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맛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다가도, 먹으면 먹을수록 그 맛에 중독되는 아보카도. 효능도 다양하고 샐러드, 샌드위치 등으로 활용도가 좋아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식재료다. 그런데 이런 아보카도를 소비할 때마다 지구가 파괴된다고 하니 마음 편히 먹을 수만은 없는 일. 그렇다면 올바른 소비 방법은 무엇일까.

숲속의 버터, 아보카도

세계에서 가장 영양가 높은 과일로 기네스북에 오른 뒤로 전 세계가 아보카도 열풍에 빠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아보카도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18년 수입식품 동향’에 따르면 2018년 아보카도 수입량이 처음으로 1만 톤을 넘겼다. 2014년 1천여 톤 규모에서 5년 만에 10배가 늘어난 것이다.

아보카도에는 비타민 A, 비타민 E, 비타민 K, 철, 마그네슘 등 영양분이 풍부하다. 그 중 비타민 B는 피부의 탄력을 개선해 주고 노화 방지에도 도움을 준다. 또, 칼로리가 낮고 포만감이 높아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또 항산화효과를 지닌 카로티노이드 성분은 혈관벽을 튼튼하게 만들어주고, 다량 함유된 불포화지방산이 콜레스테롤을 조절해주기 때문에 심혈관 질환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환경을 파괴하는 아보카도

아보카도의 다양한 효능이 알려지자 세계적으로 소비가 급증했고 더불어 아보카도의 생산량도 점점 증가하게 되었다. 문제는 아보카도의 소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다. 아보카도의 수익성이 높아지자 너도 나도 아보카도를 생산하는 경작이 늘어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아보카도의 80% 이상을 생산하는 멕시코에서는 더 많은 아보카도를 생산하기 위해 숲을 마구 베고 산림을 태워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 다른 작물을 재배하던 농민들까지 아보카도가 잘 자라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산림을 파괴하고 있다.

아보카도를 키우기 위해서 많은 물이 소요되는 것도 골칫거리다. 아보카도 1kg을 수확하기 위해 필요한 물은 약 2,000L에 이른다. 이 때문에 불법적으로 우물을 설치하는 농가가 늘어나자 지하수가 고갈되며 가뭄을 유발하고 있다. 심지어 우물까지 말라 칠레의 지역 주민은 식수를 트럭 배달에 의존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도 아보카도 농사 때문에 심각한 가뭄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윤리적 소비를 고민할 때

아보카도가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약 420g의 탄소가 배출된다. 아보카도가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면서 주요 소비국인 유럽, 아시아 등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항공기와 선박을 이용해야 하는데 이때 배출되는 질소 산화물은 지구온난화에 큰 영향을 끼친다. 아보카도가 환경 문제에 원인이 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영국과 아일랜드의 일부 식당에서는 아보카도가 사용된 메뉴의 판매를 중지하는 불매운동이 일기도 했다.

사실 아보카도는 100g당 187kcal의 열량이 있어 적당량만 섭취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몸에 좋다고 무조건 먹을 것이 아니라 내가 먹는 음식이 어떤 방식으로 재배되고 있는지 한 번 더 생각해보자. 인간과 지구기 지속가능한 삶은 어렵지 않다. 윤리적인 소비가 늘어날 때 지구는 보다 편히 숨을 쉴 수 있다.



글 : 나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