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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의 팔달문 근처에는 시장들이 많다. 경기지역본부 주은하 대리는 그중에서도 지동시장은 꼭 가봐야 한다고 말한다. 주은하 대리의 행복한 추억과 유명한 맛집들로 가득한 곳, 지동시장에 얽힌 주은하 대리의 추억을 한 스푼 떠 드린다.
지금의 수원으로 이사를 오게 된 건 10여 년 전의 일이다. 경기지역본부로 근무지가 변경되면서 남편, 아이와 함께 이곳으로 이사를 하게 됐다.
수원의 한가운데에 수원화성이 자리 잡고 있어, 햇살이 좋은 날이면 나는 아이를 데리고 수원화성으로 나오곤 했다. 화성행궁을 둘러보거나 수원화성 성곽길을 따라 걷곤 했는데, 그건 마치 우리가 시간 여행자가 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듯 했고, 도심 속의 예스러운 풍경과 싱그러운 풀냄새에 흠뻑 취할 수 있었다.
수원은 참으로 재미가 있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곳이었다. 동네에 뭐가 있나 둘러보던 중 팔달문 인근에 지동시장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여느 시장과 달리 통닭을 파는 가게가 줄지어 있는 독특한 시장이었다.
소풍의 끝은 언제나 기-승-전-먹거리! 우리는 지동시장의 통닭거리로 향했다. 그곳에는 유명 영화에 나온 ‘수원왕갈비통닭’도 있었고, 닭발이나 똥집을 튀긴 메뉴도 있어 아이가 참 신기해했는데,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것 또한 참 즐거웠다.
지금도 지동시장을 자주 가곤 한다. 용성통닭, 진미통닭 등 나만의 맛집들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낯선 수원으로 온가족이 이사를 와서 걱정이 많았는데, 지동시장 덕분에 지금껏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다.
매년 명절이면 농지은행사업을 홍보하기 위해 지동시장으로 나서야 했다. 나는 지사 직원들과 시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인근 주민들에게 우리 공사의 농지은행사업 홍보 팸플릿과 함께 물티슈와 행주 등 작은 선물을 나눠드리곤 했다.
한참을 돌아다니다 발걸음을 멈추고 물끄러미 시장의 사람들을 쳐다보게 되는 순간이 있다. 세대가 바뀌고 시대가 변하면서 명절의 풍속도 많이 달라졌지만, 시장에서는 아직 남아있는 명절의 훈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날도 그랬다. 평소에 볼 수 없었던 송편, 꼬치, 산적 등 각종 명절 음식들을 사고파는 시장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시장 한 귀퉁이에서 떡방아를 찧는 사람들과 간혹 한복을 입고 시장을 방문하는 사람들까지. 모든 것이 따듯하게 다가온다.
팸플릿을 전하며 전하는 인사를 반갑게 받아주는 사람들의 모습이 반갑고 또 정겨웠다.
지동시장에는 TV에 나온 맛집들도 많다. 그중에서도 우리는 호빵을 즐겨 먹었는데, 사업 홍보를 모두 마치고 나면 우리는 늘 호빵가게에 들른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호빵을 사들고 사무실로 복귀하면, 직원들이 함께 둘러앉아 호빵을 먹으며 명절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다. 작고 사소한 기억이지만,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글 : 경기지역본부 주은하 대리
일러스트 : 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