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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를 대비하는

슬기로운 집콕생활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의 블랙홀이 되었다. 사람을 만난다는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일조차 어려워진 비일상의 일상화로 영화관, 쇼핑몰 방문은 커녕 간단한 산책조차 주저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그 대신 집에서 가족과 함께, 혹은 홀로 조용히 취미 생활을 즐기는 시간을 늘렸다. 가족과 매일 저녁 식사를 즐기거나 미드나 영화 시리즈 몰아보기, 책 읽기처럼 ‘벼르고 별러왔던’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달성하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는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워라벨(Work & Life Balance)을 순식간에 만들어줬다.

물론 외부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커지는 답답하고 아쉬운 마음은 모든 사람이 매한가지다. 그래서 집에서 할 수 있는 색다른 취미를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무언가를 보고 배우고 가꾸며 힘을 쏟을 ‘나만의 취미’를 찾는 일이 온라인에서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누군가를 만나지 않고도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 취미가 되는 세상이 된 것이다.




내 집이 곧 힐링센터, 홈캉스


이제는 ‘호캉스’마저도 어려운 시대가 됐다. 그래서 ‘홈캉스’라는 대안이 주목받고 있다. ‘집에 머물며(Stay) 보내는 휴가(Vacation)’라 해서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쉽게 ‘홈캉스’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홈캉스를 즐기는 사람들은 집에서 주로 영화나 음악을 감상하거나 독서, 게임 등의 취미생활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한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가구를 재배치하고 정돈하는 것만으로도 이곳이 새로운 곳이라고 느낀다고 한다. 내 방, 책상과 침대의 위치를 바꾸고 오랫동안 한 곳에 머물러 있던 것들의 배치를 조금씩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미뤄왔던 방청소나 옷정리도 좋다. 오래된 나의 안식처가 전혀 새로운 휴양지가 되는 마법을 느껴보자.




랜선으로 떠나고 배우는 취미 천국


집에서 떠나는 ‘랜선여행’
어딘가로 직접 가보거나 오프라인으로 배우지 못해도 좋다.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 ‘랜선취미’가 이제는 일상에서도 짬짬이 즐길 수 있는 취미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직접 찾아가 오감으로 느끼는 감흥에는 비할 수 없지만, 언제든 어디로든 전 세계의 유명 관광지를 인터넷으로 구석구석 둘러볼 수 있는 ‘랜선 여행’은 분명 또 다른 매력이다. 거창한 준비물도 필요 없다. 스마트폰이나 PC만 하나 있으면, 내 방은 물론 출퇴근길 지하철이나 버스도 훌륭한 휴양지로 변한다. 한국관광공사는 유튜브 채널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양양 서핑 투어, 남원 옻칠 문화 탐방 등 국내의 다양한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다.

식물을 키우는 재미, 홈가드닝
실내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을 키우는 ‘홈가드닝’도 인기다. 인테리어, 공기정화, 수확 등 취향에 따라 다양한 식물을 인터넷으로 구매할 수 있다. 최근에는 콩나물이나 상추, 바질과 같은 식용작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었다. 흙과 식물을 만지는 데 집중하는 시간은 잠시 걱정을 잊게하며 마음에 위안을 준다. 또 녹색 식물, 즉 자연과의 연결과 교감이 뇌에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을 분비시켜 불안과 우울감을 덜어준다고도 한다. 홈가드닝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관련 온라인 강좌도 생겨나는 만큼 다양한 작물을 키워보는 데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다.

나만의 커피전문점, 홈카페
카페도 쉽게 가지 못하는 요즘은 ‘홈카페’도 유행이다. 한때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달고나커피 열풍 이후, 최근의 홈카페 열풍은 단순히 집에서 디저트를 맛보며 즐기는 것을 넘어서 만들어보며 재미를 찾는 것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손가락이 부르는 힐링 테라피
이외에도 컬러링북, 작은 악기 배우기, 바느질, 뜨개질 등 평소 관심은 있었지만 여러 여건상 도전하지 못했던 취미활동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 취미활동은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간단한 도구만 주문해 택배로 받으면 일단 시작할 수 있고, 거의 모든 정보와 강의를 유튜브 등의 온라인 동영상으로, 그것도 무료로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확진자 아닌 ‘확찐자’의 취미


최근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카페에는 ‘홈트(홈트레이닝)’에 관한 이야기가 화두다. 평소 헬스장을 비롯한 체육 시설에서 운동을 즐겼던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시설 운영이 중단되자 집에서라도 운동을 하겠다며 홈트에 뛰어들고 있다. 또한, 평소에는 운동에 관심이 없었으나 외부 활동량이 줄어 ‘확찐자(살이 확 쪘다는 뜻)’가 된 바람에 운동과 다이어트의 필요성을 절감한 이들까지 가세했다.

홈트는 전문 운동기구를 집에 들여놓기 어려운 만큼 요가링이나 폼롤러, 아령 등 간단한 소도구만으로 운동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간단한 덕분에 홈트 관련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급속도로 늘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는 ‘확찐자’를 위한 다양한 영상이 있는데, 대부분 집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매트 운동, 스트레칭 영상이 주를 이룬다. 특히 헬스장 등 운동산업 관련 종사자가 대거 영상콘텐츠 생산에 뛰어들면서 홈트는 보다 세분화된 전문적인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에는 AI(인공지능) 홈트레이닝까지 출시됐다. 이제는 AI기술을 이용한 코칭과 AR 자세보기 기능을 통해 집에서 스스로 자세를 교정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실시간 스트리밍 홈트도 등장했다. 강사가 홈트 수강생의 운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체크하며 개별적으로 코치하는 방식으로, 특히 해외에서 구독형 홈트레이닝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업체가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로 경제상황은 다소 불안해졌지만 홀로 있어야 하는 시간이 많아진 이들에게,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이런 취미 생활은 잠시나마 걱정을 덜어주는 소중한 활동이다. 무료함과 걱정이 몰려오는 지금, 평소 생각해뒀던 취미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무언가를 즐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글 : 송세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