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업의 혁신 기술
고온극복 혁신형 쿨링하우스



지난해 7월 농촌진흥청은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고온극복 혁신형 쿨링하우스’를 설치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온실로 농작물의 생육 온도를 조절해 고온의 피해를 막고 농가 소득을 키우는 혁신 기술이다. 이 시설은 중동 지역으로 수출되며 우리 농업의 우수함을 알릴 것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기후변화를 극복하는
쿨링하우스 시스템

지난 몇 십 년간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농촌 사회에 커다란 경제적 손실을 안겼다. 한반도의 한 해 평균 기온은 지난 105년 동안 1.8℃, 최근 30년 동안 1.2℃가량 상승했다. 특히, 여름에는 고온 일수의 증가로 원예 작물의 생산성과 품질이 저하되면서 온실 환경 관리의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7월, 기존 온실 개념을 바꿀 만한 새로운 온실 모델인 ‘고온극복 혁신형 스마트 쿨링하우스(이하 쿨링하우스)’를 공개했다. 전북 완주에 위치한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설치된 쿨링하우스는 광주 무등농원에서 최초로 개발한 민간 기술을 바탕으로 지어졌으며, 농가에도 적용하기 위한 실증 연구가 진행 중이다.

쿨링하우스는 4,472㎡(1,353평) 규모로 기둥은 철제 H빔, 서까래는 파이프, 피복은 조광필름이 사용됐다. 폭염, 가뭄, 집중호우 등 급변하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일반 광폭형 온실(7m)보다 높이를 높여 16m로 설계했다.

쿨링하우스 내부는 여름 햇볕을 차단하는 은박지 형태의 차광 커튼, 200㎛(마이크로미터) 물 분자를 뿌려주는 포그 시스템 등이 갖춰져 있다. 또한 화훼작물 뿌리 환경을 정밀하게 제어하도록 산소와 냉수를 순환적으로 공급하는 장치와 양액 시스템을 설치했다. 그 결과 일반 온실보다 여름철 최고기온을 12~13℃ 낮췄고 하우스 천정 대형 환기창을 통해 더운 공기를 환기할 수 있게 되었다.



딸기, 장미 재배를 통해
효능 인증 받아

농촌진흥청은 쿨링하우스를 통해 고온 극복 기술의 현장 보급 가능성과 채소·과수·화훼 적용 가능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딸기 1만여 주와 장미 2만여 주를 심어 10월까지 재배했다. 그 결과, 두 작물 모두 일반 온실에서 재배하는 것보다 생육이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

딸기의 경우 설향 품종을 7월에 재배해 10월 하순부터 안정적으로 수확을 시작했고 당도는 평균 11.6브릭스를 기록했다. 이는 11월 중하순부터 수확할 수 있고 평균 당도가 10브릭스인 일반 온실 재배 딸기보다 더 우수한 기록이다. 쿨링하우스 생산 딸기 평균 가격은 20,218원/kg으로 가락시장에서 팔리는 평균 가격보다 20% 높았다. 크기가 상대적으로 크고 균일하며, 당도도 높아 가락시장 경매사로부터 전반적으로 상(上)품 수준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장미의 경우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아라라트, 메이지 등 20여 품종을 7월 말 정식했고, 정식 30일 후 초기 생육(식물체 길이, 굵기 등)은 고온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일반 온실에 비해 우수했고 뿌리 부분인 근권부의 생육도 좋은 편이었다. 절화 수량은 일반 온실에 비해 3.1배 증가했고 절화의 길이도 1.5배 좋아졌으며 굵기, 중량 등 절화 품질이 전반적으로 우수했다. 여름철 장미는 줄기가 짧아지고 꽃잎 수도 적어지지만 쿨링하우스가 시원한 온도를 유지해 주면서 여름철에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UAE 수출에 대한 기대감 보여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농촌진흥청 국립원예 특작과학원을 방문해 쿨링하우스를 직접 체험했다. 이날 문대통령은 쿨링하우스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딸기를 수확해 맛을 보기도 했다. 일반 농가에 보급 시기를 묻는 등 많은 관심을 보인 문대통령은 사막지대의 강풍을 견딜 내구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조언을 했고, 국내산 쿨링하우스를 중동에 수출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앞으로 토마토, 파프리카 등 채소와 거베라, 팔레놉시스 등 화훼 품목을 추가로 심어 쿨링하우스의 효과를 실증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UAE(아랍에미리트)와의 연구 협약에 따라 사막 지역에서도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일부를 보완하여 UAE에 시범적으로 설치 및 활용 가능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글 : 장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