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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소확행 라이프

4인의 조금은 특별한 청춘단상

어업과 농업의 합작품
핀다아쿠아포닉스 박창섭·김지연 씨

청춘이라는 단어에는 도전과 열정 그리고 무모함이 있다. 20대 청춘을 무기 삼아 귀농을 시작한 이들이 있다. 듣도 보도 못한 아쿠아포닉스(Aquaponics) 시스템으로 장어를 양식하고 희귀 관엽식물을 키우는 귀농 4년 차 박창섭·김지연 부부의 무한도전이다.

부부가 20대에 아쿠아포닉스를 시작한 이유

서울에서 제과·제빵을 공부하다 만나 6년 연애 끝에 결혼한 박창섭·김지연 부부. 귀농에도 의견 차이가 없었다. 부부가 선택한 귀농지는 박창섭 씨 아버지의 고향인 경기도 양평이었다.
“귀농해 처음에는 펜션 사업을 했어요. 아내는 인천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고요. 제가 먼저 귀농한 거죠. 그런데 펜션은 하향 사업으로 접어들고 있었어요. 새로운 길을 모색하던 중 실내 낚시터에서 귀동냥으로 들었던 아쿠아포닉스 농법이 떠올랐어요.” 아쿠아포닉스는 물고기 양식(Aquaculture)과 수경재배(Hydroponics)의 합성어로 물고기와 작물을 함께 길러 수확하는 친환경 방식이다. 이름도 생소한 이 기법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박창섭·김지연 부부가 시도했다. 국내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농법에다, 키우기 까다로운 장어 양식까지…. 부부에게는 모든 것이 도전이었다. 처음 귀농을 결심했을 때도, 펜션을 접고 아쿠아포닉스 기법으로 농업을 결정했을 때도 그야말로 무모한 도전이었다.

“사실은 순전히 호기심 때문이기도 했어요.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했거든요. 하지만 조언을 구할 전문가도, 정확한 매뉴얼도 없다 보니 유튜브와 해외 사이트를 뒤져 가며 연구하고 나만의 방식을 찾을 수밖에 없었어요. 남들이 해 보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게 쉽지 않았지만 가능성을 봤죠. 이미 해외에서는 이 기술로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고 있었거든요.”

무모한 도전 덕분에 성공한 농법

박창섭·김지연 부부는 우선 집에 작은 어항을 마련해 장어 치어로 아쿠아포닉스 농법 테스트를 시작했다. 그게 성공하자 부부는 청년창업자금 대출을 받아 본격적으로 농업에 뛰어들었다. 2019년 청년창업인으로 선정되어 3억 원이라는 대출을 받았지만 국내에서 보기 드문 농법인 만큼 이들 부부에게 시련도 함께 했다.

“용어조차 생소한 만큼 우리나라에서 관련 설비 기술을 찾는 것도 어려웠어요. 허가받는 과정도 쉽지 않았고요. 농업과 어업을 결합한 형태의 농장을 한다고 하니 용지 허가부터 난제였죠. 그래도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하나씩 해결해 나갔어요.”

시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보통의 아쿠아포닉스 농법에서 양식되는 붕어나 메기와 달리 장어는 특성상 수질에 민감해 수온이나 산소가 조금만 달라져도 금방 폐사해 애를 먹었다. 이에 부부는 대부분 시간을 양식장에서 보내며 장어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고, 작물의 병해충을 예방하고자 천적 벌레를 들이는 등 시행착오를 거쳐 농장 안정화에 성공했다.
“남편은 한번 마음먹으면 하고 보는 성격이라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 가더라고요. 믿었죠. 물론 힘들 때도 많았어요. 양식도, 농사도 처음인데 장어 손질까지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갔어요. 그러다 보니 1년이 가고 어느새 4년 차 귀농 부부가 되었네요.”

희귀 식물로 더 큰 도약 꿈꿔요~

아쿠아포닉스는 일종의 자연순환 농법이다. 물고기의 배설물이나 사료 찌꺼기를 여과 필터로 분해해 식물의 영양분으로 쓰고, 식물은 물고기가 서식하는 환경을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식물에는 농약이나 비료를 쓸 수 없다. 그럼 물고기가 폐사하기 때문이다. 버려지는 자원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환경 친화 농법으로 최근 여러 농가에서 주목하고 있다.

“장어와 함께 식물을 키운다고 하니 안심하는 분들이 많아요. 장어와 식물이 생존한다는 것 자체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증거거든요. 주변에 입소문이 나면서 작년에는 장어만으로 10억 원을 벌었어요. 처음에는 식물을 키울 목적으로 장어 양식을 시작했는데, 장어가 더 큰 수익원이 됐죠.”

핀다아쿠아포닉스는 친환경 순환 농법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해썹(HACCP)’인증을 받았다. 아쿠아포닉스 농법이 성공을 거두면서 기술을 배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농장을 찾았고, 국가 연구기관에서도 다녀갔다. 청년 농부의 무모한 도전이 새로운 길을 개척한 것이다.

농장 관리에, 소매점까지 관리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부부에게서는 건강한 에너지가 전해진다. 아직은 초보 농부로 배워야 할 것이 더 많다고 하지만 젊음이란 무기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박창섭·김지연 부부는 희귀 열대작물 재배로 또 다른 도약을 꿈꾼다. 그들이 들려줄 희귀 식물편을 기다려 보자.

청춘이 청춘에게

시골에 내려올 때만 해도 이렇게 큰 농장을 꾸릴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그저 단순한 호기심으로 아쿠아포닉스라는 농법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그게 저희 부부의 삶을 지탱해 주는 기반이 되었어요. 저처럼 많은 청춘들이 두려워하지 말고 좀 더 다양한 경험을 쌓아 가면 좋겠어요. 그런 경험들이 인생을 크게 확장시켜 줄 거라 믿거든요. 저희 부부도 아직은 부족하고, 배워야 할 것도 많지만 우리는 아직 청춘이잖아요. 그게 큰 무기라 생각해요. 귀농·귀촌이든 혹은 다른 일이든 도전해 보세요.

이선영 사진 봉재석 영상 전한용