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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크릴 남획에
눈물짓는 남극 생태계

건강에도 좋고 다이어트에도 좋다는 크릴 오일. 그 원재료인 크릴새우는 남극 동물의 주식이다. 지구 온난화로 전체 크릴 개체 수가 급감하는 생태환경에서 무분별한 크릴새우 남획은 펭귄과 고래 등 남극 동물들의 생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 크릴 오일이 아니어도 혈액 건강에 좋은 식품은 충분히 많다.


크릴 오일을 찾는 사람들




요즘 크릴 오일의 판매량이 심상치 않다. 건강과 다이어트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판매량이 급증한 것이다. 2015년 기준 3억 달러(한화 약 3,576억 원) 규모에 불과했던 크릴 오일 시장규모는 매년 12.9%씩 상승해 2022년에 이르면 약 7억 달러(한화 약 8,343억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크릴 오일에 들어있는 인지질은 비타민, 미네랄 그리고 뇌세포의 구성 성분으로 체내 중성지방 감소, 뇌 건강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성인병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또한 아스타잔틴과 DHA, EPA 같은 오메가3 지방산이 함유되어 있어 심혈관 질환과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크릴 오일에 함유된 인지질과 아스타잔틴, 오메가3는 대두와 달걀, 베리류, 당근과 호박, 견과류 등에서도 섭취할 수 있다.




먹이를 잃는 펭귄들


‘남극해양생물보전위원회’의 <크릴 어획 보고>에 따르면 2017년 약 23만 톤이었던 크릴 어획량이 2018년 31만 톤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지난 40년간 크릴새우의 개체 수는 70~80%가량 감소했는데,주된 감소 원인은 지구 온난화가 꼽힌다. 기후변화로 인해 식물 플랑크톤이 줄어들고 식물 플랑크톤을 먹는 크릴새우의 개체 수도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크릴 오일을 추출하기 위한 남획까지 더해져 개체 수 감소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체 어획량 중 17%를 크릴이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남극해에서 두 번째로 가장 많은 어획량이다. 국제 환경보호 단체인 ‘그린피스’는 크릴새우 조업이 벌어지는 특정 지역과 고래들이 먹이를 사냥하는 지역이 같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고래가 먹이를 획득하기 위해서 인간과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크릴새우만을 먹는 아델리펭귄의 경우 지난 40년 간 개체 수가 80%가량 줄었다고 한다. 환경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향후 백년 안에 모든 펭귄이 멸종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꼭 필요한 이에게 양보할 때




우리에게는 건강식품이지만 남극에서는 먹이사슬의 기본이 되는 크릴새우. 펭귄을 비롯해 고래, 물범 등 많은 동물이 크릴새우를 기본 먹이로 삼고 있다. 흰수염고래의 경우 한 끼에 수백만 마리의 크릴새우를 먹어치우는 등 크릴새우는 남극 생태계 유지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크릴새우의 개체 수 감소는 남극 생태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는 이러한 크릴새우 급감을 막기 위해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국제협약’을 시행하고 있지만 가입국가가 아닌 경우 막을 방법이 없다.

이에 그린피스에서는 크릴제품 판매 중단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크릴은 인간에게 추가적인 영양소일 뿐인데 남극 생물들의 음식까지 빼앗을 필요는 없다”라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그린피스의 주장처럼 우리에게 크릴은 추가적인 영양소일 뿐이다. 우리가 먹는 건강식품이 꼭 크릴 오일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남극 생물들에게는 꼭 크릴새우여야 한다. 그렇다면 크릴새우는 꼭 필요한 이들에게 양보해야 하지 않을까.





글 : 김보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