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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숨겨진 보물, 농업유산


『흙사랑 물사랑』 독자 여러분은 ‘농업유산’이 무엇인지 알고 계신가요? 석굴암, 종묘, 해인사 장경판전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농업유산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농업유산은 농업인들이 오랫동안 지역 환경에 적응하면서 형성하고 발달시켜 온 농업기술과 문화, 공동체 활동, 경관을 비롯한 유·무형의 자원을 말합니다. 우리 농촌에 숨겨진 보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세계 각지의 전통적인 농업 시스템과 독창적인 경관 등을 보전하기 위해 2002년부터 ‘세계중요농업유산’을 지정해오고 있습니다. 이후 우리 정부도 보전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농업유산을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선정해 보전, 관리함과 동시에 체험·관광 프로그램 개발 등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빠른 도시화와 함께 한때 농업의 가치가 외면 받으며 등한시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세계적으로 중요한 유산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농업유산은 화려하거나 웅장하진 않아도 자연과 공존하며 살아온 선조들의 지혜의 산물입니다. 일례로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제주 밭담 농업시스템’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제주도는 바람이 거세서 농사짓기 불리한 환경이었지만, 지천에 널린 현무암을 이용해 밭을 둘러 담을 쌓았습니다. 이 밭담은 농지의 경계가 되고, 거센 바람을 걸러내 농작물의 생육을 도울 뿐만 아니라 소나 말이 농경지에 들어오지 못하게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검은 현무암으로 길게 쌓은 모습이 만리장성의 3배인 22,000km 이상 이어진다 하여 ‘흑룡만리’라 불리며 빼어난 문화경관으로서의 가치까지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곧 여름 휴가철이 시작됩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지고는 있지만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만큼, 『흙사랑 물사랑』 독자 여러분께서도 올해는 농촌으로 농업유산을 찾아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선조들의 지혜를 엿보면서도, 독자 여러분의 여행이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촌 지역에도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