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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지사 김상호 과장의

추억 송송, 이야기 한 스푼



고창전통시장에 대한 추억을 가진 분을 찾아 고창지사로 전화를 드렸다. 덕분에 고창에서 나고 자란 고창 토박이 김상호 과장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번 달에는 고창전통시장에 얽힌 김상호 과장의 추억을 한 스푼 떠 드린다.




엄마가 채소를 내다팔던 장터

내 어렸을 적 고창전통시장은 엄마가 채소를 내다 팔던 곳이었다. 엄마는 직접 농사지은 무와 배추 등을 경운기에 싣고 직접 운전해 장터에 나갔다.


“엄마는 언제 오시나?”

집에서 엄마를 기다리다 보면, 해질녘이 되어서야 돌아오셨다. 시장에서 채소를 판 돈으로 엄마는 우리 가족이 먹을 것들을 사왔는데, 가끔은 비싼 소고기를 사오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장에 가신 엄마를 온종일 기다렸다.


“상호야! 같이 장보러 갈까?”

간혹 엄마와 장터 구경을 가면 볼거리가 가득해서 좋았다. 엄마는 쌀과 곡물을 가져가서 뻥튀기를 했는데, 나는 뻥튀기 아저씨 옆에 서서 구경을 하곤 했다. 뻥! 하는 소리에 곡물이 몇 배는 커지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엄마 저건 뭐야?”

나는 시장 한쪽에 걸린 커다란 가마솥을 보고 물었다. 엄마는 그것이 장터국밥이라는 것을 알려주셨다. 지금도 장날이면 고창전통시장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끈한 장터국밥을 먹을 수 있다.










싱싱한 장어로 끓인 엄니의 장어탕

고창전통시장은 5일장으로 3일과 8일에 장이 열린다. 없는 게 없는 만물시장으로, 요즘의 백화점보다 다양한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어, 고창시장을 구경하고 있노라면 훌쩍 시간이 지나가 버리곤 했다. 특히 고창은 넓은 야산개발로 밭작물이 풍부하고, 해안을 끼고 있어 신선한 해산물도 많다. 그래서 고창전통시장에서 구입한 먹거리는 맛이 참 좋다.


“장어 한 마리 보고 가세요~!”

어느 날은 생선장수 아저씨가 장어를 팔고 있었는데, 장어가 어른 팔뚝만큼 커서 어찌나 겁이 나던지. 엄마는 그런 장어가 싱싱해보였는지, 한 마리를 사고서는 장어탕을 끓여주셨다.


“몸에 좋은 거니까 남기지 말고 먹어!”

엄마가 끓여주신 장어탕은 무척 맛이 있어서, 나는 겁을 먹었던 것도 잊어버리곤 게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그날 먹었던 고소한 장어탕의 맛을 지금도 잊을 수 없어서 다시 먹고 싶은데 해줄 사람이 없어 아쉬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글 : 고창지사 김상호 과장
일러스트 : 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