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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우리는

KRC 추억 송송 설탕 한 스푼

글로벌시험연구소
윤재선 박사의 추억송송

드디어 세상에! 파력에너지라는 이름으로

파도가 크게 치는 날, 방파제에서 바다를 보고 있으면 드는 생각은 저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조업을 걱정하고, 어떤 이는 서핑으로 파도를 탈 생각에 설레고, 또 어떤 이는 실제로 보는 파도가 무섭기만 하다. 하지만 이 파력에너지로 ‘전기장판을 깔고 한숨 늘어지게 자고 싶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다.

경력 쌓는다고 생각하고 와

윤재선 박사가 한국농어촌공사와 연을 맺은 건 선배의 제안 덕분이었다.

박사후과정을 농어촌연구원에서 밟는다고 생각하고 와. 와서 네가 하고 싶은 실험 다 해 봐!

갓 박사가 된 후 건설기술연구원 입사를 고민하던 윤재선 박사에게 공사 입사를 제의한 사람은 학교 선배이자 현재 한국농어촌공사 상주지사 정재상 차장이었다. “하고 싶은 거 다할 수 있어!” 공학도라면 누구라도 홀랑 넘어갈 말. 윤재선 박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수공학 전공자의 경우 박사학위를 받고 나면 박사후과정(Post-doctor)을 통해 경력을 쌓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윤 박사는 2012년 한국농어촌공사로의 입사를 결정했다. 당시 국내에는 2개의 대표적인 수공학 관련 실험시설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한국농어촌공사였다. 하지만 생각보다 환경이 녹록지 못했다. 새벽까지 혼자 남아 실험시설을 정비하고 계측 장비의 신호선을 정리하는 등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는 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했으며, 동시에 다양한 연구사업도 제안해야 했다. 밤낮 구분 없이 보내기가 일쑤, 그 결과 입사 2년 만인 2014년 국내 최대 실험장인 ‘대형 수리모형 실험시설’ 구축이라는 결실을 얻을 수 있었다.

파도가 데워주는 전기장판을 깔고 자겠어!

한국농어촌공사 입사 전 윤 박사는 이미 파력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었다.

그래! 파도야, 이렇게 큰 파도의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할 수만 있다면!"

윤 박사는 해안공학 분야 박사학위 취득 과정에서 좀 더 구축비용이 저렴하고 설치가 용이한 방파제는 무엇일까를 고민했었고, 물 위에 떠서 파도를 막아주는 부유식방파제를 떠올린 것. 또 방파성능이 좋아질수록 부유식방파제에 작용하는 파랑의 에너지 또한 커진다는 것을 수리모형실험을 통해서 알게 됐다. ‘이렇게 큰 파도의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하면 어떨까?’

‘주말에도 쉼 없이 일하지만 조금의 성취감이 있어서 다행이다. 언젠가는 울트라 메카톤급 쓰나미를 막는 방파제를 만들고, 웨이브 에너지로 전기장판을 깔고, 따뜻하게 누워 한숨 늘어지게 잘 테니깐….’
2011. 12. 10. 윤 박사의 SNS 글

13년 전 한 연구원이 품었던 열정이 드디어 파력발전으로 꽃피우게 됐다. 물론 파력발전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각도의 기초적인 연구사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연구를 통해 발전체가 가지는 고유의 발전용량을 산출할 수 있는 실해역 실증실험도 진행되어야 한다. 고지에 도달하기까지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가 오를 봉우리, 아니 파도는?

윤재선 박사는 파력발전 연구뿐 아니라 국제융합수리시험센터의 계획 업무, 중소기업 기술지원 사업 및 수공학 단체표준 제정 사업의 총괄을 담당하고 있다. 국제융합수리시험센터는 대한민국 최고의 수공학 거점기관으로, 그 명성만큼 윤 박사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를 농어촌공사로 이끌었던 선배의 말처럼 그가 하고 싶은 실험은 다 하고 있지만 실험 인력이 부족한 게 문제다. 어떤 연구사업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라 그가 가진 시간과 능력을 적절히 분할하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하지만 윤 박사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윤 박사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지금 힘든 것은 아무 것도 아냐. 저 위 제일 높은 봉우리에서 늘어지게 한숨 잘 텐데 뭐’라고 노래한다. ‘파랑에너지로 얻은 전기로 전기장판을 깔고 편하게 자겠다’는 소망을 위해 봉우리, 아니 파도를 향해 한 걸음씩 걸어가고 있는 중이다.

유민경 일러스트 심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