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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만든 가족끼리 캠피닉

양평 수미마을



농촌관광은 농외소득에 기여할 뿐 아니라 지역을 활성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양평군 단월면 봉상2리에 자리한 수미마을은 다양한 축제 프로그램으로 농촌관광 산업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축제를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 개발이 시급했다. 수미마을은 한국농어촌공사가 추진하는 ‘농촌관광 활성화를 위한 컨설팅’을 통해 방법을 모색했고,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농촌체험 휴양마을의 확장 가능성을 열었다. 수미마을의 최성준 대표를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었다.



양평 수미마을 최성준 대표



코로나19 이전 수미마을 이야기


용문산 남쪽 아래 6번 국도변에 자리한 양평 수미마을. 남한강 지류인 흑천을 따라 들어선 마을은 쌀을 풍성하게 거두던 전형적인 농촌이었다. 수미마을은 딸기, 밤, 메기, 감자, 고구마, 옥수수 등의 특산물로도 유명하다. 농촌체험 휴양마을로 변모하기 전 수미마을은 ‘밤나무숲자연휴식지’로 지정된 천변에서 닭백숙을 파는 식당 몇 곳만이 여름 한 철 관광객을 맞았다. 그러나 자연환경은 점점 훼손되어 갔고 다른 농촌 마을에 비해 경쟁력이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마을 주민들은 똘똘 뭉쳐 체험마을을 가꾸었다.

“오랫동안 살아온 주민들과 귀촌한 외지인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기 위해 고민했습니다. 서울에서 가깝기 때문에 도시인이 언제든지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마을로 콘셉트를 잡았습니다. 2010년에는 한국농어촌공사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휴양마을로 지정을 받고 교육, 홍보, 마케팅 등 다양한 부문에서 지원을 받으며 농촌체험 휴양마을로서 지금까지 성장해올 수 있었습니다.”

축제가 하나둘 생겨난 건 2007년부터다. 수미마을의 흑천은 마을사람들뿐 아니라 체험객들의놀이터로 점점 변화하기 시작했다. 여름이면 흑천에서 천렵과 물놀이를 즐겼고, 겨울에는 빙어 낚시와 썰매 타기가 이어졌다. 조용했던 마을은 어느새 활기가 넘쳤다.




소규모 문화체험으로 각광받던 마을


수미마을이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365일 계절별 공정(公正) 축제가 열리는 마을’이라는 차별화된 콘셉트를 갖기 시작했을 때부터다. ‘공정 축제’란 대규모의 소비적인 축제 대신 주민과 방문객이 중심이 되는 소규모 문화 체험을 주된 프로그램으로 삼는 축제를 말한다. 봄에는 딸기도시락축제, 여름에는 메기수염축제, 가을에는 몽땅구이축제, 겨울에는 빙어축제가 개최되었다. 찐빵·달고나 체험장과 밤 구워 먹기, 연날리기, 떡메치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이 축제와 함께했다. 체험시설 대부분은 마을에서 직접 운영하지만, 사륜 ATV 체험장, 찐빵 체험장 등 주인이 따로 있는 경우도 있다. 주민 창업을 유도해 일종의 ‘소(小)사장제’로 운영하는 식이다.

수미마을은 언제 찾아도 즐겁게 농촌체험 프로그램들을 즐길 수 있었다. 농촌 체험마을 대부분이 수학여행이나 유치원 등의 단체를 주고객으로 삼는 반면, 수미마을은 가족과 커플이 즐겨 찾았다. 무엇보다 자기 기호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즐거운 추억거리를 담아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입소문을 타고 매해 방문객이 급증했다. 100여 가구 내외가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은 늘 웃음꽃이 끊이지 않는 마을로 변모했다.







코로나19로 닥친 농촌 관광 위기


탄탄대로를 달릴 것 같았던 수미마을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국민의 생활전반을 바꿔놓고 있는 코로나19가 산업에 큰 타격을 미쳤고, 특히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분야가 바로 관광산업이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하고 거리두기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많이 사람이 모이는 축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게 사실상 힘들어졌습니다. 가족끼리만 할 수 있는 소규모 여행이나 야외 활동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새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필요했습니다. ‘밤나무숲자연휴식지’로 유명한 수미마을은 예전부터 야영객이나 차박을 하는 분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습니다. 쓰레기 배출, 환경오염 문제로 마을 주민이 꺼리던 것을 이번 기회에 제대로 프로그램화하여 운영하면 농가 소득과 연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끼리 캠피닉’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입니다.”

