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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농업유산을 보호하다

세계중요농업유산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2002년부터 전 세계의 독창적인 농업 문화, 인류 진화 시스템과 생물 다양성을 보전해 지속 가능한 농업을 성취하고 농촌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세계중요농업유산을 지정하고 있다. 시스템의 특징·지속성·세계적 중요성을 포함한 ‘시스템의 고유 특성’, 지리적, 제도적 대표성·정책 및 개발 적용성을 포함한 ‘정황성’, 국제 협약·파트너쉽 등의 프로젝트에 대한 ‘수행성’ 등의 평가를 통해 세계중요농업유산 선정이 이뤄진다.

2019년 8월 기준 21개의 나라에서 57개가 선정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청산도 구들장논, 제주 밭담, 하동 전통 차농업에 이어 금산의 인삼농업이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인정받았다.




농업유산 가치보존과 관광자원으로의 활용

농촌다원적자원활용사업


공사에서는 오랫동안 형성된 농촌경관과 전통생태농법 등 전통문화가 깃든 농촌의 자원을 복원·발굴을 지원하며 관리해오고 있다. 특히 자연과 공존하며 수천 년간 쌓아온 선조들의 지혜의 보고(寶庫)이자,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농업유산이 농촌 경제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농촌다원적자원활용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공사는 농업유산의 지표조사, 관리계획 수립, 주민교육, 활용사업 등을 지원한다. 특히, 세계중요농업유산 모니터링을 실시해 농업유산 보전관리에 활용하고, FAO 세계중요농업유산 현장점검 시 보전관리 근거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올해 4월부터는 완도 청산도 구들장논, 제주밭담 모니터링 연구 용역을 시작했으며, 5월에는 하동 전통 차농업과 금산 인삼농업 홍보영상 제작에 들어갔다.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사후관리와 홍보에도 힘을 써 가치를 그대로 보존한 채 후손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주기 위함이다.

사라져가는 농업유산자원을 보전하여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이를 지역 농산물의 브랜드로 이용한다면, 우리 농촌의 내일을 밝혀 줄 새로운 자원이 될 것이다. 이러한 농업문화유산을 유지시키고 대한민국 농업유산을 세계에 널리 알려 외국 관광객이 우리의 농촌을 방문하도록 하는 것, 공사가 해야 할 역할이다.






섬의 단점을 장점으로 극대화 한 청산도 구들장논

지나친 경사, 돌이 많은 사질토의 토양 그리고 부족한 농업용수 등 수전농업에 불리한 자연환경을 극복한 것이 구들장논이다.
청산도는 물을 댈 수 있는 토지라면 작은 평수라도 돌을 쌓아 구들장논으로 조성해 토지이용을 극대화 했다. 벼 재배에 필요한 흙과 물이 부족한 탓에 한반도의 전통 온돌문화를 이용해 자갈층에 통로수를 깔고 그 위에 구들장을 놓은 후 진흙을 쌓고 토양층을 덮어 물을 관리할 수 있도록 관개구조물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조성했다. 특히 논농사가 이루어지는 하절기에는 구들장논의 통수로에서 농업용수가 배수되는 광경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청산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경관이다.

일반 계단식 논과 달리 통수로를 이용하여 관개관리를 하는 구들장 논은 전통적으로 농지의 범용적 이용이 손쉽게 이루어졌다. 강수량이 적은 해에는 논을 밭으로 전환하여 농사를 지었고, 하절기에 물을 대어 논으로 사용하다가 논농사가 끝난 이후에는 마늘, 양파, 고사리 등을 재배하는 밭으로 이용했다.






