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블로그 바로가기  유튜브채널 바로가기  페이스북 바로가기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다음블로그 바로가기     


농사는 경험으로 남고

농부 일기는 추억으로 남고



청년농부 홍지성 씨의 Q&A


올 1월, 하얀 눈이 쌓인 배미마을에서 청년농부 홍지성 씨를 만난 후 봄, 여름, 가을을 지나 다시 겨울로 접어들었다. 농한기의 일상, 모판 만들기, 추수하기 등 바쁘고 분주한 가운데서도 한 해 동안 농어촌공사 사보 <흙사랑 물사랑>의 ‘농부 일기’ 코너에서 활약해준 그. 올해 농사 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을 듣기 위해 다시 배미마을을 찾았다.






귀농 연차 : 3년 차
귀농 지역 : 경기도 화성 배미마을
귀농 이유 : 농사에 대한 비전을 발견했기 때문에! 또 자연, 가족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 싶어서
재배 작물 : 친환경 벼



Q. 자신에 대해 소개 해주세요.

올해로 귀농 4년 차를 보내고 있는 농부 홍지성입니다. 경기도 화성의 배미마을에서 친환경 벼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대학 졸업 후 자동차 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아내의 고향이자 처가가 있는 배미마을로 내려와서 농사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한 해, 한 해 많은 것들을 배우고 경험하면서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원래 이맘때 쯤이면 방아를 찧고, 볏짚을 건조시켜서 마는 작업을 합니다. 말아놓은 볏짚은 소 먹이로 사용하죠. 그런데 최근 비가 너무 와서 작업을 못하고 있어요. 논에 물이 가득 차 있어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돼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올해도 볏짚을 꼭 말았으면 좋겠는데… 정 안 되면 볏짚을 태워야 하거든요. 현재 상황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Q. 올해 농사는 수확량과 품질 면에서 어땠나요?

일반 논은 지난해보다 전체적으로 수확량이 늘었습니다. 등급도 ‘특등’을 받아서 품질 면에서도 만족합니다. 양과 질, 두 가지 면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서 기쁘고 보람을 느낍니다. 그런데 간척지 논은 제가 기대한 만큼 잘 안 돼 내년을 기약해야 할 것 같습니다.




Q. 간척지 논농사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해주세요.

집 주변에는 임대할 논이 없어서 집에서 20~30분 거리에 있는 간척지 논을 임대해 올해 처음으로 간척지 농사를 지었습니다. 간척지 논은 염분이 있어서 일반 논처럼 물을 가둬 놓는 게 아니라 흘려보내야 하는데, 제가 흘려보낸 양이 충분치 않았나 봅니다. 일반 논과 간척지 논은 농사짓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었는데,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쉽지 않더라고요. 보완해야 할 점들도 보였고요. 내년에는 올해 경험을 바탕으로 간척지 논농사도 좀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Q. 올해 농사를 지으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요?

올해는 날씨 때문에 마음을 졸였던 적이 많았습니다. 비가 와야 할 때는 안 오고, 비가 오지 말아야 할 때는 오고… 추수를 앞두고서도 비가 계속 와서 추수를 며칠씩 미뤘습니다. 농사가 날씨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 늘 예기치 못한 일들이 마주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역시 농사는 나만 안달한다고 되는 게 아니구나. 하늘이 도와줘야 하는구나’라고 또 한 번 절실히 느꼈습니다.



Q. 농한기에 꼭 해보고 싶거나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요?

이번 농한기에는 운동을 열심히 해보려고 계획 중입니다. 일을 하다 보니 체력이 딸려서 힘들 때가 많더라고요. 규칙적인 운동과 체력단련, 그리고 금연을 통해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 내년에 일할 때는 빨리 지치지 않고 오래 버틸 수 있길 바랍니다. 농사도 체력이 돼야 할 수 있으니까요.



Q. 올해 농어촌공사 사보 <흙사랑 물사랑>을 빛내주셨습니다. 소감을 듣고 싶어요.

재미있었습니다. 인터뷰와 사진촬영을 오시는 날에는 가족들과 보다 많이 대화하고 보다 많이 웃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즐거운 추억거리를 만든 것 같아요. 사진은 추후 지원사업에 공모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멋진 자료로 남게 되었습니다. <흙사랑 물사랑>에 참여하게 돼 기쁘고요. 제 모습을 예쁘게 잘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Q. 귀농 후 내 삶의 변화에서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귀농을 결심한 후 친구와 직장동료로부터 “왜 힘든 농사일을 하러 가냐?”, “조금만 더 버티면 자리 잡고 편하게 일할 수 있을 텐데”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일에 치여 가족 얼굴 보기도 빠듯한 도시인의 삶보다는 가족과 더불어 농사일을 하며 여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농부의 삶이 저에게는 훨씬 잘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은 틀리지 않았고요. 팍팍한 도시의 삶보다 여유로운 삶이 참 좋습니다. 제 삶을 주체적으로 살고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만족합니다.



Q. 귀농을 고민하는 젊은 분들이 점점 늘고 있는데요. 선배 귀농인으로서 그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귀농을 한다면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도시와 마찬가지로 농촌에서도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합니다.
세밀한 준비 없이 귀농을 한다면 먹고 살기 힘들어서 도시로 되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귀농을 고민하는 분들은 예비 귀농인들을 위한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 다양한 경험을 먼저 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특히 젊은 분들이 많이 귀농하는 지역을 찾아간다면 적응하기가 훨씬 쉬울 것입니다. 귀농에 앞서 많은 고민과 신중한 선택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을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즐겁게 사는 것입니다. 제가 귀농을 결심한 이유도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였으니까요. 일로는 지금보다 땅을 더 넓혀서 농사를 짓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혼자 짓는 농사가 아닌 여러 분들과 협력하는 농사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늘 발전하는 농부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저도 베테랑 농부가 돼 있겠지요!




글 : 한율
사진 : 임근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