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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웃음이 가득한 장터 우하하횡성한우시장


‘횡성’이라고 하면 대개 횡성한우를 떠올린다. 그래서 횡성은 시장 이름을 ‘우하하횡성한우시장’이라고 지었다. 이름은 한우시장이지만 한우를 파는 정육식당이 줄지어 있는 곳은 아니다. 1일과 6일, 장날이면 시장을 빙 두른 도로에는 차 대신 장이 선다. 차가 다니던 도롯가에 상품들을 늘어놓고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모습을 보다 보면, 이게 사람 사는 풍경이구나 싶다. 왠지 200년 전에도 이곳 횡성시장의 사람들 사는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00년 역사를 가진 장터

‘우하하횡성한우시장’으로 불리는 횡성시장이 언제부터 열리기 시작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 1770년 조선 영조 때 완성된 <동국문헌비고>에 따르면 횡성읍내 장이 1일과 6일에 선다고 되어있는데, 이는 현재 횡성시장의 5일장과 일치한다. 이를 통해 약 200년 전부터 장이 서기 시작했고, 구한말에는 무척 번성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일제 강점기에도 횡성시장은 활발했는데, 1919년 4월 1일 장날에 강원도 최초로 독립운동이 일어난 곳이 바로 횡성이다. 횡성이 지금도 애국의 고장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이게 횡성한우래요

횡성은 예부터 한우가 유명했는데, ‘우하하횡성한우시장’이라는 이름도 거기에서 유래되었다. 횡성의 대표 이미지인 ‘한우’를 내세우고, 웃음도 덤으로 얻어가는 행복한 시장이라는 뜻을 담은 것. 그러나 횡성시장에 정육점만 몰려있을 거라고 기대해선 안된다. 횡성시장은 횡성 땅에서 나는 농축산물과 온갖 물건을 팔고 있는 종합시장이다. 전통시장답게 강원도 토종 먹거리가 풍부하지만, 한우를 먹으려면 시장 내에 2~3곳 있는 정육점이나 시장 인근에 위치한 정육식당을 찾아가야 한다. “이게 횡성한우래요. 먹어봤나?” 횡성한우를 찾아왔다는 말에 정육점 아주머니는 크게 한 점 썰어주셨다.







더덕이 오래 묵으면 산삼보다 낫더래요

1938년 조선총독부에서 조사한 시장통계표에 실린 거래액을 기준으로 횡성장은 강원도 1위, 전국 20위 내에 드는 조선의 대표 시장이었다. 그래서인지 지금의 5일장도 규모가 상당하다. 횡성지역에서 나는 갖가지 산나물과 버섯 등도 종류별로 다채롭게 판매되고 있고, 더덕으로 유명한 지역인 만큼 산에서 직접 캐온 더덕도 크기 별로 진열되어 있다. “더덕이 오래 묵으면 산삼보다 낫더래요!” 10여 년 째 시장에서 더덕을 팔고 있는 할머니는 눈 깜짝할 사이에 더덕 껍질을 벗겨냈다. “왜서? 하나 까줄까?” 더덕을 한참 보고 있으니 웃으며 말을 건네신다.











200여 년의 역사를 품고 있는 우하하횡성한우시장. 어르신들의 정겨운 웃음과 젊은 상인들의 힘찬 목소리가 어우러져 구경만 해도 괜스레 마음이 들뜨는 것 같다.












강원도에서 가장 큰 시장

우리가 찾아간 날은 마침 5일장이 열린 날이었다. 아케이드로 새롭게 리모델링한 세련된 상설시장 주변으로 빽빽하게 장이 열렸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상인들은 이른 아침부터 파라솔과 천막을 치고 각종 먹거리와 상품들을 펼쳐 놓았고, 상품들을 둘러보는 사람들로 금세 거리가 북적북적해졌다. 그리고 큰 도롯가 주변으로는 횡성 지역에서 오랜 세월 지내온 토박이 상인들이 물건들을 내놓았는데, 다들 나이가 지긋하다.







숨겨진 매력, 횡성시장만의 먹거리

횡성시장에는 이것저것 둘러보면서 먹을 수 있는 먹거리도 많다. 더덕부침 골목에선 전 부치는 고소한 냄새가 가득하고, 찜통 위에 놓인 옥수수에서는 하얗게 김이 올라온다. 시장 입구 천막에서는 커다란 솥에 도넛을 잔뜩 튀기고 있다. 또 시장 밖에는 ‘하누앤카누’라는 카페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한우 모양을 본뜬 풀빵도 맛볼 수 있다. 한우가 들어가 있어 무척 고소하다. 다양한 먹거리는 시장 나들이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횡성시장은 특히 먹거리가 많아 한 걸음 한 걸음이 즐거워 “우하하!” 웃을 수 있었다.







따뜻한 도넛 하나 입안 가득 물고 북적이는 사람들 틈에서 시장 상인들의 힘찬 목소리를 듣다 보면 코로나19도 막지 못할 시장의 힘을 느낄 수 있다.








글 : 염세권
사진·영상 : 고인순, 이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