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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복판에서
근대문화유산을 걷다

인천 개항누리길



6·25 상륙작전을 펼친 도시, 한국에 도착하기 위해 가장 먼저 발걸음을 내딛는 도시. 인천에서는 개항 이후의 근대문화유산을 접할 수 있다. 인천항이 서양세력에 문호를 개방하자 가장 번성한 도시였던 그곳에서 마주한 근대문화유산은 우리 역사의과오이자 아픔이자 또 다른 미래다.




근대문화유산을 엿보다 개항 누리길


인천의 심장이라 불리는 중구는 1883년 구한말 개항 이래 인천항을 중심으로 시가지가 형성되면서 번영을 누렸다. 외세의 강압에 못 이겨 강화도조약을 체결한 조선은 할 수 없이 개항을 하고 말았다. 개항은 부산항이 먼저였지만 국교를 가장 먼저 체결한 것은 인천항이었다. 대외무역이 활발하게 이뤄지던 인천항은 먼 나라의 사람들이 몰려와 독특한 문화를 형성했다.

차이나타운 일대는 우리나라 최초로 도시계획을 통해 만들어졌고 일본과 청나라를 비롯한 각 나라의 조계지가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인천 중구에는 근대문화 유산이 현재까지 많이 남아 있다.1891년에는 러시아, 미국, 중국 등에서 온 외국인들의 사교모임인 제물포구락부가 탄생하기도 했다. 서양식 목조건물인 이곳은 1901년 자유공원 아래인 현재의 위치로 이전했다. 차를 마시고 연회를 열던 제물포구락부는 현재 당시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스토리텔링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1. 한국 성당 중 가장 오래 된 서양식 근대 건축물 중 하나인 답동성당
2. 미국,·독일·프랑스·러시아 등의 외국인과 중국·일본인들이 친목을 돕는 사교장으로 사용된 구 제물포구락부


개항 당시 인천의 유일한 금융기관이었던 일본제1은행 인천지점은 일본의 경제적 침략이 이뤄진 장소다. 산업자본과 고리대자본을 육성하는 한편 국내 은행인 대한천일은행의 자금줄을 끊기 위한 작업을 자행했다. 우리나라의 쌀과 산금을 일본에 반입하고 해관세를 취급하는 등 은행의 업무를 넘어서는 일도 담당했다. 현재 이곳은 인천개항박물관이 조성되어 130여 년 전 인천의 모습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네 개의 전시실로 이뤄진 인천개항박물관에서는 인천 개항 당시 근대문물, 경인철도와 한국 철도사, 전환국과 금융기관의 유물을 둘러볼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공원이자 인천항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자유공원, 일본인들이 자신들의 거주지를 확대하기 위해 조성했지만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영화나 드라마 촬영 장소로도 유명한 홍예문 등은 우리의 아픈 역사이지만 근대문화이다. 이 모두는 인천의 ‘개항 누리길’로 불린다.



1. 인천의 유일한 금융기관이었던 일본제1은행 인천지점은 인천개항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2. 1924년에 지은 건물로 우편 업무를 담당한 인천우체국은 2005년부터 인천중동우체국으로 사용되고 있다



인천항의 번영과 함께한 차이나타운


월미도, 소래포구와 더불어 인천의 명소를 꼽으라면 차이나타운을 빼놓을 수 없다. 온통 붉은 색으로 치장된 이곳은 주말이면 관광객들로 붐빈다. 중국 전통 의상을 입은 상인들이 손님들을 불러 모으고, 이름난 음식점 앞에서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이곳의 자장면과 양꼬치, 월병, 화덕만두는 이미 잘 알려진 명물. 특히 대한민국 자장면 1호집으로 유명한 공화춘이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좋다. 공화춘 자장면 한 그릇은 다른 중국집 보다 비싸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원조 자장면을 맛보기 위해 공화춘을 찾는다.



1884년부터 중국인들이 정착하면서 생활문화를 형성한 인천차이나타운


차이나타운은 1883년 인천항이 개항되고 이듬해 청나라 조계지가 설치되면서 중국인들이 정착해 그들만의 생활문화를 형성한 곳이다. 1920년대부터 6·25전쟁 전까지는 청요리로 명성을 얻었는데, 화교들이 자신들의 음식을 먹다가 같은 중국인을 상대로 음식을 팔기 시작했던 것이 청요리집의 기원이다. 공화춘, 중화루, 동흥루 등은 당시 전국적으로 유명한 청요리집이었다. 1950년대에는 화교들이 춘장을 개발하면서 오늘날의 자장면이 탄생했다. 차이나타운은 볼거리와 먹을거리, 숙박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어 관광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자장면과 여러 가지 간식거리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차이나타운을 둘러본 뒤에는 근처의 삼국지벽화와 일본의 목조건물을 구경하면 그 재미는 배가 된다.



공화춘

자장면을 처음 만들었다고 알려진 중식당. 처음 자장면은 삶은 국수에 채소와 된장을 비벼먹는 것에서 시작했다.


신포닭강정

개항의 역사와 함께 한 백년이 넘는 인천 대표 시장인 신포시장은 닭강정으로 유명하다. 신포만두의 고향이지만 이제는 닭강정에 그 자리를 내줬다. 주말이면 닭강정 하나를 사기 위해 두 시간을 기다려야 할 정도.




근대문화를 현대와 인천아트플랫폼


1930~40년대에 세워진 대한통운 창고와 일제시대에 지어진 붉은 벽돌건물 13채를 리모델링 및 증축해 갤러리와 공연장, 자료관, 게스트하우스, 공방 등으로 꾸민 인천아트플랫폼은 역사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어 매력적이다. 당시의 근대 건축기술 및 역사적 기록을 지니고 있어 건축적,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곳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곳으로 다시 태어났다.



대한통운 창고와 일제시대에 지어진 13채 건물을 리모델링 한 인천아트플랫폼


지금까지 서울을 제외한 지방은 예술 공간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인천아트플랫폼은 그동안의 설움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그 때문에 문화적 도시 재생의 모범사례로 손꼽힌다. 영국군의 군수지원기지로 번영을 누리던 작은 항구도시에서 문화도시로 거듭난 리버풀이나 나폴레옹 3세 시절 유럽 최대 규모의 도살장과 가축 거래 시장이었던 곳에서 세계 최고의 공원으로 탈바꿈한 라빌레트공원과 비교해도 손색없다. 개항장이자 인천의 물류 거점으로서 인천 원도심의 풍경과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면서 현대 도시와 연결시킨다는 의미에서 아트플랫폼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송림 동화마을

동화 속 주인공들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곳. 전봇대를 콩나무 줄기로 꾸민 ‘잭과 콩나무’ 3층 빌라는 백설 공주가 사는 성으로 완성돼 연인과 가족단위에게 인천의 명소가 되었다. ‘오즈의 마법사’ 벽화로 ‘도로시 집’으로 불린 카페에서는 동화 속 궁전의 모습을 그대로 만날 수 있다



교육관(A동), 전시장(B동), 공연장(C동), 커뮤니티홀(H동)과 자료실인 아카이브관(D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관람료도 대부분 무료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관람할 수 있다. 최근에는 드라마 촬영장소로 소개되어 주말이면 많은 시민들이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고 ‘차이나타운’과 ‘역사문화의 거리’와도 인접해 있어 다양한 문화생활을 누릴 수도 있는 것도 인천아트플랫폼의 장점. 특히 오픈 스튜디오, 오픈 쇼케이스, 전시, 공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대중이 직접 예술을 감상하고 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 더욱 친숙한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인천 개항누리길의 영상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글 : Ditto
사진 : 봉재석, 나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