다행히 어려움 속에서도 기회가 감지되었다. 해외로 빠져나가던 관광객이 국내로, 또 도시보다는 인구 밀도가 낮은 시골로 유입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수미마을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는 지속가능한 콘텐츠 개발에 집중했다.







농촌 관광의 체질 개선, KRC에서 찾다


수미마을은 한국농어촌공사가 추진하는 ‘농촌관광 활성화를 위한 컨설팅’을 통해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코로나19 상황에 맞도록 수정, 보완하면서 방문객이 중심이 되는 프로그램을 통해 농촌 체험 휴양마을의 확장가능성을 열었다. ‘농촌관광 활성화를 위한 컨설팅’은 코로나19로 변화된 새로운 일상에 맞는 관광 트렌드를 연구하고 비대면, 소규모 농촌체험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변화된 고객의 니즈와 패턴에 대응하기 위한 유형별 콘텐츠의 개발 및 보급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다.

최성준 대표는 “농촌 활성화를 위한 컨설팅을 통해 전문인력, 상품개발 비용 등의 다양한 지원을 받았습니다. 특히 상품을 구성하여 직접 테스트를 해보고, 고객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설문조사와 설문 분석까지 진행하여 코로나19에 부합하는 고객의 니즈에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하며 컨설팅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농촌 관광에 ‘안전’을 더하다


캠핑과 피크닉이 접목된 ‘가족끼리 캠피닉’은 가족끼리 캠핑과 소풍을 즐기면서 기존의 체험 활동도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당일 프로그램과 1박2일 프로그램으로 나뉘는데, ‘only one, only two, only five, only ten’ 등 사회적 거리두기 1~3단계별 체험 상품을 마련한 점이 특징이다. 이렇게 개발된 상품은 이전처럼 다수의 관광객을 받을 수는 없지만 갑작스럽게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더라도 예약한 상품을 취소하지 않고 기존 계획대로 이용할 수 있으며, 제한된 인원만 체험할 수 있어 안전하게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사륜 ATV, 찐빵 만들기, 바비큐, 피자 만들기, 모종화분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상품별 3~5종을 선택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현장에서 체험객이 직접 메뉴판을 보고 상품을 별도로 추가할 수도 있어 관광객의 선택폭까지 넓혔다.

“농촌에서 유일하게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농지와 주차장을 활용해 요즘 유행하는 차박과 야외 캠프닝을 접목한 기본 골격에 주말농장, 농촌체험, 멘토 지원까지 접목한 상품이 ‘가족끼리 캠피닉’입니다. 특히 농촌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멘토가 되어 농사를 배울 수 있는 체험은 코로나19 이후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앞으로도 체험객과 마을 주민들과의 관계를 늘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합니다.”



겨울과 봄에는 딸기농장을 체험할 수 있다




마을 사람, 관광객 모두가 행복한 곳으로


해외여행에 대한 국민의 니즈를 농촌관광으로 전환하여 현재의 어려움을 타개하는 방법 모색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최성준 대표는 이러한 상황에 발맞춰 “수미마을을 안전하고 행복한 마을로 가꿔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수미마을은 재능이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외지인들에게는 무척 개방적이고요. 앞으로 마을 주민들 각자가 잘하는 분야에서 재능을 펼칠 수 있게 사업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마을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려고 합니다. 수미마을을 찾는 관광객들 또한 수미마을에서만 얻을 수 있는 재미와 즐거움을 통해 추억과 행복을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지금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가기 부담스러워진 시대를 살고 있다. ‘농촌관광’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해답이 될 수 있다.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은 농촌은 특색 있는 경험과 인파로부터 한발 떨어지는 물리적 차단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농촌관광 산업도 수미마을의 사례처럼 단체여행에서 가족 등 소규모 여행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단순한 농촌체험이 아닌 그 지역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농촌관광 산업의 성공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수미마을이 새로운 콘텐츠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이유다.







글 : 한율
사진 : 정우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