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60년, 웅비하는
국제융합수리시험센터



서해안의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던 안산시 사동 갯골은 40년 세월을 따라 울창한 숲으로 바뀌었다. 그곳에는 지난 60여 년간 관개배수 및 수공구조물 등의 수리모형시험으로, 안전한 사회간접자본 확충과 재해 대응능력 향상을 통해 국민의 안전한 삶 확보에 큰 기여를 해온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의 국제융합수리시험센터가 위치해 있다.



국가 기반건설사업 발전의 숨은 주역ㆍㆍㆍ
농어촌 연구원의 수리모형시험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이하 연구원)의 국제융합수리시험센터(이하 센터)는 댐, 저수지와 같은 다양한 하천구조물의 수리모형시험을 수행할 수 있는 대형 시험시설이다. 첨단 계측장비들을 도입하여 실제 구조물을 축소・설치해 홍수・태풍 등에 대한 하천 구조물의 안전여부를 시험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고, 기후변화에 대응한 다양한 시험이 이루어지며, 그 규모는 국제규격 축구장 3.6개(길이 250m, 폭 102m, 연면적 7,980㎡) 규모로 세계 최대 수준을 자랑한다.
본 시설에는 수리모형시험 시 계측의 정밀도 향상을 위해 ① 3차원 입자영상유속계(Particle Image Velocimeter) ② 3차원 지형스캐너(Laser Doppler Velocimeter) 등 최첨단 자동화계측시스템이 도입되었고, ③ 난류장을 해석할 수 있는 PIV 시험수로, ④ 유사이송 및 침식/퇴적분석이 가능한 대형·소형 유사순환수로, ⑤ 호안 블록 등의 소류력 시험이 가능한 급경사 수로, ⑥ 토석류 흐름 재현이 가능한 가변식 하도시험수로 등 특화된 대규모 실증시험도 가능하다.



안전한 사회기반시설 구축을 위한
수리모형시험의 발자취


1959년 9월 한반도 역사상 최악의 태풍으로 기록된 「사라호」에 의한 자연재해로 과학적인 수리모형시험을 통한 보다 안전한 농업기반시설 설계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1959년 「구룡저수지 수리모형시험」수행을 시작으로 연구원의 수리모형시험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도전이 시작되었다.

이후 지난 60여 년간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국·내외의 다양한 개발사업에서 수리모형시험 업무를 묵묵히 수행하면서 현재까지 300건 이상의 다양한 연구 과제를 통해 국가 기반건설사업 발전에 주도적 역할을 하며 수리모형시험 전문기관으로 인정받았다. 특히 33.9km로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로 기록된 『새만금 방조제사업』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이끈 숨은 주역이기도 하다.



연구원의 수리모형시험 결과는 저수지, 방조제, 하천 및 항만건설 등 사회기반시설의 안전한 구축을 위한 설계에 반영되었고, 더 나아가 『필리핀 할루어다목적댐 건설사업』 수리모형시험분야 연구지원 등 다양한 ODA사업에도 참여하여 그동안 축적된 수리시험 관련 Know-how로 공사 안팎의 다양한 건설사업 분야에서 국제융합수리시험센터의 공신력있는 시험결과가 재해의 사전예측과 안정성 검토 등을 위해 건설분야 곳곳에 적용되고 있다.

태동기(1959~1969년)에는 47건의 개수로 등 소규모 구조물에 관한 시험이 수행되었고 비교적 단순하지만 이후의 대규모 구조물 시험을 위한 초석이 되었다.

성장기(1979~1993년)에는 1970년 경기도 의왕시에 실내 시험실이 구축되면서 여수토 방수로 수리시험, 대호 방조제 월파시험 등 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수리모형시험들이 수행되어 양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성숙기(1994~2010년)에는 1994년 이후 새만금 방조제건설을 위한 전용 시험시설 완공과 더불어 단편적인 기능 검증 위주의 시험에서 복합적이고 해석이 어려운 대규모 수리모형시험이 주를 이루었다.

1994년부터 2000년까지 울산신항(1996), 새만금신항(1997), 황룡강 (2000) 등 대규모 항만시설 건설을, 2000년대에 들어서는 소양강댐(2003), 시화조력발전 수리모형시험(2003), 임하댐(2005) 및 한강공원 특화사업 (2008) 등 각종 댐 및 하천, 배수갑문 등에 대한 정밀한 수리시험을 수행하였다.



재도약기(2011~2018년)에는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 이후 수자원 인프라의 정비가 마무리되면서 전통적 수리시험 수요가 감소하고 4차산업 융복합 형태의 수리시험 수요가 증가하는 것에 대비하기 위해 연구원은 센터를 구축하였다. 아울러 공사 해외사업분야 확대에 발맞추어 그동안 축적한 수리모형시험 분야의 우수한 기술력을 수출하기 위해 ODA 사업에 참여하는 등 새로운 도약을 추진하였다.


