황이 나아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인증을 받지 않은 농가나 김치업체도 유기농이라며 판매를 해왔는데, 법적인 제재를 받기 시작했던 것이다.




4- 충남 태안군에 위치한 담채원 사옥 전경




정직한 먹거리에 대한 신념이 일궈낸 성장


현재 담채원은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 유기농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유기농산물 생산농가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담채원은 전국 140개 유기농산물 생산농가와 배추, 무, 열무, 건고추 등 주요 김치 재료를 1,500톤가량 계약재배하며 지역농가의 소득 증대에 이바지하고 있다. 또 품종에서부터 재배 후 출하까지 품질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식품안전관리기준(HACCP), 유기가공식품인증, 유기·무농약 인증을 획득하여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공로로 2020년 9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주관으로 실시한 ‘제8회 농촌융복합산업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판로 다각화를 통한 500% 이상의 매출 성장


담채원은 오프라인 로컬푸드 매장은 물론, 쿠팡, 11번가, 올가홀푸드 등 온라인으로도 판로를 다각화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홍콩과 미국 등 해외 시장에도 진출했다. 이러한 도전 덕분인지 2019년 약 47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2013년 8억 원 대비 500%가 넘게 성장한 것이다. 2020년은 코로나19 사태로 학교들의 급식이 중단되고, 해외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매출은 더욱 성장해 약 67억 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믿음으로 버텨온 덕분에 거둘 수 있었던 성과다.




여성 채용 및 나눔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


담채원 설립 당시 태안에는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 특히 아이들을 다 키운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김치 제조는 이러한 여성들도 잘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박대곤 대표는 경력단절 여성, 다문화 가정, 고령 여성 등을 채용하며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섰고, 현재까지도 직원의 3분의 2 이상이 여성이다. 덕분에 2014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기도 했다. 한편 담채원은 2013년부터 지역푸드뱅크를 통해 매년 김치를 기부해오고 있다. 매년 김장철에는 지역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을 위해 김장김치 나눔행사도 진행한다. 이밖에도 다양한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박대곤 대표는 오른손이 한 일은 왼손이 몰라야 한다며 손사래를 친다.




5- 유기농 농산물로 다양한 김치 제품을 생산하는 담채원
6- 안전한 먹거리로 고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앞으로의 바람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수출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환경에서도 매출 성장을 이끌어낸 만큼, 추후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한 뒤에는 김치 수출에 힘쓰며 세계에 우리 김치를 알리고자 노력할 계획입니다.”

담채원은 김치체험활동에도 힘쓰고자 한다. 5년 전부터 지역 농가와 연계하여 생산자 단체, 급식 영양사,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유기농산물 재배, 유기농 김치 담그기 체험, 친환경 농산물 교육 등의 체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유기농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소비자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앞장서고자 한다. 우리 먹거리 개선을 위해 힘쓰는 담채원의 앞날이 기대된다.






글 : 염세권
사진 : 이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