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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과 더불어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삶

사회적농업 항꾸네협동조합


함께 살아가기에 더 즐겁고 더 행복한 항꾸네협동조합. 귀농이라는 인연으로 만난 사람들이 스스로 먹거리를 생산하고 시골살이를 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공동체가 형성되었다. 삶의 터전을 스스로 지켜나가자는 항꾸네협동조합의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었고, 도시에서의 삶이 아닌 농촌에서의 대안적 삶을 선택하는 청년들이 찾아들었다. 시나브로 시작된 귀농인들의 움직임이 농촌에서의 삶을 보다 행복하고 즐겁게 변화시키고 있다.







우리의 터전은 우리 스스로 만들어나가자는 생각에서 출발하다

항꾸네협동조합(이하 ‘항꾸네’)은 ‘자연과 더불어 이웃과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마을공동체다. ‘항꾸네’란 남도 방언으로 ‘함께’라는 뜻이다. 곡성으로 귀농한 사람들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의지하고 지내다 2013년 협동조합을 만들면서 출발했다. 문영규 대표가 항꾸네의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 스스로 터전을 만들어보자는 마음들이 모여 출발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차근차근 만들어가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조합원들은 먼저 마을에 필요한 공간들을 하나둘 만들기 시작했다.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화덕과 난로를 연구개발할 수 있는 적정기술공방 ‘다짜고짜’, 마을 사람들이 모여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자 크고 작은 문화행사를 치를 수 있는 마을 카페 ‘농담’, 작은 도서관 ‘책담’ 등이 그것이다. 조합원이 땅을 무상 제공하고, 건축과 운영에 관련한 기획, 행정, 구매, 연구개발 등의 일을 모두 조합원들의 자발적인 기부와 봉사로 해결했다.



“우리 스스로 우리의 터전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이 모여 항꾸네협동조합이 시작되었습니다.”




귀농 청년 쉐어하우스 ‘꿈엔들’에서 함께 살고 함께 배우는 시골살이

항꾸네는 쌀이나 지역 특산물을 기르고 판매하는 여느 협동조합과는 다른 형태의 협동조합이다. 적정기술을 활용한 화목난로를 제작·판매하기는 하지만 주로 생태적인 삶을 지향하며 귀농·귀촌하는 청년들의 자립과 정착을 돕고 역량을 키워주는 인재양성소 역할을 한다.

“지속가능한 터전을 만들기 위해 귀농을 원하는 청년들을 돕자는 내부적인 공감대가 형성이 됐습니다.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했더니 일단 청년들이 내려와서 살 집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셰어하우스를 구상하고 2015년 12월부터 조합원들이 직접 집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2018년 4월 쉐어하우스 ‘꿈엔들’을 완공하면서 항꾸네가 지향하는 가치에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농촌생활은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 있어야 한다. 항꾸네는 귀농을 꿈꾸는 청년들을 선별해서 시골생활을 경험해나가도록 지원한다. 청년들은 못자리를 만들고, 품앗이를 하고, 추수를 하고, 수확한 콩으로 메주를 쑤는 등 일 년 동안 여러 가지 농사일을 경험하면서 귀농인이 되어간다.





다채롭고 즐거운 농촌에서의 삶, 무한한 가능성을 펼쳐나가다

항꾸네의 ‘청년귀농 지원 프로그램’은 사회적 농업으로 지정이 되었다. 덕분에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할 수 있게 됐다. 자연, 자립, 공유를 뜻하는 프로그램 ‘청년 자자공(自自共)’도 그중 하나다. 자자공의 공유란 항꾸네가 직접 지은 청년공유주택, 마을공방, 공유부엌, 작은도서관 등을 이용하며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삶을 누리는 것을 말한다. 청년들은 자자공을 통해 논·밭 농사, 자연탐방, 남도 탐방을 하면서 자연스런 삶을 살아본다. 또 목공, 건축, 자연염색, 술 빚기, 옷 만들기, 시골 요리 등을 배우면서 자립하는 힘도 기른다.

조합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자연에서 나는 식재료로 요리하기, 수제맥주 만들기, 귀농인 탐방 등 다양한 취미를 함께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동아리 개념의 모임들도 속속 만들어졌다. 올해는 추수가 끝난 후 풍물을 배운 청년들이 길놀이를 했다. 그래서 항꾸네는 최근 동아리 지원 제도도 만들었다. 올해부터는 청년들의 제안으로 토종 종자로 짓는 농사에 대해서도 연구를 시작했다.

“조합원들이 애초에 생각했던 대로 일이 실행되고 있어서 기쁩니다. 청년들이 이곳에서의 삶에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도 느끼고요.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청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농촌에서 하고 싶은 일을 주체적으로 찾고 그 일에 열정을 다하는 청년들을 보면서 저는 희망을 봅니다. 사람이 희망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청년들이 곧 희망입니다.”



“청년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저는 청년들을 보면서 농촌의 희망을 보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주체적으로 실행하고 터전을 가꿔나가는 농촌으로

문영규 대표는 “우리의 미래는 생태적인 삶을 실행하는 이들의 확산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농촌의 인구가 무너지고 있고, OECD 국가 중 식량 자급률이 낮은 상황에서 날로 심각해져 가는 환경 변화나 기후 위기는 앞으로 우리가 어떠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대목이다. 문영규 대표는 “농촌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국가 시스템을 만들어 건강한 먹거리를 안전하게 생산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농촌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먹거리, 에너지, 자원 등 도시도 농촌을 기반으로 합니다. 농촌이 있어야 도시도 존재하는 것이지요. 농촌에서 살만하다는 구조를 만들어야 농업에 몸담으려는 청년들이 늘어날 것입니다.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살 집과 일할 수 있는 땅입니다. 고령화가 되어 가는 농촌에서 농지는 임대를 하면 되지만, 주거 공간 마련은 쉽지가 않습니다. 이제는 귀농·귀촌하려는 청년들을 지자체가 품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영규 대표는 앞으로 청년들이 이끌어가는 사회적 농업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전한다. 처음에는 조금 어설프더라도 청년들이 스스로 의사결정권을 갖고 주체적으로 농촌을 변화시켜 나가다 보면 지금보다 더 행복하고 즐거운 농촌으로의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귀농 선배 세대인 조합원들은 든든한 버팀목이자 지지자가 되어 줄 것이라고도 전했다.



“청년들이 살만한 농촌을 만들어야 귀농을 하는 청년들이 늘어날 것입니다.
이제는 지자체가 이러한 청년들을 품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리 : 한율
사진 : 임근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