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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연금 가입자 이종관 씨

농지연금 덕분에 노후가 행복 합니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연금에 가입하여 수혜를 받고 있는 이종관 씨를 만났다.
평생을 농부로 살아왔다는 그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





농지연금 수혜자를 만나기로 한 날. 밤새 내리던 장맛비가 그치고 맑은 하늘 위로 해가 고개를 내밀었다. 평택의 한 스튜디오 앞에서 만난 이종관 씨는 한 평생 농사꾼으로 살아온 것을 입증하듯 나이에 비해 다부진 체격을 가지고 있었다. 밝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그의 표정에서는 바쁘게 사는 도시인들에게서 느낄 수 없었던 어떤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다리가 불편한 아내를 위해 조수석의 문을 열어주는 젠틀함까지 가진 이종관 씨. 자리에 앉은 이종관 씨에게 흙사랑 물사랑에 대해 간략히 소개를 한 뒤 인터뷰를 시작했다.

평택 농사꾼 이종관 씨를 만나다


편집자 안녕하세요. 이종관 님. 흙사랑 물사랑 독자 분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종관 네~ 안녕하세요. 아내와 함께 평택에 살고 있는 농부 이종관이라고 합니다. 저는 스무살이 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어요. 올해 제가 일흔넷이니 농사를 지은 지 54년이 흘렀네요. 주로 벼농사를 지었죠. 처음에 3천 평으로 시작했는데, 1만 평까지 늘어났어요. 그렇게 벼농사를 하면서 아내와 결혼하고, 아들 하나 낳고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하나 있는 아들은 서울에 가서 가정을 꾸려 살림 차리고 잘 살고 있고, 아내하고 둘이 살고 있죠.

54년의 세월 동안 벼농사만을 해왔다니. 평생을 농사일에 전념한 평생지기 농사꾼으로서 일궈 온 이종관 씨의 성실함과 노력이 1만 평의 농지에 모두 함축된 것 같은 위엄을 느낀다.






먹을 것이 없었던 시절부터


편집자 벼농사를 짓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질문이 끝나자 이종관 씨의 시선이 허공의 어딘가를 향했다.
잠시 기억이라는 책장에서 오래된 책을 꺼내들어 먼지를 툭툭 털어 펼쳐보고 있는 것 같은 표정이었다.

이종관 우리 어릴 때는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라 먹을게 없어서 참 힘들었어요. 강냉이 가루, 밀가루 같은 걸 배급받아서 살 때였으니까요.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공부라는걸 할 수도 없었고, 당시 시골에서는 벼농사 말고는 다른 할 수 있는 일도 없었어요. 아마 그 당시 농민의 대부분은 벼농사를 지었을 거예요. 남의 논이건 내 논이건 일단 농사를 지어야 먹고 살 수 있었죠.

그가 웃을 때 문득 깊은 주름살이 눈에 들어왔다. 농사일로 다부진 체격은 그대로였지만 주름만큼은 세월을 빗겨가지 못했다.





농부들의 노후 준비


편집자 농부들은 노후 준비를 어떻게 하나요?
이종관 사실 우리 농부들은 노후준비라고 할 만한 게 없어요. 요즘 사람들이야 직장 다니면서 연금도 내고 적금도 붓고 하지만, 저희 젊었을 때는 그런 게 없었죠. 자식들 키우느라 돈 모을 새도 없었고. 가진 거라곤 집이랑 논 밖에 없는 경우도 많아요. 요즘에는 정부 지원도 많아졌지만 우리 때는 농사꾼이 받을 수 있는 혜택 같은 것도 별로 없었으니까. 제 주변 농부들은 노후 준비라는 걸 제대로 해놓은 사람이 없어요. 농지 팔아서 자식들 집 사주고, 뭐 해주고 남은 게 없어요. 그래서 지금도 농지를 임대해서 농사짓고 살고 있죠.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노후, 이것은 비단 올해 74세인 농사꾼 이종관 씨만의 얘기가 아닐 거란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편집자 그래서 농지연금을 알아보신 건가요? 가입하시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세요?
이종관 농사를 짓다 보면 한국농어촌공사 직원들을 이런 저런 일로 만나게 되어 있어요. 제가 65세가 되던 해에, 그러니까 9년 전에 한국농어촌공사와 인연을 맺게 되었죠. 아무래도 나이를 먹으니 기력은 쇠하고, 자식은 서울 가서 일하고 있으니 농사를 지을 수가 없어서 애를 먹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에 한국농어촌공사 직원의 추천으로 농지임대에 가입하게 됐죠. 덕분에 일도 좀 줄이고 살림도 나아졌어요. 그리고 작년에는 나이가 있다 보니 노후 준비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주위에서 농지연금에 대한 얘기를 들었고, 농어촌공사 평택지사에 문의하게 되었어요. 아까도 얘기했지만 주변 농부들은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질 못해서 지금도 농사를 짓고 있어요. 그래도 나는 농지연금에 가입해서 편하게 살고 있지. 아직 우리 동네에는 농지연금 가입한 게 나뿐이 없어요.

