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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함께하는 여행
태양의 도시

경북 포항



한반도의 가장 동쪽에 자리한 포항은 우리나라에서 해를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해돋이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포항이 일출로만 유명한 건 아니다. 바다로 넘어가는 해를 볼 수 있는 일몰 명소이기도 하다. 호미반도 해안 둘레길을 따라 포항의 해돋이와 해넘이를 담았다.




일출과 일몰의 도시 호미곶 해안반도


포항하면 빠질 수 없는 호미곶 해맞이광장. 한반도를 호랑이 모양으로 봤을 때 호랑이의 꼬리 부분에 있는 곳이다. 2000년과 2001년 1월 1일, 두 차례에 걸쳐 국가지정 해맞이 축전이 개최됐을 정도로 해돋이가 유명하다. 바다와 육지에서 뻗어 나온 상생의 손은 보이지 않는 거대한 원을 받치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의미에서 1999년 조각된 상생의 손은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함께 고군분투하는 오늘날 우리 사회를 응원하는 손짓처럼 느껴진다.



1. 한반도를 상징하는 대형 호랑이 조형물과 작은 호랑이 60마리를 한데 모은 군상.
2. 새천년기념관 옥상 전망대에서 바라본 호미곶 해맞이광장의 모습.



해맞이광장에는 지난 2009년 세워진 『새천년기념관』이 또 하나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새천년 해맞이 행사 개최를 기념해 연면적 5,101㎡ 규모로 조성된 이곳 1층에는 ‘빛의 도시 포항 속으로’ 전시실, 2층에는 포항바다화석박물관, 3층에는 영상자료를 감상할 수 있는 세미나실과 시청각실이 마련돼 있다. 지하 1층에는 공예공방 체험실이, 옥상에는 전망대가 있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새천년기념관 옥상 전망대에서는 해맞이광장의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가까이서 보는 호미곶 풍경과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호미곶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해맞이광장은 호미반도 해안 둘레길의 시작점이자 끝 지점이기도 하다. 포항시 남구 청림동 주민센터에서 시작되는 25㎞의 호미반도 해안 둘레길 코스가 호미곶까지 이어지며, 호미곶에서는 구룡포, 양포항, 장기면 두원리까지 33.6㎞를 연결하는 해파랑길 14코스가 시작된다. 포항의 자연과 역사를 담은 트레킹 로드다. ‘느릿느릿 여행하다’는 의미를 가진 트레킹(trekking)이라는 단어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원주민들이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집단으로 이주하던 것에서 유래했다. 등산(hiking)이 높은 정상을 향하며 도전 정신과 성취감을 느끼는 활동이라면 트레킹은 여유로움의 여행이다.




해와 달이 빛을 되찾은 곳 연오랑세오녀길


청림동과 호미곶을 잇는 25㎞ 둘레길 구간은 4가지 작은 코스로 나뉘어 있다. 청림동 주민센터에서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을 연결하는 연오랑세오녀길(6.1㎞), 해안선을 따라 데크 길이 조성된 선바우길(6.5㎞), 천연기념물 제371호인 모감주나무 군락지인 발산리에서 구룡소를 연결하는 구룡소길(6.5㎞), 독수리바위와 호미곶 해맞이광장을 연결하는 호미곶길(5.6㎞)이다.





해맞이광장에도 연오랑과 세오녀 동상이 있으며 해안둘레길 제1코스에는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선바우길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라면 해안둘레길 제1코스인 연오랑세오녀길은 연오랑세오녀 일월 신화를 모티브로 조성된 공원과 영일만의 풍경을 담을 수 있는 다채로운 코스다.





2017년 준공된 테마파크에는 연오랑세오녀 설화를 담은 벽화와 바다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일월대, 신라시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신라마을 테마존 등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하다. 철예술뜰에는 철과 관련된 다양한 예술품이 전시돼 있다.




