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확행 라이프
귀농, 그 오해와 편견
우리의 소확행 라이프
귀농, 그 오해와 편견
용인에서 스마트팜을 통해 친환경 부추를 재배하고 있는 박기현 씨는 27살에 농업을 시작해 42살이 된 어엿한 전문 농업인이다. 사람의 먹거리가 생명과도 직결되는 만큼 친환경을 고집하는 박기현 씨의 귀농 노하우를 들어보자.
친환경농업을 시작한 이유
박기현 씨는 부추와 시금치 등 엽채류를 위주로 시설 하우스 30동을 운영하는 베테랑 농업인이다. 그는 2007년 부모님의 뒤를 이어 관행농업으로 농부의 길을 시작했지만 1년 만에 친환경농업으로 전환했다. 그중에서도 건강에 좋다는 부추를 선택해 경기도와 용인 일대에 친환경 GAP 인증을 받아 대기업 계열회사에 친환경 급식으로 물량을 출하하고 있다.
박기현 씨는 하우스 내에서 작물 재배와 포장작업까지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 효율적으로 농사를 하기 위해 새벽에 수확이 가능한 부추 작물을 선택했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 이제는 전량 계약재배로 출하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 청년위원장(친환경)을 역임하며, 지역 청년농업인들과의 연대 확대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박기현 씨는 청년농업인들과 친환경 인식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가 친환경을 고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과연 내 가족과 지인들에게 떳떳하게 먹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면 정답은 ‘친환경’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우스 한 동에서 청경채가 1.6톤이 나와요. 이것을 한 사람이 하루에 200g을 소비한다고 하면 8,000가구가 소비하는 셈이죠. 그럼 하우스 10동이면 8만 가구에 영향을 미치잖아요. 친환경농업을 할 수밖에 없어요. 청년농업인들도 이런 생각으로 친환경농업을 하고 있고요.”
나는 청년농업인들의 길라잡이!
청년농업인들과 지속가능한 농촌을 만들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도전하는 박기현 씨는 청년농업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농지라고 말한다. “요즘 청년농업인들의 고민은 지금 저의 고민이기도 합니다. 친환경농업은 땅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해요. 무농약으로 작물을 재배하기 때문에 땅에 적응하는 시기가 필요하고 그러려면 1, 2년 으로는 되지 않거든요. 그런데 임대를 하다 보면 불안한 게 있죠. 주인이 나가라고 하면 나갈 수밖에 없잖아요. 농어촌공사에서 농지 임대도 하고 있지만, 시설하우스 설치, 친환경농업 가점 등의 지원들이 좀 더 다양하게 활용되면 좋겠어요.”
박기현 씨는 준비가 되지 않은 청년농업인들이 초기 투자비용과 영농 경험 없이 농업에 대한 환상만 가지고 귀농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청년농업인들이 무작정 농사에 뛰어들었다 빚더미에 앉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15년 농사를 하면서 느낀 것은 “이렇게 하면 망한다” 하는 것을 많이 배웠단다. 남들과는 다르고 싶어 여러 시도를 해 봤지만 그때마다 주변의 우려는 현실이 되어 빚으로 남았다고. 청년 농업인들은 이런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스마트팜 도입하니 능률이 쑥!
시설하우스 30동을 혼자 관리하는 일은 고된 노동이다. 박기현 씨는 ‘이걸 효율적으로 할 수 없을까’ 생각했다. “같은 주기로 업무가 도는 농업에 자동화를 접목시키면 좀 더 수월하고 효율적인 현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농사를 짓기 전 자동제어 분야에서 일을 한 경험도 15년이란 기간 동안 기계화, 자동화를 꿈꾸게 하는 데 영향을 주었죠.”
“같은 주기로 업무가 도는 농업에 자동화를 접목시키면 좀 더 수월하고 효율적인 현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농사를 짓기 전 자동제어 분야에서 일을 한 경험도 15년이란 기간 동안 기계화, 자동화를 꿈꾸게 하는 데 영향을 주었죠.”
농업의 스마트화에 꾸준히 문을 두드린 박 대표는 2018년도에 스마트팜 사업을 지원받아 관수시설을 도입했다. 박기현 씨는 하우스의 구조와 재배 작물에 최적화된 맞춤형 스마트팜 시스템을 설치하면서도 노동력 감소로 인해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다른 일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시간마다 일일이 물을 준다든가 신경을 써야 했는데 스마트폰 버튼 하나로 프로그램 예약 순서대로 작동이 되고, 농장 현황을 바로 바로 확인할 수 있으니 경제성을 확보하고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쉽고 편하게 농사를 짓게 된 것이다.
올해 조그맣게 농지를 구매한 박기현 씨는 생애 첫 주택을 마련했을 때의 기쁨처럼 설렌다고 전했다. 친환경농업과 스마트팜을 통해 재배된 그의 수확물이 어느 집 식탁에도 올라와 있을 것을 생각하니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건강한 밥상이 될 것이 분명하다.
박기현 씨의 귀농 귀띔
다양한 농촌 일자리와 활동으로 경험부터 쌓아보세요.
유통과 가공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에 대한 관심!
지속가능한 농업에 대한 꾸준한 고민과 공부가 필요해요.
제대로 농업 기술을 배운 뒤 나만의 농지에서 시작하세요.
처음부터 큰돈을 들이는 것은 금물! 경험을 쌓은 뒤 규모를 키워도 늦지 않아요.
글 이봄 사진 홍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