화산섬에서 피어난 농경문화의 꽃 제주 밭담

제주도는 화산섬이라는 지형적 특성 탓에 농업환경이 매우 척박하고 불리하다. 때문에 제주 사람들은 토양에서 골라낸 돌을 이용해 밭담을 쌓아 바람과 토양유실을 막는 기재로 활용했고 특유의 농업문화를 보존해왔다.
밭담의 가장 큰 역할은 바람을 막는 것이다. 제주 바람은 토양의 수분증발을 활발하게 하는 탓에 씨앗의 발아를 어렵게 만들고 작물을 쓰러뜨리기도 하며 장마철 집중호우는 토양유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밭담은 기공이 많고 비교적 둥근 현무암을 이용하기 때문에 강한 비바람도 잘 견뎌낸다. 이는 현무암 표면의 수많은 기공과 돌 사이의 틈이 바람 구멍 역할을 해 강한 바람에도 잘 견딜 수 있는 구조를 형성한다.

제주 전역에 분포된 밭담은 1천 년이 넘는 세월을 거치면서 흑룡 만리를 이뤘다. 검은색 현무암으로 이뤄진 밭담은 22,000km 이상 이어진 장관이 마치 흑룡을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으로 그 길이가 중국 만리장성의 3배에 달한다. 제주의 밭담 농업 시스템은 빼어난 경관으로 제주를 대표하며 이어져온 우리나라의 소중한 농업유산이다.



천오백년 전통의 과학적 재배법 금산 전통 인삼농업

금산은 해발 400~700m의 산지로 둘러싸인 전국 인삼의 70% 이상이 거래되는 인삼 재배, 가공, 유통의 중심지로 다양한 농업문화를 형성하며 인삼산업의 전통을 계승, 발전시켜 왔다. 1,500년 전 강처사가 산삼을 채취해 어머니의 병을 고치고 산삼 씨를 심어 인삼을 재배했다고 알려졌다. 인삼이 잘 자라기 위해서는 배수가 양호한 토양과 서늘한 생육온도가 필요한데 금산은 이 기후에 최적이다.





금산 인삼이 최고로 인정받는 것은 기후 외에도 재배지, 예정지 관리, 이식, 재배, 채굴, 백삼 가공, 판매 등의 작부 체계를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인삼은 7월에 채취를 시작해 10월 말까지 가공한다. 이를 여름 인삼이라 부르는데 여름 인삼은 사포닌 함량이 많아 효능이 뛰어나다.
금산 인삼 특유의 곡삼 가공품도 인기 상품. 박피한 백삼의 몸체와 뿌리를 구부려 말린 것으로 포장과 계량이 편리하다. 현재 금산에서는 개삼제, 농악 등 인삼농사 관련 생활문화가 전승되고 있으며, 인삼축제 등을 통해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천이백년 한국 차문화의 종가 하동 전통 차농업

경남 하동군 화개면은 지리산과 어우러진 수려한 경관과 함께 1,200여 년간 가내수공업 형태로 전통방식의 차 재배와 가공기술을 전승해 온 한국 차문화의 중심지다.






지리산에 둘러싸여 93%가 산지로 식량작물 재배가 어려운 열악한 환경을 지니고 있는데 산간지형을 최대한 활용해 돌틈과 계곡주변, 구릉지 등에 야생차를 식재했고 그 결과 지리산의 생태환경과 조화를 이룬 차 군락지가 형성됐다. 한정된 고급 수제녹차 가공기술이 전승될 수 있었던 것은 산기슭 바위틈에 산재해 있어 재배조건이 매우까다로웠기 때문이다.

하동군의 차밭은 산지의 지형을 그대로 살린 차밭을 조성해 자연 그대로의 거친 멋과 야생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땅의 힘을 살리기 위해 농가에서는 낙엽과 산야초 등을 이용한 친환경 퇴비를 직접 제조하여 이용하고 있다.
특히 전통적으로 손으로 따서 250∼350℃의 가마솥에 태우지 않고 덖는 수제 전통덖음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찻잎을 넣거나 설익지 않도록 균일하게 덖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생산된 하동 전통차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차로 각광받게 됐다.








우리나라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 현황



글 : 나덕한
자료 제공 :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