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인생의 즐거움을
찾기 위한 귀어·귀촌

‘바다’하면 저 멀리 보이는 수평선과 부서지는 파도 소리, 낮게 날아가는 갈매기의 울음소리…, TV나 영화에서 보여주는 한적한 바닷가 마을을 보며 여유롭게 생활하는 귀어·귀촌생활을 꿈꾸곤 한다. 그러나 준비없는 귀어·귀촌생활이 마냥 즐거운 인생을 보장하지만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귀어를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귀어·귀촌이 뜬다

막연한 꿈이 아닌 귀어·귀촌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이를 준비하고 있다면 정확한 정의를 아는 것이 먼저다. 귀어는 어업인이 아닌 사람이 어촌에 자발적으로 이주하여 어업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 하고, 귀촌은 어촌 이외의 지역(洞 지역)에 거주하는 어업인이 아닌 사람이 어촌 지역으로 이주하는 것을 말한다.

어촌생활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귀어·귀촌 성공사례가 언론· 방송에 자주 노출되며 귀어・귀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했다. 때마침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가속화와 기대수명 연장 등 귀어· 귀촌이 확대되는 추세로, 최근 어촌 지역의 고령화에 따른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어촌정착지원정책 또한 귀어・귀촌 확대에 한몫을 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귀어·귀촌인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어업 창업자금을 1인당 최대 3억 원, 주택마련 지원자금을 최대 7,500만 원까지 연리 2%, 5년 거치 10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각 시·도마다 귀어학교 등을 통해 귀어·귀촌에 필요한 이론과 기술교육을 실시하고, 선배 귀어인의 멘토링 지원, 청년 어촌정착 지원 등 형태는 다르지만 귀어·귀촌인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성공적인 수산인 되기

도시를 떠나 어촌에 산다는 것은 단순한 이사가 아니라, 문화가 전혀 다른 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귀어·귀촌을 위해서는 가족 동의와 함께 분명한 목적을 세우는 등 귀어·귀촌에 대해 고민하고 준비하는 충분한 기간을 가져야 한다.

가장 먼저 관련 정보와 기초지식 수집을 위해 수산 관련 기관에서 다양한 정보를 모으고,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또 지자체의 교육기관을 통해 영어(營漁) 이론과 기술교육을 사전에 이수하고, 선도어가에서 어업체험을 통해 그에 맞는 확실한 기술습득이 필요한데 적어도 한 사이클 정도의 경험을 쌓아두어야 한다.

정착을 위해서는 귀어·귀촌 초기에 들어가는 생활비와 투자비 등 자금계획을 세우고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내용을 사전에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귀어·귀촌 희망지역을 가족과 함께 사전에 답사를 하고, 바로 거주지를 매입하는 것보다 임대방식으로 마을에 살면서 지역주민들과 소통하는 것도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지역에 따라 배타적, 폐쇄적 성향의 마을에서는 어촌계 가입이 까다롭거나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연안어업이 가능한 어장이나 양식을 위한 해수면, 해산물 채취가 가능한 해안(맨손어업) 등 대부분의 지역 해양자원은 어촌계의 공동소유로 관리된다. 이는 어업권리자의 자산 개념이므로 어촌계의 일원이 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고 경우에 따라 큰 비용이 들기도 하니 유념해야 할 것이다.

전남에서는 귀어·귀촌 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전남에서 먼저 살아보기」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귀어·귀촌 희망자가 어촌에서 5일에서 최고 60일까지 미리 살아보며 어촌생활을 체험하고 마을 주민과 사전에 소통하는 프로그램으로, 만약 가까운 지자체에 위와 같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참여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마을 공동체의 일원이 되자

어촌은 집성촌이거나 혈연과 결혼으로 맺어져 있어 사생활을 중시 하는 도시 문화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마을 관습을 중시하고 마을을 위해서는 자기를 양보하고 외지인에 배타성을 보이는 등 자기보호 본능이 있는 마을 공동체를 이룬다. 이런 어촌과 도시의 문화적, 환경적, 사회적, 삶 방식 등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해 지역주민과 귀어·귀촌인 간에 갈등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누구의 잘잘못이 아니라 서로의 소통 부족이라고 본다.

새 인생의 성공하는 수산인이 되기 위해서는 살아가고자 하는 곳의 어촌 문화를 이해하고 마을 만들기에 참여하는 적극적인 자세와 소통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글 : 김상권(전남 인구청년정책관실 귀농어귀촌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