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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푼 꿈을 안고 통발어업을 준비하다!

청년 어부 지선아 씨의 어부 일기



충남 보령시 무창포항의 최연소 귀어인 지선아 씨는 결혼 직후 남편의 고향인 무창포로 와 삶의 터전을 새롭게 마련했다. 귀어를 한 지 햇수로 9년째다. 수산물시장에서는 횟감을 팔고, 남편의 어업을 도와 낚시가게를 운영하는 사업가이자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하다. 그 누구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는 지선아 씨의 하루하루는 활기로 가득 차 있다. 앞으로 1년 동안 그녀의 이야기를 담는다.









오늘은 남편과 통발어업 개시를 위한 막바지 준비에 돌입했다. 수두룩하게 쌓인 완성된 도구들을 보니 마음이 뿌듯해진다. 어촌도 농촌처럼 겨울철에는 비교적 한가하다. 관광객이 많은 봄부터 가을까지는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 없이 바쁘지만, 겨울은 그에 비해 한산한 편이다. ‘철 장사’인 낚싯배 외에 겨울에도 쉬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방법을 남편과 고민하다 통발어업을 하기로 결정하고 요즘은 더없이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남편과 그동안 만들어놓은 통발 수량을 체크하기 위해 나섰다. 통발어업에 필요한 통발들을 마땅히 놔둘 곳이 없어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지인의 땅을 임대했다. 본격적으로 통발어업을 시작하면 주 작업장이 될 장소다. 노란색, 초록색 통발이 쌓여 있는 걸 보니 왠지 보기가 좋다. 이 또한 손으로 하나하나 만든 거라 애정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노란색 통발로는 낙지를 잡고, 초록색 통발로는 꽃게를 잡는다. 만드는 방법도, 생긴 것도 모두 다르다. 낙지 통발은 2,500개고 꽃게 통발은 1,500개였다. 통발어업을 하는 내내 잃어버리지 않고 잘 사용했으면 좋겠는데…!






항구에 정착돼 있는 총각2호에 가서 배를 정리했다. 낚싯배 시즌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어부에게 배는 그 무엇보다 소중한 재산이다. 바다라는 터전으로 나갈 수 있는 동력일 뿐만 아니라 배를 타고 있을 때 어부로서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남편과 낚시가게가 들어설 장소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 운영하던 낚시가게의 임대기간이 만료되어 새로운 터에 낚시가게를 열기 위해 준비 중이다. 지금은 땅에 배관을 설치하고 기존의 간판을 떼어다 가져다 놓고 건물을 짓기 위한 자재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다. 기존에 하던 일이지만, 새로운 장소에서 낚시가게를 시작할 생각을 하니 설렌다. 낚싯배가 가동되고 낚시가게까지 재개 되면 나는 그야말로 눈 코 뜰새 없이 바빠질 것이다.






내친 김에 한동안 장사를 하지 않았던 총각수산으로 갔다. 무창포수산시장 내에 자리한 총각수산은 귀어하고 남편과 맨 처음 시작한 사업이다. 그래서 애정이 많이 간다. 코로나19 때문에 총각수산이 문을 닫은 지 어느새 두 달째다. 설이 지난 후에는 다시 운영할 생각이라 가게도 점검하고 청소도 할 겸 들렀는데, 평일 낮이라 한적하기만 했다.






오후 4시가 조금 넘어 어린이집에서 두 아이가 돌아왔다. 아이들은 우리 부부의 가장 큰 행복이다. 아무리 바빠도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는데, 오늘은 함께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러 나갔다. 서쪽으로 해가 기울어가는 시간, 무창포해수욕장을 배경으로 신나게 달리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쌓였던 피로가 싹 가시는 기분이 들었다.








글 : 지선아
사진 : 정우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