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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나무 행복 걸렸네~

두드림농원 장영수 씨의 귀농이야기



올해로 64세, 보은군에서 대추 농사를 짓고 있다는 장영수 씨를 찾았다. 서울 토박이에 유명 광고회사에서 근무하던 사내가 어떻게 충청북도 보은에서 흙과 함께 생활하게 되었을까. 2000년 초반부터 귀농을 꿈꿔오던 그가 건강 문제로 귀농을 결심하고, 현재 행복한 귀농 생활을 하게 되기까지. 대추밭 한편에 앉아 그의 인생과 귀농 이후의 제2의 인생 이야기까지를 들어보았다.





직장 스트레스, 심장 스탠스 시술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다

장영수 씨는 말하면 모두 알 만한 유명 광고대행사에서 근무하던 소위 잘 나가는 직장인이었다. 그러던 그가 왜 갑자기 귀농을 결심하게 되었을까? 지난 2011년 업무 스트레스와 잦은 음주로 심장에 무리가 온 것을 느낀 그는 병원을 방문했고, 대동맥 혈관이 막혀 스탠스 시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심장에 2개의 스탠스를 삽입하는 시술 후, 건강을 되찾기 위해 장영수 씨는 새로운 삶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제2의 삶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예전부터 꿈꿔왔던 전원생활을 결심하게 된 것이죠.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시골에서의 삶에 대한 동경이 마음속에 늘 있었거든요. 마침 건강도 좋지 않으니 귀농을 결심하게 된 거죠.”

이미 시골과 농촌 생활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장영수 씨는 농촌진흥청과 서울시 농업기술센터를 방문해 귀농을 위한 교육을 받았고, 교육을 받는 동안 흙과 작물에 대한 이해가 생겨 귀농 이후 어떻게 살아가면 될지 계획이 생기기 시작했다.

“교육기관에서는 과일과 채소를 가꾸는 기본적인 교육부터 시골에서의 삶에 대해서도 교육을 해줘요. 처음에는 특수 작물이라는 것에 대해서 교육도 받았는데, 보은이 대추가 유명해서 대추를 기르게 되었죠.”






아내의 요청으로 선택한 보은, 하나씩 자리잡기 시작한 귀농

충청북도 보은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처음에는 보은에 올 계획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귀농을 할 때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가족들의 동의를 얻는 거예요. 내가 귀농을 하고 싶다고해서 가족들에게 무작정 강요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근데 마침 동서 부부가 보은에 먼저 내려와 있었어요.” 이왕 귀농을 할 거라면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이 있는 곳으로 가자는 아내의 요청에 그는 결국 보은으로 귀농을 결심했다. 귀농을 결심한 후에 그는 가장 먼저 보은에서 재배하기 좋은 작물부터 알아보았다. 마침 보은농업기술센터의 귀농 교육을 통해 대추농사를 추천받아 대추를 선택할 수 있었다.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게 흙입니다. 처음에 땅을 먼저 구입했는데, 그때는 이 밭이 계단 형태의 논이었어요.” 그는 가장 먼저 대추농사를 위해 객토*를 하고, 평지를 만들어 흙을 가꾸기 시작했다. 그래서 1년 동안 고추, 콩, 감자 같은 1년 살이 밭작물을 키웠다. 그렇게 대추나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땅의 지력을 키우는 작업을 먼저 마친 후 대추나무 묘목을 심었다고. “2012년에 귀농을 하고, 2013년부터 대추 묘목을 심었어요. 지금까지 10여 년을 키워낸 것이죠. 지금 이 밭에서 자라고 있는 대추나무가 귀농 이후 제 삶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객토 : 농경지의 지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다른 곳으로부터 흙을 가져다 넣는 일






“2012년에 귀농을 하고, 2013년부터 대추 묘목을 심었어요.
지금까지 10여 년을 키워낸 것이죠. 지금 이 밭에서 자라고 있는 대추나무가
귀농 이후 제 삶의 분신입니다.”



생각보다 쉽게 적응한 시골살이,그리고 되찾은 건강

“대다수의 귀농인이 귀농 이후 겪는 어려운 점은 2가지입니다. 하나는 농부로서의 삶에 적응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마을 사람들과의 생활에 적응하는 것이죠.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마을 사람들이 친근하게 잘 대해주셔서 시골 생활은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어요. 문제는 나무를 키우는 것이었죠.”

평생 나무를 가꿔본 적이 없으니 어려운 점이 많았다. 나무에 벌레가 생겼을 때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마을 사람들에게 어떤 약을 써야 하는지 물어보면서 하나씩 배워나가야 했다. “마침 보은에는 대추대학이라는 곳이 있더라고요. 거기서 1년 과정의 교육을 해주는데, 대추농가를 대상으로 대추 재배방법에 대해 교육을 해주고 있죠.”

대추대학 덕분에 대추나무의 특성부터, 전지를 어떻게 해야 하고, 비료를 얼마나 써야하는지 등을 꼼꼼하게 배울 수 있었고, 1:1 멘토를 통해 정착을 지원해주어 큰 어려움 없이 정착할 수 있었다. 현재 그는 1800평의 대지에 600그루의 대추나무를 키우고 있다. 건강도 되찾아 아내와 둘이서 농장을 가꾸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한다. “서울에서 귀농을 했을 때 첫 번째 목표가 많이 걷는 것이었어요. 서울에서는 항상 차를 타고 다녔다면, 무조건 걸어 다니는 걸 목표로 했는데, 덕분에 많이 건강해졌습니다.”





귀농을 하기 전, 알아두어야 할 것들

귀농을 생각하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을 묻자 그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귀농을 하려면 첫 번째로 본인이 농촌에 맞는 사람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 시간을 아끼지 않아야 해요. 성별을 떠나, 자신이 흙과 살아가는 것이 잘 맞는 사람인지를 알아야 하죠. 또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시골에서의 삶이 잘 맞는지를 알아봐야 해요.”

그리고 귀농을 준비하는 과정도 빼먹지 않았다. 시골에서 어떤 경제활동을 통해 먹고 살아가야 할지 계획을 뚜렷하게 세워두어야 한다는 것. 직접 농사를 짓는 방법도 있고, 체험농가를 운영한다거나 농업과 관련된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경제적 활동을 해서 생활을 해나갈 수 있을지를 미리 생각해보고, 거기에 맞춰 준비를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계획 없이 막연히 귀농을 시도했다가 적응을 하지 못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시는 분들도 더러 있거든요. 그런 분들을 볼 때마다 참 안타깝습니다. 또는 작물이 자기와 맞지 않다고 자주 바꾸는 사람도 있는데, 그건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아요. 그러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작물을 재배할지도 미리 교육 받는 것이 좋습니다. 서울에서 음식점이나 카페를 오픈할 때도 철저하게 사전 교육을 받는 것처럼, 마찬가지로 귀농을 할 때에도 농촌에서의 행복한 삶을 막연히 꿈꾸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꼼꼼히 받은 뒤에 귀농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장영수 씨는 현재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밭일을 쉬면서 아내와 함께 차를 타고 여행을 다녀온다고 한다. 서울에서의 바쁜 삶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귀농에 성공한 그. 건강과 행복을 모두 잡은 그는 앞으로도 행복한 삶을 이어나갈 것 같다.












글 : 염세권
사진 : 박찬혁
영상 : 성동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