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의 팜봇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의 혁신적인 발전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그중 단연 로봇의 대중화를 들 수 있는데, 현재 로봇은 인간의 생활 영역으로 깊숙이 들어와 점차 인간의 부족한 면을 채워주고 있다. 로봇공학의 발전으로 가장 큰 수혜를 받는 분야는 아마 농업일 것이다. 농약살포 드론, 무인 트랙터, 자율주행 수확기 등 이미 많은 농업 로봇들이 전 세계 농업 현장을 누비며 농촌의 부족한 일손을 돕고 있다. 국내 농가에도 로봇이 점차 보급되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농업용 로봇기술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팜봇은 파밍(farming)과 로봇(robot)의 합성어로 농사를 짓는 로봇을 일컫는다. 농사짓는 데 로봇공학을 이용하는 것으로, 가령 텃밭을 관리한다고 했을 때 씨를 심거나 물을 주는 것 이외에도 잡초 제거, 작물 생장분석 등 팜봇이 여러 가지 기능을 모두 담당한다. 팜봇은 농업의 생산과 가공, 유통, 소비 등 전 과정에서 스스로 환경을 인식하고 상황을 판단하여 자율적인 동작을 통해 지능화된 작업을 수행한다.

채소 자동이식기, 과일 내외부 비파괴 선별, 채소 접목 로봇, 축산분야 개체관리 자동화 등이 실용화되면서 팜봇은 농촌을 든든히 지원하고 있다. 또한 무인 자율주행 트랙터, 무인 헬기, 제초 로봇, 과일 수확 로봇 등이 연구되고 있어 앞으로도 다양한 팜봇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일각에서는 팜봇이 인간의 농촌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하지만 농업의 활성화 및 효율적인 농장 관리를 위해서는 로봇과의 공생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실제로 농촌에서는 스마트팜이 보급된 모습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팜봇은 정확하고 체계적인 데이터 기반으로 기초 환경을 다지고, 환경을 분석·판단해 정확한 행동으로 농가의 일손을 덜어준다.

팜봇이 발달할수록 인간의 노동시간은 줄어들고 농산물 매출량은 증가한다. 또한 국내 농업 경쟁력을 키워주며 고품질 농작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해낸다. 이는 농업인은 1년 내내 농사에만 매달려야 한다는 기존 편견을 깨고 그들에게 여가시간을 선사한다. 특히 농업에 대한 지식이 빈약한 청년농업인의 농촌 유입에 팜봇이 큰 역할을 해내고 있다.

영농의 정보화와 무인화, 거기에 로봇화까지 더해지면서 팜봇이라는 존재는 작물 상태 및 생육 환경 등을 측정하고 제어하는 기술로 인간을 대신해 모든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팜봇과 같은 농업테크는 앞으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기후 및 환경적 제약을 극복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미래농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미래농업을 위한 팜봇의 역할

해외 선진국의 팜봇 현황은 어떨까? 미국은 세계 최초로 자동 로봇 농장을 개발했다. 그동안 로봇을 활용한 농장은 있었으나 아이언 옥스(Iron Ox)사처럼 파종부터 수확까지 로봇으로 완전히 자동화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농업기술제조사인 알파 브라운에 따르면 팜봇을 활용해 농작물을 재배하고 가축을 관리하는 농업인이 미국 전역에 25만 명에 달한다.

최근 영국에서는 ‘스몰 로봇’이라는 기업이 농작물 사이에 난 잡초를 제거하는 3가지 종류의 자율주행 팜봇을 개발하고 있다. 광범위한 잡초를 제거할 뿐만 아니라 유익한 종을 인식해 제거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기능을 지닌 이 팜봇은 2년 안에 영국 농부들에게 보급될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현재까지 농업과 로봇 기술의 접목은 제초용 로봇, 시비용 로봇, 방제용 로봇, 수확용 로봇 등 생산 단계별과 역할 중심의 전용 로봇으로 개발되어 왔다. 해외 선진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영세한 농업 구조를 지닌 우리나라에서는 농업 팜봇을 구매하기에는 다소 비용 부담이 있는 편이다. 하지만 정밀산업이 강점인 국내에서도 인간공학과 결합한 자동화·무인화 기술이 빠른 속도로 실용화되고 있다. 또한 IT 강국인 만큼 통신 분야와 팜봇과의 기술 결합은 또 다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민국의 미래농업, 그 중심에서 팜봇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날이 머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