이종관 씨의 말에서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 사업에 대한 신뢰가 느껴졌다. 그래서 선뜻 인터뷰에 응해주신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농지연금 가입, 가입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편집자 농어촌공사 직원들이 큰일을 했네요. 농지연금제도가 농업인이 소유한 농지를 담보로 노후생활에 필요한 안정자금을 연금으로 받는 것인데, 농지연금 가입에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이종관 직원들이 다 알아서 해주는데 어려울 게 뭐가 있겠어요. 어려운 건 하나도 없었어요. 다만, 농지연금은 농지를 담보로 연금을 받는 서비스예요. 쉽게 말하면 내가 죽을 때까지 연금을 받아쓰고, 남는 것은 자식에게 물려주는 거예요. 물론 자식들이 돈을 갚고 땅을 다시 가져갈 수도 있겠죠. 그런 과정에서 자식들이 반대를 하거나 그럴 수 있지요.
편집자 그렇군요. 농지를 담보로 연금을 끌어다 쓰는 것이니, 자녀분이 반대를 할 수도 있겠어요.
이종관 저흰 그렇지 않았어요. 제 아들은 서울에서 직장 다니면서 잘 살고 있고, 제가 일군 논으로 제가 연금을 받는데 반대할 이유가 없죠.
편집자 다행이네요. 그러면 농지연금이 생활하시는 데 도움이 좀 되고 있나요?
이종관 작년에 가입해서 월 150만 원을 받고 있는데, 생활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농사를 크게 하기 어려운 나이라 국민연금과 농지임대로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사실 농지연금에 가입하기 전에는 생활이 쪼들렸어요. 들어오는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았으니까요. 농지연금을 받고부터는 손주들한테 용돈도 줄 수 있고, 우리 집사람이 먹고 싶어 하는 게 있으면 같이 먹으러 다니고 하죠. 그게 인생사는 재미 아니겠어요? 아주 행복합니다.

손주들과 아내분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자 이종관 씨의 얼굴이 무척 밝아졌다.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이런 게 행복한 인생 아니냐며 묻는 그의 질문에 맞장구를 칠 수밖에 없었다.









행복한 노후를 맞이한 부부


편집자 이제 농사일은 안하고 계신가요?
이종관 하루에 1~2시간 정도 운동 삼아서 하고 있어요. 오늘도 5시에 나가서 8시까지 고추밭에 비료 주고, 약 치고 왔어요.
편집자 어쩐지 무척 건강해보이시더라고요. 그러면 본인처럼 농지연금 가입을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종관 사실 농사꾼들은 농사를 지으면서 노후를 준비하기가 힘들어요. 그렇게 준비가 하나도 안 된 상태로 노후를 맞이하게 되면 생활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 농부들의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농지연금을 개발한 것 아니겠습니까? 농지연금에 가입해 노후를 편안하고 재미있게 사시는 것이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 고민해보세요.
편집자 앞으로 바라는 것이 있을까요?
이종관 우리 집사람이 건강이 좋지 않아요. 그러니 더욱 건강에 신경 쓰면서 재미있게 살고 있습니다. 농지연금 덕분에 일도 많이 줄였으니, 내 몸에 맞춰 운동도 하고 오래오래 재미있게 살겠습니다.

그렇게 인터뷰를 마치고 촬영이 이어졌다. 무릎 수술로 다리가 불편한 아내의 손을 꼭 잡고 카메라 앞에 선 부부는 더 없이 다정해보였다. 서로의 손을 꼭 잡고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 모습을 보니, 어쩐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을 농부로 살아오면서 우리 국민들에게 먹거리를 제공해준 이종관 씨. 그가 누구보다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길 바란다.









글 : 염세권
사진 : 이정수
영상 : 성동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