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의 대표 주전부리
떡볶이

떡볶이가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현기증 날 사람 여기 여기 모여라. 쌉싸름한 스트레스가 많은 날, 달달한 데이트가 잡힌 날, 풋풋한 시절의 친구들과 만나는 날 떡볶이만 한 메뉴가 있을까. 달콤 끈적한 학교 앞 컵볶이. 집에서 만든 떡국떡 떡볶이. 소스에 카레와 짜장을 섞은 응용버전 떡볶이. 차돌박이, 통오징어, 당면 등 마음대로 넣어 끓이는 즉석 떡볶이. 각자의 떡볶이 맛집을 부수러 가보자.






떡볶이의 무한 변신

우리나라 대표 간식은 단언컨대 국민 소울푸드인 떡볶이가 아닐까. 학교 앞 분식집이나 노점상 철판에서 주로 팔리던 떡볶이가 이제는 체인점, 뷔페, 배달전문점, 프리미엄 분식집 등에서도 팔려나가고 있다. 종류도 다양해졌다. 짜장떡볶이, 치즈떡볶이, 까르보나라 떡볶이, 기름떡볶이, 카레떡볶이, 즉석떡볶이 등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쫄면, 치킨, 만두 등의 재료와의 궁합을 선보이는 퓨전 메뉴들도 심심치 않게 보이지만 기본에 충실한 떡볶이에 대한 수요는 항상 높다.



서민문화의 상징

사실 떡볶이는 매운 음식이 아니었다. 조선시대 궁중에서 만들었던 떡볶이는 쇠고기와 표고, 양파, 당근 등과 떡을 함께 넣고 간장에 졸여 만들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떡볶이가 시작된 것은 6·25가 끝난 1950년대 중반이다. 비싼 쌀떡 대신 밀가루에 고추장을 넣어 매콤하게 만든 떡볶이는 배고픔을 달래는 서민들의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사연과 함께 음악을 듣는 공간이기도 했고 미팅이 이뤄지는 곳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각 지역마다 3대 떡볶이집이 없는 곳이 없고 떡볶이 투어를 나서는 미식가들도 많다. 전국의 떡볶이 투어를 블로그에 기록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SNS에 떡볶이의 황금 레시피를 찾겠다며 차곡차곡 스마트폰에 모아 놓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떡볶이는 친근한 서민의 상징이다.



떡볶이가 걸어온 길

특히 서울 신당동은 마복림 할머니 떡볶이를 필두로 하는 떡볶이 특화지역이기도 하다. 고추장에 춘장을 섞은 황금비율은 며느리에게도 안 알려준다고 했지만 누구나 알고 있는 레시피가 된 지 오래. 그곳은 손녀까지 대를 이어오고 있다.

비닐을 씌워 떡볶이를 담아주던 초록빛의 멜라민 접시가 유행처럼 팔려 나가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레트로 열풍과 함께 추억을 자극하는 B급 감성을 살린 영화 간판, 포스터 등으로 꾸민 젊은 사장님이 운영하는 떡볶이집이 늘어나고 있다.
사람들과 모여 떡볶이를 한 입 베어 물며 도란도란 얘기할 수 있는 그날을 기다리며, 오늘 저녁은 나만의 레시피로 떡볶이를 만들어 먹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