자연이 빚어낸 절경 하선대 선바우길


‘포항’하면 일출이 가장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지만 호미반도 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해돋이부터 해넘이까지 모두 즐길 수 있다. 특히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제2코스인 하선대 선바우길은 데크 길이 잘 마련돼 있는데다가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선바우는 입암리 마을을 지키고 있는 높이 6m가량의 바위다. ‘입암’이라는 마을 이름도 ‘선바우’를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선바우는 화산 활동에 의한 지형으로 화산열에 의한 백토(벤토나이트 성분)가 드러나 있는 바위다. 해안둘레길 제2코스 입구를 지키고 있는 선바우를 지나면 데크 길이 길게 뻗어 있다.

제2코스 해안가에는 선바우처럼 독특한 모습을 한 기암괴석이 다양하다. 데크 길 중간중간엔 기암괴석의 모습을 재미있게 표현해 놓은 표지판이 있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안중근 의사의 손바닥이 찍힌 듯한 모습의 ‘안중근 의사 손바닥 바위’와 여왕의 왕관 모습을 한 ‘여왕바위’, 둥글게 침식된 바위에 작은 조약돌을 던지며 소원을 비는 ‘소원바위’도 있다.





선바우에서 시작한 데크 길은 힌디기에서 한차례 쉬어갔다가 다시 이어진다. 힌디기는 흰색 해안 절벽으로, 침식 작용으로 인해 형성된 커다란 동굴이 있다. ‘힌디기’라는 이름은 먼 옛날 노 씨라는 사람이 정착할 때 마을이 흥하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흥덕’이라고 이름 지었다가 음이 ‘힌덕’으로 바뀌고, ‘힌디기’라고 불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대역사와 현대문화의 공존 구룡포항


구룡포는 동해 최대의 어업전진기지였던 곳이다. 일제강점기였던 1923년 일제는 구룡포항을 축항하고 동해권역의 어업을 관할해 자연스럽게 일본인 유입도 많아졌다. 포항시는 일본에 착취됐던 우리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자 항구 맞은편에 일본인 가옥거리를 조성해 역사 교육의 장으로 삼았다. 2011년에는 정비사업을 통해 건물을 보수했고 2012년 12월 국토해양부가 주관한 ‘제2회 대한민국 경관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1. 구룡포 공원 입구 계단. 돌기둥에는 구료포항 조성에 기여한 이주 일본인의 이름이 적혀있다.
2. 100여년 전 일본인들이 거주하던 가옥과 거리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는 근대문화역사와 현대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다.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담고 있는 적산가옥 곳곳에는 과거에는 어떤 곳으로 활용되었고, 현재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설명되어 있으며 당시 모습을 담은 사진을 붙여놓아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삼고 있다. 적산가옥을 개조해 만든 구룡포근대역사관에서는 일제강점기 구룡포의 역사와 생활상을 배울 수 있다.

최근에는 드라마 촬영지로 주목받으며 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방영된 KBS2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지가 이곳에 마련되었으며 ‘다시 보고 싶은 1980~90년대 드라마’ 1위로 꼽힌 MBC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촬영도 이곳에서 이뤄졌다.



모리국수

어부들이 먹던 구룡포의 향토 음식. 양은냄비에 아귀 내장, 홍합, 미더덕, 콩나물, 고춧가루, 마늘 양념장, 면 등을 넣고 걸쭉하게 끓여낸 해물 칼국수. ‘모리’라는 이름은 온갖 생선과 해산물을 모디(‘모아’의 사투리) 넣은 국수라고 해서 ‘모디국수’라고 불리다가 ‘모리국수’로 정착됐다는 이야기가 있으며 ‘많다’라는 뜻을 가진 일본어 ‘모리’를 따 ‘모리국수’라고 불리게 됐다는 설도 있다. 싱싱한 생선과 해산물을 얼큰하게 맛볼 수 있는 구룡포읍의 별미.




포항 물회

포항의 식도락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물회. 속초부터 포항까지 동해안 일대에서는 물회에 고추장을 넣고 남해안 일대에서는 된장을 넣는다. 속초 물회가 초고추장을 넣어 새콤달콤한 것이 특징이라면, 포항 물회는 육수 없이 고추장의 맛을 최대한 살린 것이 특징. 소면이나 밥을 함께 넣고 비벼 먹으면 든든한 한 끼가 완성된다. 북부시장과 죽도시장, 구룡포시장에 가면 맛볼 수 있다.






글 : 김혜정
사진 : 봉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