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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이유식을 통해
지역사회와 상생을 꿈꾸다

에코맘 산골이유식 오천호 대표





해발 500미터의 지리산 자락에 아기들 건강에 좋은 농산물로 만든 이유식을 만드는 기업이 있다. 지리산 일대에서 지역 농민들이 수확한 농산물을 가공해 이유식을 만들고 이를 전국 백화점으로 납품하며 도시와 농촌의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하는 ‘에코맘 산골이유식(이하 산골이유식)’ 오천호 대표를 만났다.


산골에서 기른 재료산골에서 만드는 이유식


서울에서 화장품 유통업을 하던 오천호 대표는 언젠가 고향으로 내려가 전원생활을 하겠다는 꿈이 있었다. 사업이 잘되면 꿈을 실현하는 시간이 더 앞당겨질 것이라는 생각에 압구정동에 죽 집도 열었다. 하지만 사업은 좀처럼 잘 풀리지 않았다. 비싼 임대료도 문제였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던 어느 날 가게를 방문한 아기 엄마가 그에게 독특한 주문을 했다.

“어떤 어머니가 죽에 간을 하지 말라 하셔서 왜 그러느냐 했더니 아기한테 이유식을 만들어 주려고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때 이유식 수요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는 과감하게 죽 사업을 접고 고향인 하동으로 내려가기로 결정하고 죽과 이유식이 사람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생각했다. 고민 끝에 그는 인간이 생애 처음과 마지막에 먹는 음식이 바로 이유식과 죽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사람이 태어나서 제일 처음 먹는 음식이 바로 이유식과 죽입니다. 그리고 생애 마지막에 먹는 음식 또한 이유식과 죽이고요. 그들은 모두 자기 몸을 스스로 돌볼 수 없는 분들이에요. 이분들에게 우리나라에서 가장 몸에 좋은 농산물을 먹여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오 대표는 좋은 흙에서 난 건강한 농산물이 가장 신선할 때 최대한 빨리 전국의 아기들에게 제공하겠다는 생각에 2012년, 산골이유식을 설립했다.






지리산에서 채취한 친환경 농산물을 사용해 이유식을 만드는 에코맘 산골이유식


어르신들에게 얻은 해답


이유식은 아기가 먹는 것이고 아기가 먹는 음식은 정직해야 한다는 것이 오 대표의 신념이다. 정직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유통 과정과 시간을 축소해 흙에서 채취한 농산물을 가장 신선할 때 이유식으로 만들어 고객이 빨리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했다. 이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오 대표는 지리산 해발 500미터 고지를 선택했다. 임산물을 바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농촌이 있고 가까운 거리에 남해안 연안이 있었다.

재료의 본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그는 지역에서 자라는 유기농 제철 농산물을 이유식 재료로 쓰고 싶었다. 하지만 창업을 할 당시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구매 수요가 많지 않아 농산물을 소량 주문해야 했는데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그러던 그에게 지역 어르신들이 방법을 알려주었다.

“어느 날 차를 타고 가다가 어르신들이 농산물 수확하시는 것을 봤어요. 생각해보니 이 지역에서 어르신들이 채취하는 것들이 제철 농산물이더라고요. 그래서 지역 어르신들과 일을 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제철 농산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어요. 어르신들을 통해 여러 가지 노하우도 습득할 수 있었죠.”

당시에는 미혼이다 보니 이유식에 대한 경험과 지식도 부족했다. 어떻게 하면 영양을 잘 섭취하면서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연구했다. 그는 실제로 조카에게 자신이 만든 이유식을 먹여보면서 연구한 끝에 제품 레시피를 확립할 수 있었다.


철저한 위생관리를 통해 전국의 아이들이 건강한 이유식을먹을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쉬지 않는 연구 개발


오 대표는 아이들의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은 레시피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 다음에도 레시피 연구를 멈추지 않았다. 지역의 농·특산물을 활용해 레시피를 개발하는 일에 힘썼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 된장소스 등을 활용한 유아용 면역증진 기능성 반찬 3종, 하동 유기농 유색미를 활용한 면역증진 발아현미 기능성 이유식 등을 개발할 수 있었다.