수리모형시험의 미래를 생각하다…
융복합 실증시험을 선도





과거 댐, 보, 하구둑, 방조제 등과 같은 사회적 기반시설 건설이 활발했던 경제성장시기에는 수공구조물의 안전성 시험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최근 해외 선진국에서는 수치해석이 불가능한 영역에서 수리시험의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수자원관련 인프라 정비가 마무리되면서 전통적 수리시험 수요가 감소한 반면, 환경 복원, 수질 개선 및 국가 방재능력 개선에 대한 국민적 관심 증가에 따라 생태, 안전 등 융복합 형태의 수리시험 수요와 해외 수리시험 수요가 증가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와 국내 시장환경 변화에 발맞추어 연구원은 국토교통부 분산공유형 건설인프라 구축사업 중 「대형수리모형시험시설 (초대형 국제융합수리시험센터, Hybrid International Grand Hydraulic Center)」의 사업자로 지정받아 대규모 융복합 실증시험이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센터를 완공했고, 이로써 국가의 재해·재난예방과 다양한 수공구조물의 안전검토, 농업기반시설 및 하천분야 기술력 발전, 국가 정책사업 지원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민국 브랜드,
세계 최대의 국제융합수리시험센터

센터는 수리종합시험연구동, 해안수리시험연구동, 댐수로공 시험실과 파랑시험실 등 4개의 연구시설을 통해 물의 흐름과 관련된 많은 연구과제들을 수행하고 있다.

◎ 국내 최대 규모의 「수리종합시험연구동」
1995년 완공되어 주로 「새만금 방조제건설」을 위한 시험에 활용되었다. 초당 3㎥에 달하는 유량공급이 가능하고 조석발생장치가 설치되어 조석류의 재현이 가능하고, 이를 활용 새만금 방조제 끝막이를 위한 다양한 수리모형시험을 수행하였다. 향후에는 공사에서 추진 중인 다양한 해외사업을 위한 수리모형시험을 수행할 계획이다.

◎ 바다의 조석류를 재현할 수 있는 「해안수리시험연구동」
1970년대에 이르러 대규모 농업개발과 간척사업개발의 필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UNDP(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의 지원으로 1979년 건립된 시설이다. 시험장의 규모는 약 6,000㎡의 면적에 초당 0.3㎥의 유량공급이 가능하다. 이곳은 다양한 조석 관련 시험과 하천 시험이 가능하며, 새만금 방조제 끝막이 관련시험, 한강공원 특화사업, 영주댐 등의 수리모형시험을 수행하였다.

◎ 댐 여수로, 방수로 등에 특화된 「댐수로공 시험동」
댐수로공 시험동은 1984년 건설되었으며, 시험실 면적은 2,600㎡으로 초당 0.3㎥의 유량공급이 가능하다. 또한 32m 길이의 가변경사수로와 8m(W)X9m(L)X3m(H) 규모의 댐모형수조가 설치되어 있어 다양한 댐 및 수로와 관련된 시험의 수행이 가능하다. 영산강하구둑 구조개선사업, 미호저수지 싸이폰 여수로, 필리핀 할루어 다목적댐 등과 같은 주로 댐과 관련된 수리모형시험을 수행하였다.

◎ 높은 파도를 재현할 수 있는 「2차원 및 3차원 파랑시험장」
1979년 건설된 2차원 파랑시험장은 66m 길이의 조파수로를 보유하고 있으며, 풍속 20m/s의 재현이 가능한 블로어(Blower)가 설치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바람에 의한 풍파의 재현이 가능하며, 파랑과 바람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 또한 가능하다. 3차원 파랑시험장은 50m(L) 규모로 2000년에 건설된 옥외 시험장이다. 총 6기의 불규칙파랑의 생성이 가능한 조파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본 시험시설을 이용하여 울산신항, 제주외항 등 다양한 항만 건설을 위한 수리모형시험이 수행되었다.



새로운 60년,
웅비하는 국제융합수리시험센터

공사는 국내 최초로 수리모형시험 업무를 수행한 이후 수리모형시험의 산실로서 커다란 기여를 하였고, 특히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해온 저수지, 방조제 등의 농업기반시설과 하천, 항만건설 등 기반건설사업 발전에 주도적 역할을 해 왔다. 농어촌연구원은 국제융합수리시험센터 완공을 계기로 지난 60여 년간 수리시험분야에서 쌓아온 높은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에 대한 기술지원, 국가기반 R&D사업에 더욱 힘을 쏟아 본 시설이 국가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울러 시대의 변화를 세심하게 반영하는 연구와 그 실현을 위한 장기적인 시각으로 대한민국과 농어촌의 발전을 위해 묵묵히 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




글 : 송현구(농어촌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