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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구이

며느리의 마음도 돌리는 맛






봄에 도다리가 있다면 가을에는 전어가 있다. 특히 전어는 고된 시집살이를 견디지 못해 집 나간 며느리도 되돌아오게 만드는 생선으로 유명하다. 돌아선 마음까지 사로잡는 가을 전어의 매력을 알아보자.


전어는 왜 가을에 더 맛있을까?


전어는 한자로 ‘錢漁’로 쓴다. ‘돈을 생각하지 않고 사 먹는’ 생선이라는 뜻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가 집필한 『임원경제지』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는데, ‘귀족과 천민이 모두 좋아하고 맛이 좋아 사는 사람이 돈을 생각하지 않는 생선’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전어는 여름 동안 먼 바다에서 각종 플랑크톤과 유기물을 먹고 자라다가, 가을이 되면 가까운 바다로 올라온다. 동시에 겨울을 대비해 몸속에 지방을 저장한다. 가을 전어의 100g당 지방은 10.0g인데, 이는 봄철 전어(3.0g) 보다 세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지방은 단맛, 감칠맛 등 다른 맛을 증폭시킬 뿐만 아니라 살코기를 더욱 부드럽고 촉촉하게 만들어준다. 가을 전어가 특별한 이유다.




전어의 뛰어난 효능


전어는 다양한 효능도 지니고 있다. 등 푸른 생선에 속하는 전어에는 EPA, DHA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기억력과 학습능력 향상 등 두뇌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동맥경화, 고혈압 같은 각종 성인병을 예방한다는 불포화지방산도 풍부하다.

가을 전어는 뼈가 부드럽고 연해 뼈째 먹기 좋은 생선으로도 유명한데, 전어의 뼈에 함유된 칼슘은 체내에 잘 흡수되는 인산칼슘이기 때문에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항산화 작용과 신진대사 활성화에 좋은 비타민과 미네랄도 풍부해 피부 미용은 물론 피로회복에도 유용하다.




머리까지 버릴 것 없는 전어구이


회, 탕, 무침 등 전어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그 중 가장 좋은 방법은 굽는 것이다. 전어 몸통에 칼집을 내고 굵은소금을 뿌려 석쇠에 얹으면 전어에서 떨어지는 기름과 불이 만나 입맛을 돋우는 고소한 냄새가 난다. 노릇하게 구워진 전어 향은 집 나간 며느리의 발길까지 붙잡는 강렬한 유혹이다. ‘전어 머리는 깨가 서말’이라는 옛말이 있듯이 머리부터 먹는다면 특유의 풍미를 입 안 가득 느낄 수 있다. 하얗고 도톰한 살은 담백하고 내장은 쌉쌀하면서 고소해 다양한 맛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어느덧 가을, 이때에만 맛볼 수 있는 가을 전어를 놓치지 말자. 마음을 전하고 싶은 사람과 함께 한다면 고소한 맛이 더할 것이다.






글 : 임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