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우리는
KRC 추억 송송 설탕 한 스푼
해외사업처
박기정 차장의 추억송송
우리는 기후변화 대응사업 전문기관입니다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가 그러하듯, 케냐 또한 극심한 물 위기를 겪고 있다. 반복되는 홍수와 가뭄은 빈곤과 기근이라는 악순환을 낳는다. 하지만 이 고리는 한국농어촌공사에 의해 끊어질 예정이다. 케냐 대륙을 관통하는 ‘아티강(Athi River)’에 공사의 기술력이 집약된 스마트 물관리 시스템이 구축되기 때문. 대한민국의 저력을 전 세계에 각인시킬 명장면에는 박기정 차장의 수고가 깃들어 있다.
“도와주세요! 대한민국”
물환경 문제를 겪고 있는 케냐 정부는 녹색기후기금으로부터 자금지원을 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녹색기후기금에 사업 제안서를 제출해야 하고, 이에 대한 승인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2016년 케냐 정부로부터 처음 아티강 사업 제안을 받은 녹색기후기금은 이 제안을 되돌려 보낼 수밖에 없었다. 내용이 부실하고 구체적이지 못했기 때문. 녹색기후기금 사무국으로부터 수많은 보완 요청사항을 받은 케냐 정부는 자신들의 부족한 역량을 절감하고, 우리나라에 SOS를 요청하기에 이른다.
‘운명처럼 다가온 케냐, 아티강’
우리나라 환경부는 산하연구기관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Korea Environmental Industry & Technology Institute: KEITI)’을 통해 케냐 정부의 녹색기후기금 제안서 작성 지원사업을 발주하게 된다. 당시 사업계획처 기후변화대응부에서 신규 사업을 총괄하고 있던 박기정 차장에게 이 공고는 운명처럼 강한 끌림을 주었다. 하지만 공사 내 반응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사업을 주관하며 실무를 담당할 해외사업처는 다른 해외 사업만으로도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고, 케냐 사업의 사업비는 다른 해외사업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었기 때문이었다.
“녹색기후기금 사업이잖아! 우리에게 절호의 기회야”
모두가 아니라고 할 때 박기정 차장은 그야말로 발로 뛰어다니며 해외사업처를 설득해 나갔다. 박기정 차장이 피력한 것은 녹색기후기금의 사업 참여로 얻게 될 기대효과였다. 기후변화에 특화된 재원인 녹색기후기금에 공사가 참여한다는 것은 공사는 물론 국가 위상까지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결국 박기정 차장은 해외사업처의 참여를 이끌어냈고, 케냐 현장 조사, 기후변화 분석, 문헌자료 수집, 이해관계자 협의 등을 통해 작성한 제안서를 2018년 녹색기후기금에 제출할 수 있었다. 그리고 3년 뒤, 공사의 제안이 녹색기후기금 본사업에 통과되는 쾌거를 달성했다.
한 남자의 열정이 눈부신 청사진을 만들었다. 본사업 수행 시 공사는 수많은 국내외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의과정에서 참여기관을 대표하며 사업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공사는 기후변화 대응사업 전문기관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해나갈 것이다. 공사의 기술력이 케냐를 넘어 아프리카 대륙 곳곳으로 뻗어가는 그날, 이 생각으로 박기정 차장의 가슴은 크게 벅차오른다.
글 기시윤 일러스트 심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