해당 제품의 레시피는 특허 등록까지 마친 산골이유식만의 고유한 레시피다. 이외에도 산골이유식은 총 8개의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오 대표는 수많은 노력 끝에 개발한 레시피를 숨기지 않고 공유하고 있다. 영상 콘텐츠 제작을 통해 조리 방법을 알기 쉽게 알려주고 얼마 전에는 6년간 쌓은 산골이유식만의 레시피를 담은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오 대표는 단순히 잘 팔기 위한 방법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친환경적으로 개발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이유식 제조 과정에서 발생되는 음식물 찌꺼기를 닭 모이로 공급하는 방법이나 방사 유정란 재료공급 선순환사업, 재활용 보냉종이 박스 개발에는 그러한 고민의 흔적이 묻어 있다.




농업의 브랜드화를 이룩하다


산골이유식을 운영하면서 오 대표는 농촌이 활성화되려면 결국 도시에서 소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비가 있으려면 먼저 신뢰가 있어야 했다. 그는 농촌융복합산업이 그 답이 되어줄 거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1·2·3차 산업이 모두 농촌에 있으면 도시의 자금이 농촌으로 유입되는 일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도시인들의 방문 횟수를 늘려야 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도시에 매장을 열기로 결정했다. 좋은 품질만으로는 부족했다. 브랜드를 만들어야 했고 프리미엄을 얻기 위해서는 백화점에 입점해야 한다는 결론도 내렸다.

이를 위해 디자인부터 마케팅,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직원들과 의논했다. 오 대표의 이러한 브랜드화 시도는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본점을 비롯한 17개 백화점에 산골이유식 매장을 낼 수 있었다. 2019년에는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전국농촌융복합산업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도시에 3차 산업 모델을 둔 시도가 새로운 형태의 융복합 사업으로 인정받은 것이었다.

“사실 옛날 농업은 진실성은 있는데 세련된 멋은 부족한 산업이었습니다. 저는 농업이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산골이유식이 농산물 가공업체가 아닌 하나의 브랜드를 가진 회사이기를 바랍니다.”




지방 소멸의 대안이 되기 위해



1. 딸에게 직접 개발한 이유식을 먹여보는 등 끊임없는 연구를 한 오 대표
2. 제철 농산물을 기르는 산골 텃밭
3. 산골이유식은 지역과의 상생을 도모한다

지방 소멸 문제 해결도 오 대표의 주된 고민이다. 그가 농촌융복합산업을 택한 것도 지방 소멸에 대한 대안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지역에서 생겨난 기업이 성장해 고용을 창출하고 지역 농민들이 안심하고 농사지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지방 소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산골이유식은 직원을 지역민으로만 뽑고 있다. 처음에는 세 농가로 시작한 협력 농가도 지금은 150개 농가까지 늘었다.

그는 사회공헌 활동에도 큰 가치를 두고 있다. 비즈니스를 통해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좋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오 대표의 이런 생각에 따라 산골이유식은 한부모 가정을 비롯한 소외된 이웃에게 이유식을 후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큰 위기를 겪었던 대구 지역에 이유식을 보내기도 했다.




1. 에코맘 산골이유식이 자랑하는 건강한 이유식
2. 이유식 외에도 유기농 농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식품을 판매한다
3. 직원들이 사업역량을 키워 창업을 하는 것이 오 대표의 꿈이다

최근 오 대표의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일은 ‘이 땅을 살리다’라는 회사 슬로건에 맞게 유기농 땅의 면적을 늘려 다음 세대들에게 유기농 흙을 물려주는 일이다. 그는 또한 산골이유식의 젊은 직원들이 이 회사에서 사업 역량을 키워 창업하길 바라고 있다. 최근에는 한 직원이 쌀 과자 공장을 지었다. 그렇게 하나둘 모여 그룹을 이루는 게 오 대표의 꿈이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농업을 통해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면 좋겠습니다. 이 산골이유식이 큰 울타리가 되어서 실패해도 되는 환경을 만들고 그것을 통해 직원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아 스스로 창업할 때는 실패를 겪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에코맘 산골이유식
경남 하동군 악양면 정서길 199-8 | 1522-317 | https://ecomommeal.co.kr/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에코맘 산골이유식 오찬호 대표의 인터뷰 영상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글 : 김보섭
사진 : 봉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